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조꼬노믹스 여소야대 정치권에 발목…인도네시아 경제 '멈칫' 정치 편집부 2015-05-18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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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성장 4.7%에 그쳐…증시, 지난달 7.8% 하락
개혁 역행하는 규제 쏟아내…인프라 투자 지지부진
조꼬 위도도(조꼬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경제정책인 ‘조꼬노믹스’가 정치권의 경제 규제에 발목 잡힌 채 표류하고 있다.
경제활성화 공약을 내걸어 당선된 조꼬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취임 후 각종 포럼을 다니며 인도네시아에 투자할 것을 당부했다. 개혁정책도 쏟아냈다. 2013년 정부 예산의 20%(312조루피아)에 달했던 연료보조금을 삭감해 정부 재원 약 100조루피아(약 8조3000억원)를 절감한 것이 대표적이다. 예산을 보조금 대신 인프라에 투자해 경제를 이끌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조꼬위가 야심차게 내놓은 개혁안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반시장적 규제를 쏟아낸 의회와 관료주의가 뿌리 깊은 공무원 조직 때문이다. 지지부진한 개혁 속에 경제성장 속도는 점점 느려지고 있다.
느려지는 경제 성장
조꼬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경제성장률을 임기 내 7%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약했다. 현실은 달랐다. 인도네시아 경제 성장은 점점 둔화되고 있다.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작년 4분기 5.01%는 물론 경제 전문가 전망치(5%)보다 낮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주 인도네시아의 내년도 GDP 증가율을 5.2%에서 5%로 낮춰 잡았다. 5년 만의 최저치였던 지난해 경제성장률(5.01%)과 비슷한 수준이다.
인도네시아 수출액의 60%를 차지하는 원자재 시장 침체가 가장 큰 원인이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2위 고무 수출국이자 네 번째로 석탄을 많이 생산하는 국가다. 세계 최대 원자재 소비국인 중국의 경제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인도네시아 경제 역시 활력을 잃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부 영향을 많이 받는 원자재 수출 대신 제조업으로 경제 중심을 옮기겠다던 조꼬위의 정책은 효과를 내지 못했다. ‘조꼬위 기대감’으로 상승하던 주가도 최근 급락했다. 인도네시아 증시는 4월 한 달간 7.8% 하락했다. 2013년 8월 이후 최대 월간 낙폭이다.
경제 발목 잡는 정치
‘조꼬위 효과’가 발휘되지 못하는 것은 대외적으로 외자 유치에 적극 나서는 것과 달리 내부 개혁은 지지부진해서다. 규제를 쏟아내는 정치권과 뿌리 깊은 관료주의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에서 판매되는 모든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부품 중 최소 40%를 자국에서 생산하도록 규제하는 법안이 2017년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국내산업을 보호하겠다는 의도지만 휴대폰 암시장만 활성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엄격한 이민법은 외국인 노동자 유입을 막고 있다. 올 2월부터 55세 이상은 6개월마다 비자를 새로 받아야 하고 원유와 가스 분야에선 55세 이하만 일할 수 있도록 비자 관련법이 바뀌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인도네시아 의회는 보호주의 정책을 언제든 입안할 준비가 돼 있다”며 “외국인이 인도네시아의 원자재만 가져가고 내국인은 부유해지지 못했다는 생각이 퍼져 있다”고 지적했다.
일처리가 느린 공무원 조직 때문에 정책 실행은 더디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올해 인프라 투자 예산으로 290조루피아(약 24조3000억원)를 배정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50% 이상 늘어난 ‘파격 투자’다. 그러나 사실상 투자 집행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4월까지 집행된 예산은 전체의 2%에 불과하다.
구조개혁·정치력 필요
조꼬위가 추진하는 자원의존적 경제구조의 변화는 단시간에 평가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최경희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금 인도네시아가 겪는 문제는 과거부터 이어진 것”이라며 “경제구조 변화는 가시적으로 나타나기 힘든 만큼 중장기적으로 경제성장률이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새로운 개혁 방안을 내놓은 것도 기대 요인이다. 지난 12일 인도네시아 정부는 현행 25%인 법인세를 17.5%까지 낮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날 인도네시아 재무장관은 외국 기업에 대한 법인세 면제기간을 현행 최대 10년에서 최대 15년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만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강도 높은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 외신들의 공통된 평가다. 이코노미스트는 “인도네시아의 관료주의는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정부기관과 국영기업의 변화가 필수적”이라고 보도했다.
정치력을 끌어올려 정책 추진에 힘을 보태는 것도 과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일본과 인도 사례에서 보듯 개혁적인 정부가 정책을 추진하려면 선거에서 크게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며 “조꼬위 역시 의회에서 여당 의석을 늘리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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