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TV 담배광고 금지법안 공방…”막대한 세수•광고수입 포기 못 해” 사회∙종교 편집부 2017-01-17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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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담배 광고의 한 장면. 자료사진.
남성의 흡연율이 세계 1위인 담배 대국 인도네시아에서 TV 담배 광고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이 의회(DPR)에서 심의 중이다. 비정부기구(NGO)들은 국제적인 광고 금지 트렌드와 담배가 청소년의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 등을 고려하며 정부에 담배 규제 필요성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담배회사로부터 거액의 광고비 매출을 보장받는 미디어업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해당 법안은 2009년 시행된 보건법과 담뱃갑에 흡연의 위험성을 알리는 경고 표시를 의무화 한 담배 규제에 관한 정령(2012년 109호)을 바탕으로 하며, 담배 판매 촉진을 목적으로 하는 TV 담배 광고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도네시아소비자협회(YLKI) 뚤루스 아바디 회장은 “심지어 최빈국으로 알려진 나미비아나 에티오피아를 포함한 세계 144개국에서 TV 담배 광고가 금지돼 있다. 인도네시아는 TV에서 담배 광고를 하는 몇 안 되는 나라다"라며 광고 규제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역내에서는 싱가포르가 1971년에 TV 담배광고 금지를 시작하며 규제 움직임이 시작됐다. 이어 브루나이(1976년), 말레이시아(1982년), 태국(1989년)에 이어 2000년대 들어서는 캄보디아가 2011년에 TV 담배 광고를 중단하며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9개 회원국에서 금지됐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세계보건기구(WHO)의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비준 국가는 원칙적인 담배 광고 금지를 의무화하고 있지만 인도네시아는 아직 비준하지 않은 상태다. 각 방송사는 막대한 담배 광고 수익을 잃고 싶지 않고, 인도네시아 정부도 막대한 세금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립 인도네시아 대학이 지난 2012년 국내 방송국 10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4개월간 25개 담배 브랜드의 48개 종류의 광고가 방송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광고 업계에서 담배 광고가 차지하는 영향력을 단번에 알 수 있는 결과였다.
정부 내에서도 산업자원부가 연간 1400억 루피아의 세수 확보와 담배 산업의 유지, 육성을 이유로 광고 규제에 반대하고 있다.
TV 담배광고가 규제되지 않는 상황에서 인도네시아 남성의 흡연율은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WHO 통계에 따르면 2015년 현재 76.2%로 세계 1위로 2012년(71.8%)보다 5% 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여성은 2015년 기준 3.6%가 흡연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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