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조코위 아들들의 재치 혹은 가벼움? 정치 편집부 2024-09-27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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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요노의 아들’이라 적힌 조끼를 입고 9월 24일(화) 땅그랑의 다루 마을에 나타난 까에상 빵아릅 (사진=꼼빠스닷컴/ADHYASTA DIRGANTARA)
인도네시아연대당(PSI) 당대표이자 조코 위도도 대통령 차남인 까에상 빵아릅이 ‘물요노의 아들(Putra Mulyono)’이라 적힌 조끼를 입고 대중 앞에 나와 또 한 번 주목을 받았다.
물요노는 조코위 대통령이 개명하기 전 가졌던 본명으로 조끼의 글씨는 까에상이 조코위의 아들, 즉 대통령 아들임을 말한다. 그런데 물요노(Mulyono)란 ‘고귀하다’, 또는 ‘위대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 ‘물요노의 아들’이란 ‘존귀한 이’ 또는 ‘왕자’라는 중의적 해석이 가능하다.
조코위 대통령이 정치왕조 구축의지를 유감없이 드러낸 후부터 일각에서는 그의 야심을 비난하는 의미로, 또 다른 일각에서는 그를 칭송하고 지지한다는 의미로 ‘물요노’란 이름을 연호하고 있다.
까에상이 해당 조끼를 입고 나타난 것은 지난 24일 땅그랑 잠베 지역의 다루 마을(Desa Daru)을 불시 시찰했을 때의 일인데 그 조끼 문구에 대해서는 이후 어떤 설명도 내놓지 않았다.
PSI 측 인사인 셰릴(Cheryl)도 그 문구의 이유를 알 수 없다며 기자들 질문에 난색을 표했다. 당일 낮에 까에상이 갑자기 해당 조끼를 입고 나타났다는 것이다.
까에상은 지난 8월 부인 에리나 구도노와 함께 일반인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비용의 개인 전용 제트기를 타고 미국 여행을 다녀온 것이 알려지며 사치스러운 생활행태와 특권 의식, 그리고 그 배경에 깔린 향응 의혹으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한동안 침묵하던 그는 정부와 정치인들이 그가 공직자가 아니므로 부패척결위원회(KPK) 조사대상도 아니라며 속속 적극적 옹호에 나서고, 해당 여행이 자신이 원한 것이 아니라 선의를 가진 친구의 제안으로 그 친구의 미국 여행에 동행한 것뿐이라는 방어논리가 완성되자 지난 주 KPK의 공식 소환이 있기 전 선제적으로 KPK에 출두하여 해당 의혹을 털어버리려 했다.
그 사건이 있은 후 까에상이 본격적으로 대중을 처음 만난 것이 이번 문제의 조끼를 입고 나타난 지난 화요일의 일이다.
그의 형인 대통령 장남 기브란 라까부밍 라까 부통령 당선자 역시 과거 비슷한 행태를 보였다. 과거 그는 비타민 B의 일종인 엽산(asamfolat)을 부식성 강산인 황산(asam sulfat)이라고 잘못 말해 구설수에 오른 일이 있다. 대통령 아들이자 대선에 부통령 후보로 나선 유력 정치인의 발언이어서 사람들의 비웃음을 샀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실수였고 대개의 경우 그냥 넘어가고 말 일이었다.
하지만 기브란은 그런 걸 평범하게 넘기는 사람이 아니다. 어느날 운동 행사가 있던 풋살 경기장에 기브란은 ‘삼술(Samsul)’이란 이름이 등에 새겨진 반팔 운동복 상의를 입고 나왔다.
‘Samsul’이란 인도네시아 남성들이 많이 쓰는 이름이지만 명백히 기브란의 이름과는 아무 상관이 없었으므로 이를 본 사람들은 바로 얼마전 그가 말실수한 황산(asam sulfat)이란 단어에서 가져온 것임을 단번에 이해했다.
▲지난 2월 대선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었던 2023년 12월 6일 기브란 당시 부통령 후보가 ‘삼술’이란 이름이 달린 운동복을 입고 풋살 경기장에 등장했다. (사진= Humas TKN Prabowo-Gibran)
일각에서는 기브란의 이런 행동이 사람들의 비판을 개의치 않는 대범한 성격을 재치있게 드러낸 것이라 칭송했고 신세대 정치인들의 유머가 구세대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긍정적인 논평도 나왔다.
하지만 이러한 행태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이들도 있어 대통령 아들들의 경솔한 재치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소지가 크다.
자기비하식 유머
하지만 브라위자야 대학교 정치커뮤니케이션 전문가 베르디 피르만또로는 기브란과 까에상의 이러한 행동을 후하게 평했다. 그는 지난 25일 인터뷰를 통해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직설적 화법을 선호하는 청년들의 자유롭고 유연한 태도가 정치적으로도 차별성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청년들은 정치적 의사소통의 맥락에서 따로는 냉소적, 자기비하적 유머를 통해 스스로를 표현하는 것을 개의치 않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누군가 공격을 받아 궁지에 몰리면 방어하거나 상대방에게 반격하는 것이 일반적인 반응이지만 기브란이나 까에상 같은 젊은 정치인들은 저항 대신 패러디를 통해 반격을 도모했다고 베르디 박사는 평가했다. [꼼빠스닷컴/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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