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 수하르또가 영웅?…국가영웅 후보추천에 인권단체 반발 > 정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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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를 32년간 철권통치한 수하르또 전 대통령이 '국가영웅' 후보로 추천되자 인권단체 등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1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수하르또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2008년 사망)이 집권 당시 권력기반으로 삼았던 골까르당은 최근 그를 국가영웅 후보로 추천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구성한 국가영웅 심사위원회의 짐리 아시디끼 부위원장은 "수하르또 전 대통령이 국가영웅 후보로 추천됐으며 심사를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영웅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해 큰 업적을 이룬 사람에게 사후에 부여하는 인도네시아 최고의 영예 호칭이다.

수하르또 전 대통령의 가족과 측근, 그의 집권기반이었던 골까르당 등은 정치·경제적으로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수하르또의 명예회복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2008년 수하르또 전 대통령을 둘러싸고 독재와 인권침해 등에 대한 논란이 한창이다.

특히 수하르또가 배후로 지목된 1965∼1966년 공산주의 쿠데타 세력 소탕 명목의 대학살에 대한 정부 조사가 최근 시작된 상황에서 이런 움직임을 용납할 수 없다는 게 인권단체 등의 주장이다.

현지 인권단체 임파셜의 알 아라프 대표는 "수하르또는 재임 기간 자행한 인권침해로 비판을 받는 인물이다. 따라서 국가영웅 지정은 불가하다"고 말했다.

네티즌들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네티즌은 "만약 수하르또가 영웅으로 지정된다면, (수하르또의 사임을 촉발한) 1998년 개혁 운동의 목적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인도네시아 사회복지부는 매년 심사를 통해 국가영웅을 지정하고 11월 10일 '국가영웅의 날'에 칭호를 준다. 수하르또의 지지세력은 과거에도 몇 차례 그를 후보로 추천한 적이 있지만, 심사를 통과하지는 못했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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