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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인니 경찰, '정부전복 음모' 강경 무슬림 지도자 무더기 체포 사회∙종교 편집부 2017-04-05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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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기독교도 주지사에 대한 이슬람 교도의 반감을 악용해 정부 전복을 시도하려던 인도네시아 강경 무슬림 지도자들이 무더기로 체포됐다.
 
4일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자카르타 경찰청은 지난달 31일 이슬람 과격단체 '이슬람교도포럼'(FUI) 지도자 무하마드 알-하닷과 여타 무슬림 단체 고위 간부 4명을 반역 혐의로 체포했다.
 
이들은 지난달 31일 자카르타 시내에서 대규모 시위를 연 뒤 참가자들을 선동해 인도네시아 국회 하원 등을 점거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성모독 논란에 휘말린 바수키 차하야 푸르나마(일명 아혹) 자카르타 주지사를 규탄한다는 핑계로 세력을 모은 뒤 이를 이용해 정부를 전복하려 했다는 것이다.
 
아르고 유워노 자카르타 지방경찰청 대변인은 "이들은 7개 출입구와 지하 하수관을 이용해 군중을 하원 내부로 진입시키려 했으며, 심지어 트럭을 돌진시켜 후문을 뚫는다는 계획까지 세운 상태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은 계획을 실행하기 위한 자금 마련 방안도 논의했다. 이들은 약 30억 루피아(2억5천만 원)의 예산을 필요로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체포된 무슬림 지도자 5명은 전원 반역 혐의로 기소됐다. 인도네시아 법상 반역죄는 최고 무기징역이 선고될 수 있는 중범죄다.
 
피의자들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으나, 경찰은 이들의 스마트폰과 노트북, 하원 점거 계획이 담겼다는 장부 등을 압수해 반역죄 입증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작년 12월에도 아혹 주지사 규탄 시위에 참석한 군중을 선동해 정부를 전복하려 한 혐의로 건국 대통령 수카르노의 둘째 딸이자 메가와티 전 대통령의 동생인 라흐마와티 수카르노푸트리 등 8명이 체포되는 일이 벌어졌다.
 
현행 헌법이 너무 자유주의적이라며 1945년 건국헌법으로의 회귀를 주장한 라흐마와티와 알-하닷 등은 서로 접점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이슬람 국가들은 전통적으로 종교적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공존과 통합을 강조해왔지만, 최근들어 근본주의 이념이 급속히 침투하면서 테러 시도가 잇따르는 등 무슬림 과격파의 목소리가 커져 왔다.
 
하지만 일반 대중을 자극해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도가 잇따르면서 시민들은 이들의 주장에 갈수록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FUI 등은 알-하닷 등 주요 지도자들이 검거된 상황에서도 지난달 31일 자카르타 도심에서 시위를 강행했으나 참가자는 1만명 내외에 그쳤다.
 
작년 11월 초 열렸던 아혹 주지사 규탄 집회에 10만명이 넘는 무슬림이 참가했던 것과 비교해 10분의 1 수준으로 규모가 줄어든 것이다.
 
인도네시아 최대 이슬람 단체인 나들라툴 울라마(NU)와 이슬람 최고의결기관인 울라마 협의회(MUI) 등도 이날 시위에 냉소적 반응을 보이며 협조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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