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팬데믹으로 위협받는 조코위 대통령의 연정 주도권 정치 편집부 2021-08-12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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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지난 8월 7일 정부-지자체 온라인 회의에서 PPKM 4단계에 대한 평가를 브리핑하고 있다. (대통령 비서실 보도국 제공)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코로나-19 위기대응에 있어 이너써클(inner circle)의 몇몇 인사들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현 연립정권 결속에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조코위 대통령은 재선 임기 5년을 시작하면서 정부가 현안들의 매듭지을 수 있도록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다른 정당들을 끌어들여 연립정권을 수립했다.
그러나 팬데믹 대응에 있어 일관성 없는 정부정책으로 인해 국민적 불만이 고조됨에 따라 정권 내부의 갈등이 감지되고 있고, 연립정권에 더 이상 머물다가 2024년 대통령선거 당선 가능성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연립정권 참여정당들 사이에 번지고 있다
한편 조코위 대통령이 몇몇 측근들에게 너무 의존하면서 다른 관료들이 활약할 기회를 빼앗았고 대통령의 편향된 총애로 불거진 불만이 조코위 대통령 첫 번째 임기 당시 사회정치적으로 분열되어 있던 정치권을 무리하게 봉합해 놓은 2기 연정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팬데믹이 만들어낸 파벌
팬데믹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조코위 대통령은 루훗 빈사르 빤자이딴 해양투자조정장관, 아이르랑가 하르따르또 경제조정장관, 에릭 또히르 국영기업부장관 등 일부 측근들에게만 팬데믹 대응을 이끄는 중책을 맡겼다.
이둘피트리 연휴로부터 몇 주 후인 7월 초부터 전국적으로 코로나-19 신규확진자 숫자가 크게 치솟자 대통령은 루훗 장관에게 자바와 발리의 긴급 사회활동제한조치(PPKM Darurat)를 진두지휘하게 하면서 감염율을 끌어내려 하루 신규확진자를 만 명 이하로 통제할 것을 요구했다.
정치과학자이며 S.라자라트남 국제학 학부(RSIS) 소속연구자인 알렉산더 레이몬드 아르피안토(Alexander Raymond Arfianto) 교수는 RSIS 웹사이트에 쓴 글에서 조코위 대통령이 감염확산으로 인해 그간 자신이 이룬 업적이 위협받고 있다고 판단하여 오랜 정치적 동료이자 가장 신뢰하는 루훗 장관에게 중대한 과업을 맡겨 그 어떤 다른 장관에게 준 적 없는 최고의 신뢰를 내비쳤다고 지적했다. 아이르랑가와 에릭 토히르는 이를 자신들에 대한 힐책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알렉산더 교수는 덧붙였다.
인도네시아 과학연구소(LIPI) 정치학 연구원 와시스또 라하르조(Wasisto Raharjo)는 조코위 대통령이 강경 일변도인 루훗 장관을 그렇게 태스크포스의 수장으로 기용해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의 기강을 잡으려는 목적도 있다고 지적했다. 퇴역 장성인 루훗 장관은 정부와 군을 잇는 결정적인 연결고리로 팬데믹 대응에 있어 정부가 군의 역할에 크게 의존할 수 있었던 구심점이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2024년 대선을 꿈꾸는 인사들에게는 자신들이 돋보일 수 있는 기회를 빼앗아 독점한 루훗 장관의 존재 자체가 시기와 불만의 원천이기도 하다.
스포트라이트 독점 문제
이미 정치적 파벌들의 이음새에서 균열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현 국회의장이자 메가와티 민주투쟁당(PDI-P) 총재의 딸 뿌안 마하라니(Puan Maharani)는 정부의 팬데믹 대응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점점 더 높이고 있다. 뿌안은 느린 백신 공급부터 보건인력 수당지급 중단에 이르기까지 조코위 정부가 위기대응 과정에서 보인 여러 문제점들을 지적하며 강력히 비난했다.
에펜디 심볼론(Effendi Simbolon), 마신톤 빠사리부( Masinton Pasaribu)등 두 명의 PDI-P 의원은 지난 주 뿌안의 비판을 되풀이했다. 에펜디 의원은 팬데믹 초창기에 봉쇄정책을 결정하지 않은 것이 ‘위헌’이라며 지적했고 마신톤 의원은 루훗 장관이 지나치게 ‘반동적’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PDI-P 원로 정치인 헨드라완 수빠르틱노는 PDI-P 당이 여전히 현 정부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옵저버들은 현 집권여당인 PDI-P가 내부 반대파들을 키워 훗날 연립정부를 분열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여론조사기관인 파라미터 폴리틱 인도네시아(Parameter Politik Indonesia)의 아디 쁘라잇노 이사는 대통령에 대한 PDI-P당의 이례적인 공격이 팬데믹 대응을 위해 여당 내 어떤 인사에게도 역할을 맡기지 않고 오직 내각 내의 측근들만을 기용하는 조코위 대통령의 권력독점욕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컨대 현 연립정권 상황에서 PPKM을 누가 주도하여 관리할 지 등의 문제는 당의 주요인사들과 얼마든지 미리 소통할 수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거의 대부분 내각 내에서 자체적으로 처리했다는 것이다.
아디 이사는 대통령과 같은 당인 뿌안 국회의장이 현재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가 2024년 대선을 의식해 현 정부와 거리를 두려는 움직임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불화의 조짐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 정파는 비단 PDI-P 만이 아니다. 연합개발당(PPP) 유력 정치인 아르술 사니 의원 역시 정부가 팬데믹 관련 메시지 관리의 난맥상을 지적하며 국민과의 소통에 있어 일관성을 지켜 줄 것을 요구했다. 그는 팬데믹이 적절히 통제되고 있다고 말한 지 불과 며칠 만에 델타변이의 등장으로 맹위를 떨치던 코로나-19 상황이 통제불능상태라고 발표한 7월 15일 루훗 장관의 언론 브리핑을 강력히 비판하며 정부가 이런 소통방식을 개선하지 않는 한 정권유지 자체가 가능하리란 기대도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보다 분명한 불화의 조짐이 드러난 것은 갑자기 발표된 유료 백신접종 계획에 대해 국민들이 즉각적인 분노를 표하자 국회가 나서 그 계획을 철회하도록 만든 사건에서였다.
공공보건을 다루는 국회 제9위원회의 여야의원들은 모두 7월 13일 부디 구나디사디킨 보건부 장관에게 코로나-19 신규확진자 숫자가 치솟는 감염 대폭발 상황에 백신접종을 유료화 하겠다는 정부의 진의를 따져 물었다. 이날 제9위원회는 정부가 해당 프로그램의 재검토를 강력히 촉구했고 대통령은 4일 후 해당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
가라앉는 배?
연립정권 내 각 파벌들이 갈등하고 비난하며 균열을 만드는 가운데 각 정당들 역시 2024년 대선에서 자신들의 당선 기회를 극대화하기 위해 조코위 정부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자카르타 소재 국제전략연구센터(CSIS)의 정치 옵저버 노오리 옥타리자(Noory Okthariza)는 조코위 대통령이 국가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 탈출하지 못할 경우 임기가 다하기 전 연립정권 주도권을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현 정권이 팬데믹 대응에 실패하면 정권 내 이너서클 실세들조차 더 이상 위치를 지키고 있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코위 대통령이 팬데믹을 적절히 관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권에 계속 남아 있다가는 2024년 선거에서 표를 잃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굳건할 것만 같던 조코위 대통령의 지지율도 코로나-19 위기상황이 길어지면서 크게 떨어지고 있다. 7월 18일 나온 인도네시아 서베이연구소(LSI) 조사결과에 따르면 조코위 대통령의 지지율은 2021년 12월 68.9%에서 59,6%로 떨어졌는데 이는 2020년 10월의 57.9%보다는 살짝 나은 수치다. 그러나 조코위 대통령의 팬데믹 대응능력에 대한 신뢰도는 2021년 2월 56.5%에서 43%로 급락했다.
그러나 PPP당의 아르술 의원은 대통령과 각 정당들 모두 정부가 현재 받고 있는 비난에 원인을 제공했다면서 연정 붕괴의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편 다른 정당에서도 연정에 대한 강력한 결의를재확인하면서도 조코위 내각에 참여한 각 정당 구성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사실만은 인정했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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