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인니 U-20 월드컵 유치권 박탈로 국민적 비난에 직면한 주지사들 문화∙스포츠 편집부 2023-04-03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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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인도네시아 U-20 월드컵 로고 © PSSI
지난달 30일(목) 인도네시아의
U-20 월드컵 유치권을 박탈한다는 FIFA의 결정이 보도되자
이스라엘팀 참가를 반대하여 결과적으로 FIFA의 이번 결정을 초래한 정치인들에게 대한 비난이
소설미디어를 뒤덮었다고 31일 자카르타포스트가 보도했다.
에릭 또히르 인도네시아 축구연맹(PSSI) 총재가 3월 29일(수) 도하(Doha)에 도착해 FIFA 회장 지아니 인판티노(Gianni Infantino)를 만나 끝까지 로비를 시도했지만 몇 시간 후 나온 FIFA의 발표에는 인도네시아가 요청한 이스라엘팀 배제에 대한 이야기는 한 마디도 없이 오히려 인도네시아의 U-20 월드컵 유치권을 박탈한다는 결정만이 담겨 있었다.
FIFA는 이후 PSSI에 대해 추가 제재가 있을 수 있다는 여지도 열어 두었다. 인도네시아는 2015년에도 정부가 축구 문제에 개입한 일 때문에 1년간 FIFA의 제재를 받은 바 있다.
FIFA의 추가 제재와 함께 U-20 유치권 박탈로 앞으로 인도네시아가 다른 국제 스포츠행사를 유치하기 힘들 정도로 국가신뢰도가 실추된 것에 대해 인도네시아 축구팬들은 투쟁민주당(PDI-P) 소속 간자르 쁘라노워 중부자바 주지사와 와얀 꼬스떠르 발리 주지사를 정조준해 비난을 퍼부었다.
U-20 월드컵 인도네시아 국가대표팀 소속 호끼 짜라까(Hokky Caraka)는 29일(수) 노년에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는 팁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간자르의 포스팅에 대해 어이없어 하며 “당신의 미래가 밝다는 건 잘 알겠다. 그런데 우리는? 우린 단지 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경력을 쌓으려 했던 것인데 당신은 우리가 딛고 올라가려 한 계단을 아예 무너뜨려 버렸다.”고 댓글을 달았다. 현재 이 댓글은 지워진 상태다.
또 다른 U-20 인도네시아 국가대표 라바니 따스님(Rabbani Tasnim)도 “우리가 오랫동안 꿈꿔온 가장 큰 희망을 여지없이 망가뜨리고 나니 속 시원한가? 당신의 그 잘난 정치 논리에 우리가 오랫동안 훈련해 온 것이 순식간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는 댓글로 2024 대선 선두주자인 간자르를 사정없이 비난했다.
지난 3년 간 이 대회를 위해 준비해 온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신태용 감독도 지쳤다면서 상심한 마음을 내비쳤다.
처음 이스라엘팀 참가 반대의 불길에 처음 기름을 부은 것은 꼬스떠르 발리 주지사지만 많은 소설미디어 사용자들은 꼬스터르보다 뒤늦게 가세한 간자르를 더욱 거세게 비난하고 있다. 이는 가장 유력한 2024 대선주사로서 간자르 발언의 파급력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두 사람 모두 이스라엘팀이 인도네시아에 들어와 U-20 월드컵 경기를 뛰지 못하게 해달라는 여론을 이끈 책임을 피할 수 없다. 그들은 1962년 인도네시아가 유치했던 아시안게임에 이스라엘팀 참가를 금지했던 수까르노 초대 대통령의 정책을 승계해야 한다며 현 정부를 압박했다.
수까르노는 투쟁민주당 메가와띠 총재의 아버지다. 투쟁민주당 소속인 두 주지사가 수까르노의 유지를 받들자는 논리를 펴 메가와띠의 환심을 사려 한 것이란 평가를 피할 수 없다.
특히 투쟁민주당의 대선후보 지명권이 오롯이 메가와띠에게 있는 만큼 수까르노를 소환하면서까지 이스라엘팀 참가를 반대한 간자르는 메가와띠에게 점수를 따기 위해 너무 나가다가 산통을 깼다는 비난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한편 꼬스떠르 발리 주지사는 30일(목) U-20 월드컵 유치권 박탈 보도가 나온 후에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강점과 위협 및 안보의 관점에서 이스라엘팀 참가를 거부해야 한다고 한 자신의 주장을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러시아팀을 퇴출시킨 것에 비견하며 정당화하려 했다.
더욱이 정작 이스라엘 문제의 피해 당사자인 주인도네시아 팔레스타인 대사 주하이르 알 슌(Zuhair Al Shun)이 최근 인터뷰를 통해 U-20 월드컵 이스라엘팀 참가에 팔레스타인은 이의가 없다고 분명히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는 팔레스타인을 위해 이스라엘을 배격해야 한다는 논리로 강경 일변도의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전 대사이자 현재 인도네시아 청년외교정책 커뮤니티(FPCI) 창립자인 디노 빠띠 잘랄(Dino Patti Djalal)은 이번 인도네시아의 U-20 월드컵 이스라엘팀 보이콧 시도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2월 자카르타에서 열린 UCI 트랙 네이션스 컵 사이클 토너먼트, 작년 발리에서 열린 각국 의회간 협의기구 행사인 인터팰러먼트 유니온(IPU), 2007년에 역시 발리에서 열린 UN 기후회의(COP13)등에도 이스라엘 대표단 참석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시 인도네시아는 여전히 팔레스타인의 독립을 일관성 있게 지지하면서도 이스라엘이 참여하는 국제행사를 별다른 잡음 없이 유치했던 전력이 있었으므로 이번 U-20 월드컵에서는 이례적으로 일부 정치인들이 지나치게 정치적 셈법에 매몰되어 선을 넘은 것이라고 디노는 분석했다.
이번 U-20 대회에 이스라엘팀 배제 문제가 불거진 것은 그간 팔레스타인과에 대한 지지와 이스라엘 비토 분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도 드높았기 때문이다.
U-20 대회 유치권이 박탈된 후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꼬스떠르 발리 주지사는 FIFA가 내린 결정에 유감을 표하며 인도네시아가 이스라엘팀이 가까운 이웃나라에서 안전하게 경기를 치르는 방안을 검토 중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 이웃나라가 어디인지는 특정해 말하지 않았다.
이제 문제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정부 여당은 물론 이스라엘팀 퇴출을 요구한 정치인들은 사면초가에 빠졌다.
U-20 월드컵을 인도네시아가 유치하는 것은 일찍이 2019년에 결정된 것으로 그간 국민적 기대와 지지가 높았다. 많은 이들에게 있어 인도네시아가 U-20 월드컵을 개최하는 것은 국가의 위상을 드높인 쾌거로 크게 자부심을 느끼던 터였다. 하지만 그 모든 기대와 자부심이 한순간에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U-20 월드컵 유치권이 박탈되면서 인도네시아 국가대표팀은 개최국 자격의 출전권을 자동적으로 잃었고 말랑 깐주루한 경기장에서 135명의 인명 피해를 낸 압사사고 이후 간신히 회복되고 있던 인도네시아 축구는 FIFA의 추가 재제와 전반적인 침체를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인도네시아는 이번 U-20 유치권 박탈로 경제적으로도 조 단위의 손실을 입게 되었다. [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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