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탄환 74개 박힌 오랑우탄…가해자 청소년에 사회봉사명령 최종 판결 사건∙사고 편집부 2019-08-07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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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오지에 살던 오랑우탄에게 공기총을 쏴 심각한 피해를 입힌 10대 청소년들에게 법원이 사회봉사명령을 최종 결정했다. 동물단체와 일부 시민들은 잔인한 동물 학대 범죄가 늘어날 수 있다면 솜방망이 처벌을 비판하고 나섰다.
지난 2일 영국 일간 미러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서 일어난 오랑우탄 공기총 학대 사건을 자세히 보도했다.
최초 사건은 지난 3월께 발생했다. 오랑우탄 호프(Hope·희망, 30)는 수마트라 섬 북부 아쩨 주 팜오일 농장에서 생후 1개월 된 새끼와 함께 덫에 걸린 채 발견됐다.
가해자로 지목된 10대 청소년 아데 이르판따 시떼푸(Ade Irfanta Sitepu, 17)와 살린샤 솔린(Salinsyah Solin, 16)은 호프에 총 74발의 공기총을 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호프는 온몸에 탄환이 박히고 쇄골이 부러지는 치명상을 입었다. 두 눈에도 각각 2발과 4발씩 탄환이 박혀 시력을 상실한 상태였다.
새끼는 어미와 마찬가지로 외상이 컸던 데다 영양실조까지 심각해 보호시설로 옮겨지던 중 목숨을 잃었으며, 호프는 인근 동물 병원으로 옮겨져 74개의 탄환 가운데 10개만 제거하고 나머지는 그대로 몸에 박힌 채 건강을 되찾고 있다.
법원은 가해 10대 청소년 두 명에게 "동물에게 한 잔혹행위에 대한 반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며 "사회봉사명령과 기도문 낭독으로 처벌을 대신한다"고 판결을 내렸다. 이에 두 청소년은 한 달간 사원 청소나 기도문 암송, 반성문 작성을 하게 된다.
동물단체와 일부 시민들은 오랑우탄의 시력을 빼앗아가는 심각한 동물 학대 사건에도 사회봉사 명령을 받은 것에 강한 반발 의지를 표명했다.
수마트라 오랑우탄 재단 소속 관계자는 "해당 판결을 보며 큰 충격을 받았다"며 "이는 오랑우탄을 공격해도 법적 처벌을 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공기총 난사 사건이 청소년 사법제도가 적용될 수 있도록 촉구하는 바"라고 덧붙였다.
현재 호프를 돌보고 있는 수의사는 "호프의 몸 안에는 여전히 64개의 총알이 남겨져 있다”며 “앞으로 자연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호프를 보면 가슴이 아플 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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