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하늘도 울었다"…리콴유 '마지막 길' 추모 물결 정치 편집부 2015-03-30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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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장 향하는 고 리콴유
29일 오후 싱가포르 국회의사당에 안치돼 있던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의 운구행렬이 국가 장례식장인 국립대학 문화센터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마지막 작별인사 위해 의사당 주변 등에 수많은 인파
29일 새벽부터 싱가포르 의사당을 비롯해 시내 곳곳에 하나둘씩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더 가까운 곳에서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서다.
의사당에 안치된 리 전 총리의 시신은 이날 낮 12시40분께(현지시간) 예포가 달린 운구 차에 실려 장례식장인 싱가포르국립대 문화센터(UCC)로 향했다. 고인의 장남인 리셴룽(李顯龍) 현 총리 등 가족과 정부 주요 관료·정치인이 뒤를 따랐다.
이때 비가 쏟아지자 시민들은 "하늘조차 울고 있다"며 '리콴유'를 외쳤다. 시청, 파당광장, 싱가포르 콘퍼런스홀 등을 거치는 15.4㎞의 운구 행렬 주변에는 수만 명이 몰려 경제 기적을 일군 그의 업적을 기리며 애도했다. 이들은 "당신(리콴유)을 사랑한다"며 싱가포르 국기를 흔들었다.
5살짜리 딸을 데리고 나온 에드윈 후(38) 씨는 "딸에게 리콴유에 대해 가르쳐주고 싶었다"며 일간 더스트레이츠타임스에 말했다.
제니 여(58)씨는 AP 통신에 "리콴유는 인종, 언어, 종교에 관계없이 싱가포르 사람을 위해 교육, 주택 공급 등 모든 것을 했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 전체가 리 전 총리의 마지막 길에 고개를 숙이는 듯했다.
일요일인 이날은 쇼핑·외식업계에 대목이지만 메트로, 탕스 등 시내 일부 대형 상가는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문을 닫았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추모객의 교통 편의를 위해 대중교통도 연장 운행에 들어갔다.
동남아 최대 카지노업체 중 하나인 젠팅싱가포르는 리 전 총리의 장례식이 열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4시간 동안 센토사 섬에 있는 카지노 영업을 중단한다고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싱가포르민간항공국(CAAS)과 경찰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구 행렬의 상공에서 소형 무인 항공기의 운항을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최고 3천200만 원의 벌금과 최장 15개월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장례식에는 박근혜 대통령,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리위안차오(李源潮) 중국 국가부주석, 토니 애벗 호주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 등 각국 지도층이 대거 참석해 리 전 총리의 위상을 가늠하게 했다.
의사당과 전국 18곳에 설치된 추모소에는 28일까지 150만 명이 넘는 추모객이 찾았다. 장례식은 국영 방송과 리 전 총리 추모 사이트, 유튜브 등을 통해 생중계되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거주 싱가포르인도 추모 물결에 동참했다.
리셴룽 총리는 장례식을 앞두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많은 분이 밤낮으로 긴 시간 분향소에 줄을 서 기다리며 조문을 해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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