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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국카스텐, ‘나가수’가 건진 올해의 명품 문화∙스포츠 편집부 2012-12-03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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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첫 출연 확실하게 눈도장 … 가왕전 첫 경연서 1위
 
몸 값 세배 뛰고 10년 만에 합주실
전엔 한량, 지금은 ‘장한 아들’ 됐다
하현우, 2000년대 최고 록보컬 평가
“음악만 하면서 먹고 사는 게 목표”
 
 
‘자고 일어났더니 유명해져 있더라’. 이 흔한 말을 올 한 해 가장 잘 실감한 건 아마 4인조 록밴드 국카스텐 아닐까.
 
 2010년 한국대중음악상 신인상과 록부문 최우수 노래상을 받으며 등장, 인디음악계에선 나름대로 인정받았지만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팀은 아니었다. 그런데 올 6월 MBC ‘나는 가수다2’(이하 나가수) 출연 이후 확 달라졌다. 이장희의 ‘한잔의 추억’으로 1위를 차지하면서 강렬하게 이름을 알렸다. 상승세를 몰아 ‘나가수’에서 ‘이달의 가수’ 7팀을 모아 벌이는 ‘가왕전’에도 진출했다. 지난주 첫 경연에서 조용필의 ‘모나리자’를 사이키델릭 록(몽환적·환각적 분위기가 특징) 사운드로 편곡해 1위를 했다. 올 한해를 뜨겁게 보낸 네 멤버를 지난달 29일 서울 양재동 합주실에서 만났다.
 “떡 좀 드세요.”
 
하현우씨가 가방에서 떡과 식혜, 귤을 주섬주섬 꺼냈다. ‘무대 위 카리스마 넘치는 그 그룹 맞아?’란 생각이 들었다.
 
# 10년 만에 제대로 된 합주실
 
-나가수로 인한 폭발적 인기 예상했나.
 “우리가 나가면 되게 재미있게 잘 할거라고는 생각했다. 나가수 성향에 맞는 장점을 우리가 다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왕전’ 첫 경연 땐 2·3위 정도를 예상했는데 1위 할 줄은 몰랐다.”(하현우)
이들의 당초 계획은 두 달 만에 ‘나가수 졸업’이었다고. 하씨가 “두 달째에 충분히 나올 만했는데, 이은미 선배가 어떻게 해서 든 나가려고 최선을 다하시더라. 우리 앞길을 막았다”고 하자 멤버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이들은 이날 자주, 호탕하게 웃어댔다.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서 올해 나올 예정이었던 정규 2집은 내년으로 연기됐다.
 
-2012년이 특별한 해가 됐을 것 같다.
 “가족들이 나를 사람 취급해주신다. 전엔 ‘한량’에서 이제 ‘장한 아들’이 됐다. 고향인 전북 장수군 지역신문에 기사까지 났다.”(하현우)
 “식당 일을 하던 어머니께서 일을 그만두셨다. 우리가 사용하는 악기 브랜드의 중고 가도 올랐다고 들었다.”(이정길)
 국카스텐의 몸값은 나가수 전보다 세 배정도 뛰었다. 거의 10년 만에 제대로 된 112㎡(34평) 넓이의 합주실도 생겼다. 나가수 첫 출연으로 ‘대박’을 친 직후 소속사에서 마련해준 것이다.
이들에겐 “반찬이 없어 밥에 소금을 뿌려 먹고, 라면 국물을 얼렸다 이튿날 밥을 말아 먹었던” 시기가 있었다. 2000년대 초반, 음악과 밥벌이를 병행해야 했을 때 얘기다. 자장면 배달, 유리 공장 아르바이트, 미술학원 차량 운전 기사 등 닥치는 대로 일하며 음악의 꿈을 놓지 않았다.
 
# “가사도 이미지처럼 썼다”
 국카스텐의 음악은 드라마틱하고 이미지적이다. 사이키델릭 사운드에 시적인 가사가 포개진다. ‘위험한 그녀는 붉은 숙명을 그에게 먹이네’(‘파우스트’), ‘매쓰거운 색으로 이미 한쪽 눈을 잃어 괴상한 소리로 우는
넌’(‘매니큐어’) 등등.
 
-가사가 난해하다는 평도 있다.
 “책이나 꿈에서 얻는 영감을 바탕으로 쓰는 편이다. 내가 썼지만, 나도 때로는 난해하고 어렵다. 글의 형식에 맞춰 썼다기보다 가사도 하나의 이미지처럼 썼다.”(하현우)
카랑카랑한 금속성 소리를 내지르다가도, 귀신같이 흐느끼는 가성으로 돌변하기도 하는 하씨는 ‘2000년대 최고의 록보컬’이란 평도 받는다.
 
-노래를 부르다 피를 토하기도 했다고.
“고등학생때 노래가 너무 좋아 너바나 노래, 국내 가요 등 닥치는 대로 불렀다. 교실·노래방·농구장 심지어 공동묘지에서 노래 부른 적도 있다.”(하현우)
 
-국카스텐이 추구하는 음악은.
“생생히 살아있고, 늘 진보적이면서 늘 동시대적인 음악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이다.”(김기범)
 
# 전에도, 지금도 ‘인디밴드’라 생각 안 해
 
-지난해 홍익대 인디 레이블인 ‘루비살롱’에서 대형 기획사인 ‘예당엔터테인먼트’로 옮겼다. 일각에서 국카스텐이 더 이상 인디밴드냐, 아니냐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는데.
 “홍대 앞에서 활동하면 사람들이 흔히 인디밴드라 생각하는데, 우린 그때도 스스로 인디밴드라 생각 안했다. 그냥 밴드 음악 하는 팀이다. 어떤 틀 안에 가두지 않아야 스케일이나 시각이 커진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홍대는 우리가 아무것도 모르고 실력도 형편 없을 때 받아준 유일한 무대라 고맙게 생각한다.”(전규호)
“ ‘인디(indie)’가 ‘인디펜던트(Independent)’의 줄임말이라는 걸 생각할 때, 독립적으로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점은 그때나 지금이나 그대로다.”(이정길)
 
-음악적 최종 지향점은.
 “지향점은 없다. 다만 끝까지 음악만 하면서 먹고 살 수 있는 게 우리 목표다.”(일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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