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경찰 자녀 구타 혐의 여성 교사, 무죄 주장 나홀로 법정 싸움 사건∙사고 편집부 2024-11-11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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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28일 동남 술라웨시 남부 꼬나웨군 안도올로 지방법원 재판정에 선 교사 수쁘리야니(사진=안따라포토)
인도네시아 동남 술라웨시 남부 꼬나웨군의 명예교사(정교사 아님)로 경찰관의 자녀를 폭행했다는 신고로 지난 4월 구속된 후에도 끈질기게 무죄를 주장해온 수쁘리야니(Supriyani)가 남부 꼬나웨 군수 수루누딘 당가(Surunuddin Dangga)가 주선한 피해 학생 학부모 측과의 합의를 번복했다.
그러자 군수는 합의 번복이 수쁘리야니가 자신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라며 그녀를 몰아붙였다. 2024년 11월 6일자 수루누딘 당가 군수의 고발장에는 군청 법무팀장 수하르딘의 명판과 서명이 되어 있었다.
수쁘리야니는 앞서 11월 5일(화) 합의서의 내용을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압력과 강요에 의해 서명했다며 해당 합의서와 관련한 자신의 서명과 동의를 철회했다. 하지만 군수는 합의서 서명 당시 아무런 압력이나 강압이 없었다며 명예훼손을 끈질기게 주장했다.
군수는 고발장에서 당시 문제를 평화적, 우호적으로 해결하려 노력한 것을 본 증인이 여럿 있다며 24시간 이내에 해당 행위에 대해 공식 사과와 합의서 번복 철회를 요구하며 수쁘리야니를 압박했고 요구에 따르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위협도 잊지 않았다.
강요된 합의
수쁘라야니가 문제의 합의서에 서명하게 된
경위는 이렇다.
수쁘리야니는 학생들을 폭행했다는 혐의로 끈다리 부녀아동교도소에 수감된 상태에서 안도올로 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던 중이었는데 남부 꼬나웨 군수 수루누딘 당가가 11월 5일(화) 동남 술라웨시 지방경찰청 내무국에 출두하러 가던 수쁘리야니를 자신의 관사로 빼돌려 거기서 문제의 학생 부모, 즉 WH 경위 및 그 아내 NF와 대면시켰다.
그 자리에서 수쁘리야니와 WH 경위는 서로 용서하기로 구두 합의했는데 군수는 수쁘라야니에게 합의서에도 서명하라고 종용했다.
수쁘리야니가 서명한 합의서 철회 서류에는 2024년 11월 5일 남부 꼬나웨 군수 관사에서 서명한 합의서 상의 자신의 서명과 동의 의사를 철회한다고 되어 있다. 수쁘리야니는 합의서의 내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강요에 의해 억지로 서명했다며 해당 합의서를 철회했고 그녀가 서명한 공식적인 철회 서류가 판사와 검사 측에도 전달됐다.
수쁘리야니는 해당 서류에 자신이 압력과 강요를 당했고 합의서의 내용과 의도를 인지하지 못했던 것이 철회 사유임을 분명히 적었다.
당일 그녀는 원래 동남술라웨시 지방경찰청 내무국에서 소환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는데 수루누딘 당가 군수가 자신을 관사로 빼돌렸고 거기 도착해서야 WH 경위와 그 아내가 그곳에 이미 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증언했다. 그곳엔 자기 변호사였던 삼수딘도 와 있었으므로 수쁘리야니는 이게 계획적으로 벌어진 일임을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수루누딘 당가 군수가 수쁘리야니와 WH 경위, 그리고 그 아내의 손을 모아 서로 맞잡게 하며 중재자의 역할을 하고 동영상이 그날 즉시 세간에 퍼져 나갔다. 수쁘리야니와 WH 경위 아내 NF가 서로 포옹하는 장면도 그 동영상에 담겼다.
하지만 다음날 지방경찰청 내무국에 도착한 수쁘리야니는 문제의 ‘화해’ 장면은 동영상에서 보이는 것과 사뭇 달랐음을 증언했다.
원래 수쁘리야니는 경찰이 그녀에게 5천만 루피아(약 440만 원)의 돈을 요구한 사실을 내무국에서 증언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것은 사건을 완전히 뒤집을 만한 사안이었으나 수루누딘 당가 군수가 중간에 그녀를 가로채는 바람에 그날 내무국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군수는 그녀에게 화해와 사과를 종용했는데 그게 꼭 폭행사건의 잘못을 시인하라는 것은 아니었다. 합의서는 샴수딘 변호사가 타이핑한 것이라 했으나 그녀에겐 그걸 충분히 읽어볼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다. 그 대목에서 자신의 변호사가 더 이상 자기 편이 아니란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녀는 서류에 서명할 것을 종용받았는데 그 내용이 사건에 대해 합의하고 서로를 용서한다는 것임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민사재판인만큼 서로 용서하고 화해했다면 더 이상의 공판이 열리지 않을 것이고 경찰이 돈을 요구했다는 사실도 그대로 묻힐 터였다.
예기치 않았던 그날의 회동은 명백히 군수가 주도한 것이다. 그녀는 11월 7일(목)로 잡혀 있던 재판에서 최선을 다해 자신의 무죄를 증명할 생각이었으므로 해당 재판을 아예 열리지 않도록 하려는 군수와 학부모 측의 의도에 동조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합의서를 급히 철회했고 재판은 예정대로 11월 7일에 열렸다.
한편 삼수딘 변호사는 군수와 공모해 자신의 의뢰인을 군수 관사로 유인해 합의서에 서명하도록 강요한 파렴치한 일로 법무지원재단(LBH)과 인도네시아 청년변호사모임(HAMI)에서 제명되었다. 그는 그날 군수 관사에서도 수쁘리야니의 법무 대리인이라 주장하는 위선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그는 법무지원재단(LBH) 남부 꼬나웨 지부장이었으나 그런 위선적인 행위가 알려지면서 직을 잃었고 현재는 라 하밀디 변호사가 직무대행을 맡았다.
수쁘리야니 교사가 두 명의 학생을 폭행했다는 이유로 고소를 당한 것은 올해 4월 24일의 일이다. 문제는 학생들의 부모가 경찰이라는 점이었고 수쁘리야니의 구속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수쁘리야니는 4월 23일 학생들의 허벅지를 빗자루로 때렸다는 혐의를 받았는데 그 다음날 바로 경찰신고가 이루어지고 곧바로 구속되는 수순으로 사건이 급히 진행된 것이다.
경찰 유치장에서 수개월을 보낸 수쁘리야니는 10월 16일에 정식으로 교도소로 이감되어 현재 수감된 상태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 과정에서 경찰이 수쁘리야니에게 5천만 루피아를 요구한 사실이 알려져 원고 측이 급격이 수세에 몰리자 갑자기 군수가 수쁘리야니를 뻬돌려 그녀에게 합의서 서명을 종용하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꼼빠스닷컴/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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