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인니 부통령실 직통 민원창구 신설, 효율성에 대한 칭송과 비판 정치 편집부 2024-11-15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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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기브란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Lapor Mas Wapres’(부통령에게 신고)라는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사진=인스타그램@gibran_rakabuming)
인도네시아 부통령 기브란 라까부밍 라까(37)는 자신의 아버지 조코 위도도 전 대통령의 발자취를 따라 국민들이 다양한 민원을 정부 최고위층에 직접 제기할 수 있도록 직통 민원접수실을 부통령실에 설치했다.
13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의 효율성에 대한 의문이 즉시 제기됐고 일각에서는 이 조치가 기브란 부통령의 냉소적인 불통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깜짝 홍보의 일환일 뿐이라고 폄하했다.
기브란은 지난 1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Lapor Mas Wapres’(부통령에게 신고)라는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민원 접수 데스크는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8시부터 오후 2시까지 국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설명도 달렸다. 민원을 가진 국민들은 중부 자카르타에 소재한 부통령실을 직접 방문하거나 왓츠앱(WhatsApp) 또는 웹사이트 등 온라인을 통해서도 부통령실에 직접 불만을 제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당 프로그램의 시행 첫날인 11월 11일 부통령실 민원창구를 직접 방문한 국민들로부터 55건의 민원을 접수했다고 부통령 비서실 삽또 하르조노 대변인이 밝혔다. 비서실은 기브란 부통령이 해당 민원들을 직접 확인하기 전 미리 한 차례 거르는 정리작업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삽또는 접수된 민원들을 비서실에서 매일 또는 매월 단위로 요약한 정리본을 만들어 기브란에게 보고할 것이며 해당 내용이 부통령의 정책 결정 기초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즉 기브란은 비서실을 통해 선별되고 정제된 민원 내용을 어느 정도 시간차를 두고 받아들게 된다는 것이어서 국민들의 목소리가 100% 그대로 전달되거나 즉시 처리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그러나 이러한 예측을 불식시키려는 듯 기브란은 지난 12일 부통령실 민원 접수창구를 직접 방문해 민원을 들고 온 국민들을 직접 맞이하는 제스처를 보였다. 그는 당일 동부 자카르타 소재 국가방재청(BNPB)에서 열린 동누사뜽가라(NTT) 레워또비 라끼라끼 화산 분화 피해자 소개를 주제로 한 회의에 참석한 후 오전 11시경 부통령실에 도착했다.
사실 기브란이 공공 청사에 민원접수실을 설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2024년 기간 수라까르따 시장 재임시절에도 비슷한 시스템을 시행했는데 이는 2012년~2014년 기간 자카르타 주지사로 잠시 재임했던 그의 아버지가 설치한 유사 성격의 불만접수창구 선례를 따른 것이다.
기브란은 쁘라보워 대통령이 지난 8일 중국, 미국, 페루, 브라질, 영국을 순차적으로 방문하는 2주간의 첫 해외순방을 떠난 사이 임시 정부수반으로서 대통령 직무대행을 맡은 직후 이 프로그램의 시행을 발표했다. 공교롭게도 쁘라보워의 부재 중 자신의 이름을 건, 이른바 기브란 브랜드의 첫 정책을 내놓아 국내 언론의 온전한 주목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정치 분석가 우장 꼬마루딘은 이 부통령실 직통 민원접수실 효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런 성격의 민원실은 부통령실보다 지자체장 수준에 두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기브란이 과연 쁘라보워의 승인을 받아 해당 정책을 시행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정부 최고위층에 직접 민원을 전달하려는 취지라면 왜 대통령실에 해당 창구를 두지 않고 굳이 부통령실에 두었냐는 것이다. 부통령실에 직접 제기되어야 마땅할 정도의 민원이라면 대부분 대통령의 결정이 필요한 사안일 것이기 때문이다.
기브란이 이런 프로그램을 불시에 시작한 것은 대내외적으로 그다지 좋지 않은 자신의 이미지를 개선하여 어쩌면 자신이 직접 대권을 노리게 될 지도 모를 2029년 대선을 대비해 정치적 자산을 만들려는 시도일 것이라고 우장은 평가했다.
기브란은 청소년들 사이에 인기 높았던 온라인 포럼 ‘까스꾸스’(kaskus) 플랫폼에서 자신 소유의 푸푸파파(Fufufafa) 계정을 통해 쁘라보워와 그의 가족에 대한 다수의 중상모략과 조롱으로 점철된 포스팅을 게시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부통령 당선자 신분이었던 최근 몇 개월 동안 대중의 빗발치는 비난을 받았다.
해당 댓글들은 2014년에서 2019년 사이의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그가 수라까르따 시장이 되어 처음 공직에 들어선 2021년 이전, 즉 민간인 시절에 작성된 것들이다. 그 시기가 하필이면 2014년과 2019년 자신의 아버지가 쁘라보워와 맞붙었던 두 번의 대선 기간과 일치한다.
뿐만 아니라 그는 조코위 대통령이 자신의 처남이자 자신의 고모부인 안와르 우스만 당시 헌법재판소장을 움직여 그의 대선 출마 족쇄였던 대선출마자 40세 연령 하한선 제안을 무력화시킨 결과 대선 출마에 성공해 부통령 당선까지 이룬 사실로 인해 활동가들과 의식 있는 국민들의 공분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부통령실 직통 민원접수실은 분명 괜찮은 아이디어지만 기브란이 일자리 문제부터 어린이 학교입학등록의 어려움 등에 이르는 다양한 민원들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효과적으로 제시하지 못할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 정치 분석가 아디 쁘라잇노는 그럴 경우 기브란이 비판을 받는 것은 물론 시답잖은 정치적 기술을 부려 국민들을 기만하려 했다는 비난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부디 구나완 정치안보조정장관을 비롯한 정부관리들은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정부가 시급한 문제들을 빨리 파악하고 신속하게 해당 민원들을 처리하게 될 것이라며 찬양 일색의 반응을 보였다.
골까르당 소속 국회 부의장 아디스 까디르도 민초들의 열망과 목소리를 정책 결정권자가 직접 듣는 것은 고귀한 일이라 칭송했다. 그는 기브란의 정책이 민초들의 목소리를 들어 정부에 알리고 정책에 반영하는 국회의원들의 의무와 불필요하게 중복된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자존심보다 빠른 효과가 더 중요하다’는 취지의 논리로 일축했다.
그는 오히려 다른 장관부처와 정부산하 기관들도 유사한 민원접수창구를 개설하라고촉구했다. 공무원들이 보다 많은 민원에 시달려 봐야 해당 문제에 더 신경을 써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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