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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정희 독설장’ 된 첫 TV토론 정치 편집부 2012-12-06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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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새누리당 당사는 ‘이정희 성토장’이 돼버렸다. 박선규·조해진·이상일 대변인이 잇따라 기자실을 찾아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통령 후보의 TV토론 태도를 비판하는 논평을 쏟아냈다. 이들은 “예의를 저버리고 상대방을 흠집 내기 위한 적의만 가득했다”(박선규), “국민에게 모욕감을 안겨 줬다”(조해진), “있는 광기와 독기를 모두 발산한 이 후보가 측은하다”(이상일)고 했다.
안형환 대변인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후보가 북한이 사용하는 ‘남쪽 정부’란 표현을 쓴 것은 종북 논란에 휩싸였던 통합진보당의 한계를 보여 준 것”이라고도 했다.
 
새누리당은 남은 두 차례 TV토론에서도 이 후보가 마찬가지 행태로 나올 것으로 보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게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캠프 관계자는 “현행법상 이 후보를 토론에서 배제할 방법이 없다. 하지만 이 후보가 주제와 무관한 인신공격을 하거나 저속한 용어를 쓸 때 사회자가 적절히 제지만 해 줘도 토론을 정상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의 한 측근은 “이 후보가 막가파 식으로 나오는 것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지지층을 상대로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켜 정치적으로 막다른 골목에 몰린 통진당의 활로를 뚫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했다.
 
박근혜 후보 측은 이 후보가 극렬하게 나올수록 오히려 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반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므로 불리할 게 없다고 보고 있다. 박 후보는 또 2·3차 토론에선 4월 총선 때 민주당과 통진당의 연대 전력을 더욱 부각해 이 후보와 문 후보를 하나로 묶어 공략할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박 후보가 4일 토론 때 측근 교통사고 사망의 여파로 표정이 너무 무거웠다는 지적이 많아 앞으론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 주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이정희 딜레마’에 빠졌다. 이 후보가 박 후보를 거세게 공격함으로써 ‘차도지계(借刀之計·남의 칼을 빌려 적을 침)’에 성공한 측면이 있지만 문 후보의 존재감은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토론 당일 밤은 물론이고 5일에도 인터넷 주요 포털에는 ‘이정희 어록’만 떠돌아다녔다. 박용진 선대위 대변인은 “이 후보가 지나친 대립각을 보여 문 후보의 정책 비전 제시가 가려진 아쉬움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캠프에서는 문 후보가 좀 더 공세적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렇다고 문 후보가 이 후보의 공격에 적극적으로 편승할 경우 ‘문 후보와 이 후보가 같은 편’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어 부담이다. 핵심 관계자는 “선제적으로 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를 스스로 반성함으로써 이 후보와의 연결고리를 끊고, 더 나아가 이 후보의 태도나 발언에 대해서도 따끔하게 대응함으로써 안정적이면서도 강한 이미지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 후보 캠프는 1차 토론을 계기로 ‘양자 토론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박 대변인은 “새누리당 주장은 이 후보가 없는 토론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말로 들리는데 두 사람만의 양자 토론을 박 후보가 수용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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