정치∙사회 고비용과 관료주의적 지방선거, 무소속 후보들의 무덤 정치 편집부 2024-05-22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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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19일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 2차 투표 현장(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오는 11월 인도네시아 지방선거에서는 유례없이 적은 수의 무소속 후보들이 나오게 되었는데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정당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후보들의 공직 접근 가능성이 사실상 매우 희박함을 보여주는 것이라 말한다.
11월 27일로 예정된 지방선거는 인도네시아 전국 38개 주 중 37개 주(술탄의 주지사 연임이 확정된 족자 제외)의 주지사 및 500개 넘는 시군의 시장과 군수들을 동시에 선출하는 최초의 선거가 된다. 그간 지방선거는 지역별로 서로 다른 시기에 순차적으로 치러졌다.
대선이나 총선과 달리 지방선거에는 무소속 후보들의 출마가 보장되어 있어 당적을 갖지 않은 이들도 출마의지를 불태우지만 선거관리위원회(KPU)의 과거 데이터에 따르면 무소속 후보들은 대부분 등록과정에서 중도 포기하거나 본선거에서 충분한 표를 얻지 못해 낙선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래서인지 그간 무소속 출마를 하려고 각 지역 선관위 지부에 자문을 구한 240쌍의 예비후보들 중 5월 12일 지방선거 예비후보 마감일 이전까지 등록을 마친 이들은 71쌍에 불과했다.
지난 2월 대선에서 아니스 바스웨단 대통령 후보 캠프를 진두지휘했던 수디르만 사이드 전 에너지광물자원부 장관과 1998년 민주주의 전환기에 학생 운동가로 활동했던 존 무하마드도 무소속 출마 의사를 내비쳤다가 결국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모두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에 출마하려 했었다.
5월 12일 등록마감일을 맞춘 71쌍의 예비후보들 중에서도 26쌍은 신청서 구비서류들을 시간 내에 완비하지 못해 최종적으로 무소속 출마 요건을 완전히 갖춘 무소속 후보들은 45쌍만 남은 상태다.
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들의 지원서를 검토한 뒤 늦어도 8월 19일까지 지방선거 출마후보들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무소속 출마 후보 45쌍의 출마지원이 모두 승인된다 해도 그 숫자는 이전 두 번의 지방선거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2020년에는 70쌍, 2015년에는 135쌍의 무소속 후보들이 지방선거에 출마했었다.
빡빡한 출마요건
선거감시단체인 선거민주주의협회(Perludem)의 파들리 라마다닐(Fadli Ramadhanil)은 현행 2016년 지방선거법이 무소속 후보들에게 너무 어려운 요건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자신이 출마하려는 선거구인 해당 시군 유권자들의 6.5%~10%의 서명을 획득해 구비서류에 포함시켜야 한다. 2015년 당시 3~6.5% 였던 것이 개정된 것이다.
이는 최소 수천 명 많게는 수십만 명의 서명을 후보 개인이 각각의 유권자들로부터 받아내야 한다는 것인데 이를 조직적으로 도와줄 소속 정당이 없는 무소속 후보들에게는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일이다.
일례로 자카르타의 경우 주지사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등록된 유권자 수의 7.5%, 즉 약 60만 명의 지지서명을 받아 선관위에 제출해야 한다.
2015년 지방선거법 개정안이 2016년 중반 국회를 통과하던 당시 이 개정안이 당시 직설적 화법으로 유명한 논란의 화교계 주지사 바수키 짜하야 뿌르나마(일명 아혹)의 재선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만들어진 것이란 의혹을 받았다.
조코 위도도 당시 자카르타 주지사의 부지사로 처음 당선된 아혹은 조코위가 대통령이 되자 주지사직을 자동 승계했으나 조코위 대통령의 각종 정책을 강력히 지지했다는 이유로 당시 조코위 대통령과 반목하던 쁘라보워 수비안또 그린드라당 총재의 미움을 사 더 이상 당의 지지를 받지 못하게 되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선거에서 패배하고 자신은 신성모독 혐의를 받아 옥살이까지 해야 했다.
파들리는 해당 법개정으로 인해 서명 확보에 필요한 풀뿌리 커뮤니티로의 접근 경로나 네트워크가 없는 무소속 후보들이 지금과 조직의 측면에서 매우 불리한 상황에 몰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어찌어찌 유권자들의 서명을 얻어 출마등록을 한다 하더라도 주요 정당의 지원을 받는 노련한 정치인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한데 이를 개인적으로 충당해야 하는 무소속 출마자들에겐 결과적으로 지방선거 자체가 계란으로 바위치기가 되기 쉽다.
제한된 선택지
국립연구혁신청(BRIN)의 정치 분석가인 와시스또 라하르조 자띠는 과거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그 지역 토착인사들이 유권자들에게 ‘대안적 선택지’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무소속 출마자들의 수적 감소는 인도네시아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정치의 모든 것이 반드시 정당을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정당들의 강세 속에서도 유력한 무소속 후보들이 유권자들의 정치적 권리를 강화할 수
있는 또 다른 선택지가 된다면 그것은 민주주의를 완성하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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