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서 항공기 이탈 ‘두동강’…45명 중경상 > 정치∙사회

반둥서 이륙…승객과 승무원 108명 모두 탈출

 

발리서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하여 두동강 나는 아찔한 사고가 일어 났다.

다행히 사망자는 없이 전원이 무사히 구조되었지만 대형사고로 이어질뻔한 끔찍한 순간이었다.

13일 현지언론 보도에 따르면 발리섬 웅우라라국제공항에서 이날 오후 승객과 승무원 108명을 태운 라이온에어(Lion Air) 여객기가 활주로를 이탈, 50m 앞 바다에 빠져 45명이 다쳤다.
사고 직후 다친 승객들은 까시 이부 끄동안안(Kasih Ibu Kedonganan) 등 공항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일부 승객은 골절상을 입는 등 중상을 입었다. 승객 가운데 한국인은 없고, 외국인은 싱가포르인 2명과 프랑스인 1명 등 모두 3명이 타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셜리 유니따 공항 대변인은 사고원인은 밝히지 않은 채, “라이온에어 보잉 737-900ER 여객기가 발리 주도 덴빠사르 인근에 있는 응우라라이국제공항에서 활주로를 지나쳐 바다에 비상 착륙했으며, 승객과 승무원 모두 무사히 탈출했다"고 밝혔다. 국가교통안전위원회(KNKT)는 현재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경상을 입은 승객인 데위 씨는 “비상착륙 전 아무 경고도 없었다”고 분통을 터트리며, "항공기가 바다에 너무 가깝다고 생각하는 순간, 굉음과 함께 수면에 부딪혔고 모든 승객이 공포에 휩싸여 비명을 질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 승객 한 명은 탈출 후 "(항공기가 바다에) 가라 앉을까봐 두려워 모두가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면서 “평소 수영실력을 닦아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에 비상구로 나와 바다를 헤엄쳐 나왔다”고 전했다.
사고 항공기는 이날 12시 56분 반둥 국제공항을 이륙, 오후 3시 40분 발리 공항에 착륙할 예정이었으나 3시 35분에 착륙하면서 사고가 났다.
사고 당시 하늘엔 구름이 많이 끼어 있었고 비가 오고 있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사고를 낸 보잉737기는 라이온에어가 지난달에 제조업체로부터 인수받아 운행하고 있던 항공기로 현재 활주로 주변 얕은 바닷가 위에 떠 있는 상태다.

사고를 낸 라이언 에어는 인도네시아 최대 저가항공사로 최근 항공 수요가 급증하면서 인도네시아 항공 시장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에어버스와 240억 달러(약 26조 6000억 원) 규모의 항공기 공급 계약을 체결해 세계 항공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고속성장으로 인한 후유증을 겪으며, 지난 2000년 첫 비행기를 띄운 이래 지금까지 6번의 항공 사고를 냈고, 그 중 한 사고에선 25명의 인명피해가 났다. 이에 따라 유럽 지역에선 라이온에어의 안전기준이 충분하지 못하다고 판단해 이 회사 항공기의 운항을 금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