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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자연재난인가 人災인가 ···7년간 지속되는 시도아르조 진흙화산 ‘악몽’ 사회∙종교 Dedy 2013-03-07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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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만한 땅 진흙에 묻히고 약 4만명 이재민 발생…최근 암 발병까지
바끄리 그룹내 라핀도社 ‘책임회피’… 유도요노 대통령과 미묘한 신경전
 
‘자연 재해인가…아니면 人災 인가…’
동부자바 수라바야 인근 시도아르조의 진흙분출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이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으로 비화되고 있다.
최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은 이 사태의 중심에 있는 라핀도 브란따스社에게 법적 책임을 요구했다.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라핀도는 법적 책임을 계속 회피하고 있다. 라핀도가 보상해야 할 금액은 8,000억 루피아(8,290만 달러)에 이른다. 이는 자연재해라는 핑계를 댈 수 없는 수준이며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확실한 보상을 해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라핀도는 바끄리 그룹 소유의 석유가스 시추회사로, 이 그룹은 골까르당 총재이기도 한 아부리잘 바끄리(66)가 이끌고 있다.
문제의 시작은 지난 2006년 5월로 거슬러 올라 간다. 라핀도는 당시 동부 자바주 시도아르조 지역에서 가스채굴을 위해 관정을 뚫는 과정에서 지하 진흙이 분출하는 사태를 촉발시켰다.
이로 인해 현재까지 이 지역에서는 약 4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쉴틈없이 계속 뿜어져 나오는 진흙을 막지 못해 주정부 및 관련 당국이 쩔쩔매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이 지역 주민들은 최근 암 혹은 다른 질병들로 고통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주민인 하르와띠씨는 지난 3일 “진흙 분출 이후로 공기와 물이 오염됐고 남편이 4년 전 폐암으로 사망했다. 남편은 매우 건강한 사람이었는데 2006년 진흙분출 사고 이후 폐 기능이 저하되더니 암에 걸리고 말았다”고 한탄했다.
그는 “라핀도社로부터 남편의 치료에 대한 어떤 보상도 받지 못했다. 가족들 뿐만 아니라 많은 주변 사람들도 비슷한 암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거의 7년간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온 진흙과 가스 등으로 시도아르조 지역은 거의 초토화 상태다. 주민들은 거주지역을 잠식당했고 건강문제 뿐만 아니라 금전적인 피해도 막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개발계획위원회(바뻬나스)에 따르면 금전적 피해는 계속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피해액이 총 27조 7,000억루피아(29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재난으로 지금까지 서울 여의도 크기만한 600헥타르의 거주지역이 진흙에 묻혔고 3만9,70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또 12개 마을의 1만1,241개 건물, 362헥타르의 농지도 피해를 입었다.
시도아르조피해대책본부(BPLS)는 지하로부터 계속해서 매일 1만5천㎥의 진흙이 뿜어져 나오고 있으며 가장 심할 때는 하루 15만㎥규모로 분출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이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정부는 동부자바주 예산에서 보상금으로 지금까지 약 3조 루피아를 지급했다. 금년에는 보상금으로만 7,230억 루피아의 예산이 할당됐다.
라핀도 브란따스사는 이 진흙 사태가 사고 전 이틀간 족자카르타를 강타한 진도 6.3의 지진이 원인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진흙 분출의 원인이 가스 채굴 작업 때문이 아니라 이곳에서 280㎞ 떨어진 곳에서 일어난 지진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고지점과 가까운 루시 화산 주변은 아직도 매일 올림픽 수영장 53개를 채울만한 분량의 펄펄 끓는 진흙을 분출하고 있다. 하지만 이 진흙화산 분출은 자연 재앙이 아니라 천연가스 채굴을 위한 굴착공사 탓이었다는 주장이 일반적인 여론이다.
진흙 분출 사태의 원인에 대해서는 지난 2008년 영국 더럼 대학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미국 석유지질학자협회 회의에 참석한 지질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 74명이 이 문제를 논의한 끝에 대다수가 진흙 분출 이유로 인근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석유 및 가스 채굴 작업 때문이라는 결론에 동의했다고 밝힌바 있다.
이 회의에서 4명의 전문가들이 다양한 가설을 제기했으나 참가자 중 42명은 영국 더럼대학의 리처드 데이비스 교수가 주장한 ‘반자르-판지-1 가스정’ 원인설에 찬성하는 표를 던졌다. 라핀도 브란타스사가 주장한 지진 원인설에 동의한 학자는 3명이었고 16명은 결론을 내리기엔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대답했으며, 나머지 13명은 채굴과 지진이 합쳐진 결과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데이비스 교수는 이 자리에서 족자카르타 주변 화산을 여러 차례 탐사한 결과 진흙 분출을 일으키기에는 지진의 규모가 너무 작고 진원이 너무 멀었던 반면 가스 채굴작업은 루시 화산으로부터 불과 150m 거리에서 벌어졌음을 밝혀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분출 하루 전 가스정에 막대한 양의 액체가 유입돼 압력이 급상승해 시추공으로부터 균열이 확대돼 나갔다는 새로운 증거를 제시하면서 "이는 가스전이 새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반면 라핀도 브란타스사의 입장을 대변하는 학자들은 가스정 내부의 압력은 용납할만한 수준이었다고 반박했으나 거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여전히 현지 주민들의 고통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 문제는 최근 정치권으로까지 번져 나가고 있다. 유도요노 대통령은 라핀도사가 이 문제에 책임이 있으니 보상하라고 압력을 가하면서 은근히 바끄리당을 견제하는 눈치다. 그러나 골카르당은 수하르토 대통령의 32년 통치를 뒤받침한 집권당이었으며 현재도 민주당에 이어 원내 제2당으로 집권 연정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에서는 민주당과 투쟁민주당(PDIP)을 제치고 제 1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차기 대권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오는 2014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다시 불거진 시도아르조 진흙 사태를 둘러싼 정치권의 힘겨루기가 어떻게 전개될 지 새삼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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