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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인니 무슬림의 '타종교 축복인사 금지'가 불러온 논란 사회∙종교 편집부 2024-06-20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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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자카르타 이스띠크랄 이슬람 대사원(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

 

인도네시아 울라마 대위원회(MUI)는 타종교식 축복인사를 금지한 파뜨와(fatwa, 칙령)를 발표한 후 광범위한 반발과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정부는 물론 복수의 이슬람 단체와 인사들, 여러 인권감시단체들은 인도네시아의 종교의 자유 원칙과 그간 애써 이루어 온 종교적 관용정신이 이 파뜨와로 인해 후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5월 방까블리뚱 제도에서 열린 회합에서 MUI는 타종교식 축복인사, 타종교 축일에 다른 종교를 가진 이들에게 나누는 축하인사를 이슬람이 경원하는 다원주의로 간주해 금지한다는 파뜨와를 발표했다.

 

파뜨와 국장 아스로린 니암 숄레는 이슬림식 인사인 아쌀라무알라이꿈(assalamualaikum)은 그 자체로 기도의 일부이므로 다른 종교의 인사법을 차용하는 것은 그들의 신앙을 흉내내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논리를 펼쳤다. 간단히 말해 무슬림이 타종교식 축복인사를 한다면 그것은 그 종교의 신에게 예배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불경스러운 짓(haram)이라는 것이다.

 

무슬림들과 이교도들이 함께 자리한 곳에서 무슬림들이 아쌀라무알라이꿈과 함께 좋은 아침(Selamat pagi)’과 같이 종교적 색채가 없는 인사법을 함께 사용하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다 MUI가 추가 설명을 내놓은 바 있다.

 

MUI의 이러한 파뜨와가 광범위한 비난을 받는 이유는 이종교간 인사가 일상이 된 오늘날 너무 시대착오적인 편협함을 노골적으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이는 그간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최근 즐겨 사용하는 다종교간 인사법을 정면으로 공박하는 성명이기도 하다. 조코위 대통령은 아쌀라말라이꿈Assalamualaikum), 샬롬(shalom), 살람 스자뜨라(salam sejahtera), 옴 스와스띠아스뚜(om swastiastu), 나모 부다야(namo buddhaya), 살람 끄바지깐(salam kebajikan,)’ 이렇게 6대 종교인 이슬람, 개신교 카톨릭, 힌두교, 불교, 유교의 인사를 모두 아우르는 인사말을 즐겨 사용해 왔다.


인권옹호단체 스따라 연구소(Setara Institute)는 타종교식 축복인사가 다양한 종교 커뮤니티 간 관용의 표현이며 특히 이슬람이 인구 대다수를 차지하는 인도네시아에서 무슬림들이 다른 종교들에 대한 존중과 인정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스따라 연구소의 할릴리 하산 소장은 지난 주 성명을 통해 이번 파뜨와가 종교간 관용의 폭을 넓히고 다양성을 강화하려는 정부의 정책, 그간의 긍적적인 관행과 의제들에 반하는 반동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MUI가 이번 이종교간 축복인사를 금지하는 파뜨와를 내놓음으로써 국내 평화와 종교적 하모니를 구축하는 데에 기여해야 할, 책임 있는 종교단체로서의 역할을 저버리고 말았다고 덧붙였다.

 

스따라 연구소는 무슬림들에게 MUI의 파뜨와를 무작정 받아들이지 말 것을 촉구했다. MUI의 파뜨트와가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MUI가 인도네시아의 무슬림들을 진두지휘하는 최고기관이나 유일한 종교단체가 아니라는 점을 상기시킨 것이다.

 

인도네시아 최대 무슬림 단체인 나들라뚤 울라마(NU) 회장인 야야 초릴 스따쿠프는 이슬람식 인사인 아쌀라무알라이꿈이 기도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니 다른 종교의 인사법으로 인사하는 것 역시 그들의 신에게 경배를 올리는 예배의 일부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 하지만 우리 주변의 기독교인 친구들에게 ‘당신에게 평화가 있기를이라는 기독교식 인사가 과연 예배의 일부라 생각하느냐고 물어봤나?"라며 MUI의 해당 파뜨와와 결을 달리한 의견을 보였다.

 

정부 기관에서도 MUI의 파뜨와에 부정적 견해를 감추지 않았다. 종교부는 타종교식 축복인사를 사용하는 것이 종교간 관용을 견지하기 위한 최선의 관행으로 입증되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타종교식 축복인사를 하는 것이 종교를 서로 섞거나 대립하도록 만들려는 시도가 아니라는 점도 지적했다.

 

종교부 산하 무슬림 공동체 지도국장 꼬마루딘 아민은 성명을 통해 타종교식 축복인사를 나누는 것은 인도네시아인들이 서로 조화롭게 살아가기 위한 상징적 행위일 뿐 종교적으로 받아들일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종교부의 종교적 관용지수가 2021년 이후 계속 상승곡선을 보이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모든 인도네시아인들에게 극단으로 치닫지 말고 종교적 관용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빤짜실라이념개발원(BPIP) 역시 타종교식 축복인사가 불경하다고 한 MUI의 파뜨와가 모든 인도네시아인들에게 종교의 자유가 있다고 천명한 건국이념인 빤짜실라의 첫 번째 강령에 대한 도전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BPIP의 유디아완 와휴디 원장은 타종교식 축복인사가 우리 선조들로부터 수 세기에 걸쳐 이어져 내려온 유구한 전통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이슬람 단체들에 비해 정작 타종교 지도자들은 보다 온건한 반응을 보였다. 인도네시아 교회공동체(PGI)의 고마르 굴똠 회장은 MUI가 자신이 원하는 바에 따라 마음대로 파뜨와를 낼 권한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은 비록 무슬림이 아니지만 이를 존중한다고 전제했다.


샤리프 히다야뚤라국립이슬람대학교(UIN)의 이슬람법 교수 아흐맛 똘라비는 MUI의 파뜨와가 오직 무슬림들만 모이는 금요 기도회나 쁭아지안(Pengajian;이슬람 스터디 그룹)의 경우에만 적용되어야 하며 일반적인 대중모임에서는 타종교식 축복인사를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특히 정부 행사와 같이 여러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하는 자리에서 종교적 관용을 상징하는 타종교식 축복인사를 사용하는 것은 여러 종교적 공동체들간 화합을 일궈내려는 노력의 일환이란 점을 강조했다. [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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