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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조코위 대통령, 퇴임 후 가문의 미래를 위한 한 수 정치 편집부 2023-09-29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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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새해에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차남 까에상 빵아렙과 함께 수라까르따 자택에서 예전 대선 적수였던 쁘라보워 수비안또 국방장관과 그의 아들 디딧 헤디쁘라스띠요를 맞았다.(사진=조코위 트위터/자카르타포스트)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자신이 속한 정당(투쟁민주당)이 아닌 다른 정당(PSI)의 수장이 된 아들의 앞길을 축복해 주었다.

 

그의 차남이 당권을 차지한 인도네시아연대당(이하 PSI)은 투쟁민주당(PDIP)의 이해와 각을 세우고 있어 어쩌면 2024 선거에서 겨뤄야 할 경쟁상대가 될 것처럼 비칠 수도 모르지만 이번 까에상의 행보는 조코위 대통령이 아들들을 정치권 요처에 전략적으로 포진시켜, 자신의 든든한 응원군이었지만 최근 거리가 벌어지고 있는 메가와띠 수까르노뿌뜨리 투쟁민주당 총재의 고압적이고도 집요한 간섭과 견제를 피해 자신이 임기 중 이룬 위업과 영향력을 공고히 유지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읽힌다.

 

대통령 차남 까에상 빵아렙(28)은 이제 막 정치에 입문한 루키인데도 지난 25일(월) PSI 당대표로 전격 등극했다.특히 젊은 유권자 층에 집중하고 있는 PSI는 공교롭게도 2019년 선거 이후 메가와띠의 투쟁민주당과 불편한 관계를 맺고 있다.

 

정치를 모르는 까에상이 PSI 당대표가 된 것에 대해 일부 분석가들은 인도네시아 정치권에서 최근 벌어진 가장 웃기는 코미디라고 평가하는가 하면, 좀 더 진지한 평론가들은 날로 관계가 껄끄러워지고 있는 조코위와 메가와띠가 두고 있는 정치 체스에서 조코위가 이제 막 놓은 신의 한수라고도 말한다.

 

어쨌든 까에상의 PSI 입당과 뜬금없는 당대표 등극은 인도네시아 정치권을 한바탕 뒤흔든 깜짝쇼다. 그는 불과 3개월 전만 해도 정치에 입문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PSI에 입당한지 불과 이틀만에, 아버지를 보고 정치인이 되겠다는 영감을 얻었다며 당대표 수락 연설을 하면서 아버지의 풀뿌리 지지세력과 자원봉사자들에게 PSI와 함께 하자고 공개적으로 손을 내밀었다.


그는 PSI 당원들이야말로 지난 5년간의 발전이 더욱 개선된 모습으로 지속되어야 한다고 믿는 진정한 ‘조코위의 사람들’이라고 역설했다.

 

까에상이 일찍이 서부자바 데뽁 시장 후보로 나설 의향을 비쳤을 때 한 투쟁민주당 지부가 나서 적극 지지하겠다며 호들갑을 떨었으나 중앙당 엘리트들은 우선 제대로 된 정치교육을 먼저 받아야 한다고 강권했다. 그리 간단히 데뽁 시장으로 꼽아줄 수 없다며 까다롭게 군 것이다.

 

어쩌면 그런 당내 엘리트들의 고압적인 태도가 한 집안 식구가 모두 투쟁민주당에 입당하는 전통을 깨고 까에상 혼자 PSI에 향하기로 결정하게 만들었을 개연성이 크다. PSI는 입당과 출마를 위해 까에상에게 어떤 전제조건도 달지 않았고 급기야 입당하자마자 그를 떠받들어 당대표 자리에 앉혔다.

 

이러한 전개는 투쟁민주당의 당권을 장기간 틀어쥐고 명실상부 여제(女帝)로서 굳건히 자리잡은 메가와띠 총재가 그간 자신의 여러 부하들 중 한 명 정도로 치부하던 조코위 대통령과 차기 대선 킹메이커 역할을 놓고 충돌하면서 벌어진 갈등과 무관하지 않다.

 

조코위 대통령은 물론 그의 장남인 기브란 라까부밍 라까 수라까르따 시장, 그의 사위인 보비 나수띠온 메단 시장까지 모두 투쟁민주당에 당적을 두고 있다. 메가와띠와 투쟁민주당 엘리트들은 조코위 일가 구성원들에게 일개 당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시시때때로 상기시켰는데 그 방식이 때로는 과하고 때로는 굴욕적이었다.

 

실제로 조코위 대통령이 소속 정당에 대한 배타적 결정권이 없어 옵저버들은 지금 그의 가문이 구가하고 있는 명예와 융성이 퇴임 후에도 여전히 유지될지 의구심을 표해왔다.

 

뜨리아스 뽈리띠까 스뜨라떼기스 (Trias Politika Strategis) 씽크탱크의 아궁 바스꼬로 의장은 그런 상황 속에서 조코위 대통령으로서는 자신의 두 아들과 사위의 정치 커리어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보장해 줄 모종의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조코위 대통령에겐 퇴임 후 그가 시작해 놓은 정책 프로그램들의 지속가능성뿐 아니라 자신이 손수 일으켜 세운 이른바 솔로세가(勢家)’의 지속가능성 역시 절실한 상황이며 이번 까에상의 행보는 가문 차원의 그러한 의자가 투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출구전략

메가와띠 총재와 조코위 대통령 사이의 알력은 지난 4월 메가와띠가 조코위와 별다른 상의없이 당시 중부자바 주지사였던 간자르 쁘라노워를 투쟁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전격 발표하면서 더욱 악화된 것으로 관측된다.

 

측근들에 따르면 그에 대한 반동으로 조코위 대통령이 내년 선거에서 간자르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쁘라보워 수비안또 국방장관을 밀어주기로 마음을 굳혔다는 것이다.

 

쁘라보워는 자신이 조코위 대통령의 진정한 승계자라며 기회가 나는 대로 반복적으로 주장해 왔다. 그러한 이미지 메이킹에 힘입어 그는 현재 여러 여론조사에서 대선 당선가능성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는 조코위 대통령의 장남 기브란 솔로 시장을 유력한 러닝메이트 후보로 거론하고 있는데 이는 아직 지지 후보를 확정하지 못한 조코위 대통령 지지세력을 자신에게 결집시키려는 시도로 보인다.

 

현행 선거법 상 40세로 되어 있는 정-부통령 피선거권자 연령 하한선을 35세로 낮추자는 헌법청원이 현재 헌법재판소에 제출되어 있는데 쁘라보워의 그린드라당도 해당 청원에 참여하고 있다.이는 누가 뭐래도 올해 36세가 되는 기브란을 부통령 후보 중 하나로 세우기 위한 원포인트 청원이라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다.

 

여론조사기관 인디카또르 뽈리띡 인도네시아의 케네디 무슬림 연구원은 대선후보 연령 하한선을 낮추고 까에상이 PSI의 당권을 인수한 것은 메가와띠와 두고 있는 정치 체스에서 조코위 대통령이 퇴임 후에도 당내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기 위해 회심의 한 수들 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 수를 통해 조코위가 투쟁민주당에 말하려는 바는 분명하다. 퇴임 후에도 자신에게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이 있음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하지만 조코위 대통령의 솔로 세가 로드맵이 제대로 작동할지 여부는 그와 타협하고 협상할 마음이 메가와띠에게 있느냐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 [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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