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망가져가는 부패척결위원회...이번엔 소속 검사가 증인 갈취 사건∙사고 편집부 2024-04-02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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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쓴 반부패 활동가 (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인도네시아 부패척결위원회(KPK) 소속 검사가 증인으로부터 30억 루피아(약 2억5,000만 원)를 갈취했다는 고발이 KPK 감사위원회에 접수되어 관련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꼼빠스닷컴이 30일 보도했다.
KPK 공보국장 알리 피끄리는 지난달 29일 안따라뉴스 기자에게 해당 고발이 실제로 접수되었다는 사실과 감사위원회가 관련 조치를 취하고 있음을 확인해 주었다. 하지만 그는 본 사안이 아직 고발 상태에 있으며 관련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성급한 예단을 피해달라고 덧붙였다.
이와 별도로 KPK 감사위원회의 알베르띠나 호(Albertina Ho) 위원도 KPK 검사가 증인으로부터 30억 루피아를 갈취했다는 고발이 2023년 12월 6일 접수돼 KPK 집행담당관과 예방담당관에게 이미 전달되었음을 확인했다. 고발이 접수된 것은 이미 4개월 전의 일이다.
알베르띠나는 해당 고발이 KPK 표준 운영규정과 절차에 따라 처리되고 있으며 고발된 검사에 대해서는 공직자재산신고(LHKPN) 내역 재검토와 함께 본격적인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문제의 검사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고 구체적 조사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기자들이 직접 KPK 공보국에 확인하라며 더 이상의 설명을 피했다.
완전히 망가진 KPK 시스템
가자마다대학교(UGM) 법학부 반부패연구센터 자에누르 로흐만(Zaenur Rohman) 연구원은 이번 KPK 검사의 증인 갈취 사건이 KPK 조직 내부의 부패예방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그는 “심각한 문제가 초기에 발견되지 않고 불거져 터질 경우 위반행위를 한 직원들뿐만 아니라 KPK 지도부에게도 제재가 가해져야 한다. 부하들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상관들에게 지휘책임, 관리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KPK가 하루 속히 시스템을 재정비해 내부 모니터링 시스템이 조직 내부를 360도 샅샅이 들여다볼 수 있도록 효율화, 최적화해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그는 KPK 검사가 증인을 갈취한 이 사건 조사에 4개월씩이나 들이며 시간을 끌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 사이 KPK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이미 나락으로 떨어져버렸기 때문이다.
자에누르 연구원은 관련 조사 절차가 신속하고 투명하게 이루어져야 하며 해당 범죄에 대한 윤리적, 형사적 처벌이 납득할 만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이미 땅에 떨어진 KPK의 신뢰성이 회복 불가능한 상황에 이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KPK 유치장 근무자들의 갈취사건 여파
이에 앞서 KPK는 KPK 유치장에 근무하던 직원들이 수감자들에게 불법적 혜택을 제공하는 대가로 장기간 거액을 갈취한 사건으로 인해 이미 심한 몸살을 앓았는데 이 사건이 아직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번 검사 갈취사건마저 터졌다.
KPK는 당시 유치장 교도관으로 근무했던 ‘헹끼’라는 이름의 직원을 사건의 핵심인물로 지목해 수사를 진행했다. 그는 수감자들로부터 직접 돈을 뜯어 대부분 상관들인 다른 KPK 직원들에게 나누어 주는 역할을 했고 해당 혐의로 인해 재판에서 3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헹끼는 이 사건에 연루된 KPK 직원들 중 거의 말단에 가깝다.
헹끼 외에도 최대 90명의 KPK 직원들이 KPK 유치장 수감자 갈취 혐의로 조사를 받았고 이중 78명이 공개사과라는 형태의 솜방망이 처분을 받았다. 더욱이 관리 책임이 있는 KPK 수뇌부들은 이 사건에 대해 함께 책임을 지고 국민에게 사과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국민들을 대신해 이들의 사과를 대표로 받는 모양새를 취했다.
90명의 윤리강령 위반자들 중 공개사과한 78명 외의 나머지 12명의 처분은 KPK 사무총장에게 위임되었다. 그 이유는 이들 12명이 2018~2023년 기간 동안 갈취행위를 했지만 감사위원회가 설치된 것이 2019년이므로 설치 이전에 발생한 위반행위에 대해 감사위원회에 관할권이 없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현재 이들 90명의 KPK 직원들이 KPK 유치장에 근무하면서 전체 수감자의 90% 이상에게 총 60억 루피아(약 5억 원) 이상의 돈을 뜯어낸 것이 밝혀진 상태다.[꼼빠스닷컴/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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