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스트리밍 붐과 함께 도래한 인도네시아 로컬영화 전성시대 문화∙스포츠 편집부 2022-10-24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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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코로나19 팬데믹 규제가 완화되면서 영화관들이 다시 문을 열었다. (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
대다수의 인도네시아인들이 다양한 유형의 콘텐츠를 정기적으로 소비하고 있다. 그 소비량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보면 인도네시아 창작 산업이 성공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영화제작자들이나 영화계 큰 손들은 같은 맥락에서 인도네시아 영화산업이 번창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투자 측면에서 그렇다.
영화제작자들은 영화제작비 조달 환경이 현재 최상의 상황이라고 말한다. 크게 늘어난 관객수도 매우 긍정적이다. 영화제작비를 어떻게 조달하든 관객들이 영화를 봐주지 않으면 제작비 회수가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영화제작자 빠울 아구스따(Paul Agusta)는 지난 20일(목) 자카르타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관객수가 극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큰 성공을 거두는 인도네시아 영화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것이 투자자들이 영화제작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정부도 영화제작비 조달 측면에서 더 많은 지원을 해주고 있다. 수십 년만에 처음 보는 최상의 환경이다. 아무쪼록 앞으로도 더욱 좋은 상황이 되어 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카르타 vs 만인(Jakarta vs Everybody)> 등 수십 편의 영화를 제작한 베테랑이다.
빠울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주요 전략으로 채택한 OTT(over-the-top) 서비스 플랫폼들이 영상 미디어 산업을 주도하는 상황을 최근 영화제작환경이 크게 개선된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스트리밍 서비스 되는 양질의 콘텐츠 시리즈가 인도네시아 영화 전반의 수준을 끌어올렸고 관객들도 로컬 콘텐츠의 달라진 수준을 알아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영화제작사 또바 드림스(Toba Dreams)의 베니 스띠아완(Benni Setiawan) 대표도 그는 오늘날 영화산업의 자금조달 환경이 매우 호전되었다는 빠울의 견해에 동의하면서 그런 상황을 웹시리즈 콘텐츠들을 촬영하는 데에 배당된 시간을 보면 잘 알 수 있다고 말한다.
베니는 <끊어진 다리(Layangan Putus)>라는 드라마 시리즈를 히트시킨 감독이기도 하다.
현재 한 개 에피소드를 찍는 데에 5~6일이 할당되는데 이는 과거 달랑 사흘을 주던 것과는 천양지차라 할 만큼 매우 여유로워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결과적으로 웹시리즈가 퀄리티에 보다 우선순위를 둘 수 있게 하는 환경으로 이끌었다. 하나의 결과물에 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되자 자동적으로 퀄리티 개선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베니는 스트리밍 플랫폼들이 인도네시아 시장에 밀려들면서 비단 많은 일자리를 창출했을 뿐 아니라 현지 영화사들이 전문 영화 제작팀으로서 외국 영화나 드라마 시리즈와 퀄리티 면에서 경쟁하도록 독려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처음엔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무섭게 시장으로 쇄도하는 모습이 두려울 정도였다. 하지만 지나고 나니 모든 게 다행스럽고 고무적인 상황이 되었다.”고 현재의 상황을 평가했다.
OTT 시장
한편 미디어 파트너스 아시아(Media Partners Asia)가 진행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프리미엄 비디오 서비스 로컬 기업인 ‘비디오(Vidio)’가 인도네시아 국내시장에서는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등 경쟁업체들을 스트리밍 총 시간에서 아득히 앞지르는 현지 최대 로컬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기업으로 확인됐다.
비디오의 CEO 수딴또 하르또노는 지난 18일(화) 인터뷰에서 인도네시아인들은 로컬 콘텐츠를 선호하는데 마침 비디오가 미디어 산업과 콘텐츠 제작의 오랜 경험을 통해 소비자들의 수요를 파악하고 관련 로컬 콘텐츠를 제작할 역량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같은 맥락에서 프리미엄 OTT 플랫폼들의 콘텐츠 트래픽이 모든 이동통신기업들의 통신부하 대부분을 지배하고 있는 현재 상황이, OTT 콘텐츠 소비가 얼마나 활발한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높은 트래픽 총량은 광고나 구독 등 측면에서도 잠재적 사업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수딴또는 “OTT 시장은 승자 독식의 룰이 통하는 곳이 아니다. 사람들은 한 개 이상의 OTT 플랫폼들을 소비하는 게 보통이다. 관련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 OTT 시장이 최소 3-4개의 세계적 플랫폼들과 함께 최소 한 개 이상의 로컬 플랫폼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고 평가한다.”며 콘텐츠 소비시장 부문이 어느 한 상품이나 특정 플랫폼이 전체를 독점하기엔 너무 큰 규모의 파이이기 때문에 로컬 제작하는 오리지널 영화나 드라마 시리즈들도 반드시 관객들 관심을 받기 마련이라고 설명한다.
한편 ‘비디오’가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와 어느 정도 같은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이라 하더라도 실제로 ‘비디오’가 영화나 드라마보다 스포츠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는 측면에서 과연 ‘비디오’가 인도네시아 OTT시장을 주도하고 있느냐 하는 논쟁이 있을 수 있다. 스포츠는 인도네시아 매체들이 절대 과소평가할 수 없는 부분이다.
현재 ‘비디오’는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영국 프리미어 리그 세 개 시즌과 2022 피파 월드컵, 포뮬러 원, NBA, UEFA 챔피언스 리그, 여성 테니스 협회, 인도네시아 농구 리그 등 여러 스포츠 경기 방송권을 확보한 상태다.
‘비디오’측이 얼마나 많은 구독자가 스포츠 경기 관람을 예약하고 있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트레이드 데스크(The Trade Desk)와 유고브(YouGov)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인 세 명 중 두 명, 즉 약 1억8,0000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피파 월드컵을 관람하거나 구독할 예정이다.
‘비디오’가 중점을 두고 있는 세 개 시청자 층은 TV 시청자들, 로컬 영화 관객들, 스포츠 관객들이다. 수딴또는 비디오가 이들 세 카테고리에서 다른 경쟁사들을 압도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당연히 헐리우드 영화, 한국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인기있는 콘텐츠들을 늘 재고목록에 새로이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콘텐츠 제작시장은 이제 번창하기 시작했지만 한국이나 일본같이 이미 선진화된 국가들에 비해서는 아직 많이 뒤떨어졌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영화와 드라마에 대한 수요가 지금보다 훨씬 더 커진다면 지금의 문제들은 모두 순조롭게 해결될 것이다.
OTT 플랫폼들이 오리지널 영화나 드라마 제작이 인도네시아 콘텐츠 제작 부문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에도 이미 감지되고 있었으나 한 해 100편 전후의 영화를 제작하던 인도네시아 영화산업에서 제작비 조달이 쉬운 OTT 오리지널 제작으로 가닥을 잡을 경우 과연 상영관 대형 스크린에 오를 로컬 영화들은 그 숫자가 크게 줄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의 스크린쿼터제와 비슷한 규정을 가지고 로컬영화 상영 비율을 어렵사리 지키고 있는 인도네시아 영화계에서 제작사들이 OTT 쪽으로 과도하게 몰리면 상영관에서의 스크린쿼터를 지켜낼 수 있을지 역시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다행히 올해 상반기 <무용수 마을의 대학생봉사활동(KKN di Desa Penari)>가 900만 관객을 넘기고 <사탄의 숭배자 2: 커뮤니언(Pengabdi Setan 2: Communion)>과 <7번 방의 선물> 리메이크 작이 각각 600만 관객 전후를 달성하며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을 족히 능가하는 흥행성적을 보이고 있어 올해 상영관 산업의 로컬영화 성적 역시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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