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자카르타 주지사 당선 가능성, 리드완 까밀 앞지른 쁘라모노 아눙 정치 편집부 2024-11-18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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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7일 자카르타 주지사 후보 토론회에 나선 후보들(왼쪽부터) 리드완 까밀, 다르마 뽕레군, 쁘라모노 아눙 (사진=자카르타 선거관리위원회 유튜브 계정 영상 캡처)
사이풀 무자니 리서치 앤 컨설팅(이하 SMRC)이 지난 10월 31일~11월 9일 기간
중 1,200명의 자카르타 시민들에게 자카르타 주지사 후보들의 당선가능성을 물은 여론조사에서, 투쟁민주당(PDIP) 측 후보 쁘라모노 아눙-라노 까르노 팀이 46%를 기록해 선진인도네시아연대(KIM) 정당연합 지원을 받는 리드완 까밀-수스워노 팀의 39.1%보다 무려 6.9%를 앞섰다. 이 수치는 해당 여론조사 오차범위 2.9%를 크게 벗어난 것이다.
이 조사에서 쁘라모노-라노 후보팀이 치고 나갈 수 있었던 것은 1990년대 브따위(Betawi) 사회를 중심으로 잔잔하면서도 감동적인 스토리를 펼친 인기 드라마 <구도자 시 둘(Si Doel Anak Sekolahan)>의 주연을 맡았던 배우 출신 정치인 라노 까르노의 인기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따위 족은 자카르타 지역 토착민들로 SMRC 조사에 따르면 전체 자카르타 시민의 93%가 시 둘(Si Doel)을 연기했던 전 반뜬 주지사 라노 까르노를 알고 있다고 답했다.
따라서 SMRC의 데니 이르바니 대표는 이번 주지사 선거가 결선까지 가지 않고 1차 투표에서 결판날 가능성이 크다고 점쳤다.
꼼빠스닷컴의 여론조사 부서인 리뜨방 꼼빠스(Litbang Kompas)가 지난 10월 20일~25일 기간 중 별도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조코 위도도 대통령 정권 내내 장관급인 내각사무처장을 지낸 쁘라모노가 38.3%, 서부자바 주지사를 역임한 리드완이 34.6%의 지지율을 각각 보였다. 이 여론조사의 오차범위는 2.9%였다.
바로 그 직전인 10월 10일~17일 사이에 또 다른 여론조사기관인 름바가 서베이 인도네시아(LSI)가 실시한 조사에서는 쁘라모노-라노 후보팀에 대한 지지가 9월의 28.4%에서 10월 41.6%로 상당히 증가한 반면, 리드완-수스워노 후보팀에 대한 지지는 51.8%에서 37.4%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무소속 후보인 다르마 뽕레꾼-꾼 와르다나 후보팀은 모든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한 자리 수를 넘지 못해 최하위를 기록했다.
늘어난 지지세
쁘라모노-라노에 대해 투쟁민주당의 지지세가 결집되었을 뿐 아니라 상대편 쁘라보워 진영의 표도 일부 넘어오고 있다.
조코위와 쁘라보워의 열성 지지세력 중 ‘브라보 5(Bravo5)’라는 단체가 지난 15일 쁘라모노-라노 후보팀을 지지한다고 발표하며 돌아섰다. 이 단체가 지지후보를 갑자기 바꾼 것은 현재 국가경제위원회(DEN) 위원장이자 쁘라보워 대통령의 투자 분야 특별고문인 루훗 빈사르 빤자이딴의 지시를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쁘라모노-라노 팀은 15일(금) 아침 여전히 자카르타 주민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는 아니스 바스웨단 전 자카르타 주지사와도 회합을 가졌다. 아니스는 남부 자카르타 르박불루스 소재 자신의 집에 이들 두 후보를 초청해 찍은 사진들을 게시했다. 그들은 아니스의 자택에서 아침식사를 함께 하며 자카르타의 현황과 미래에 대해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대선에서 낙선한 후 아니스는 11월 지방선거에서 자카르타 주지사 재선을 노렸지만 자신을 지지해줄 정당을 얻지 못해 아예 출마 자체를 하지 못했다. 그러자 쁘라모노-라노 팀과 리드완-수스워노 팀은 자카르타 주지사에 당선된다면 앞다퉈 아니스가 주지사 재임 당시 진행했던 프로그램들을 자신들이 계승하겠다며 각각 아니스 지지자들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리드완-수스워노 팀을 지지하는 쁘라보워 진영은 대선 당시 아니스를 지원했던 나스뎀당, 복지정의당(PKS), 국민각성당(PKB)을 속속 자기 진영으로 끌어들여 주의회의 일정 의식 이상의 지원을 받아야만 출마가 가능한 선거법에 의거, 아니스의 주지사 선거 출마를 원천 봉쇄했다.
그러다가 선거관리위원회(KPU)가 8월 27일 후보등록을 시작하기 직전, 헌법재판소가 해당 출마조건을 대폭 완화해 당시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않은 투쟁민주당(PDIP)의 지지만 받으면 아니스가 기사회생해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다.
하지만 투쟁민주당의 메가와띠 수까르모뿌뜨리 총재는 당시 현직 조코위 대통령과 후임 쁘라보워 대통령 당선자와 줄곧 맞서온 아니스 대신 양쪽 모두가 호감을 갖고 있던 쁘라모노를 선택하면서 자카르타 시민들의 지지율이 가장 높았던 아니스가 결국 도태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당시만 해도 대중적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쁘라모노 아눙이 서부자바 주지사를 지내며 대중 앞에 수시로 모습을 보이며 나름 성공적인 행정가의 면모를 보인 리드완 까밀을 당선가능성에서 앞선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다리 역할을 한 쁘라모노
일각에서는 쁘라모노-라노 팀의 지지가 오르고 있는 것에는 쁘라모노가 쁘라보워의 여권 지지자들과 아니스의 야권 지지자 모두에게 어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싱크탱크 뜨리아스 뽈리까 스뜨라뜨기스(Trias Politika Strategis)의 아궁 바스꼬로 대표는 쁘라모노가 투쟁민주당의 메가와띠, 그린드라당의 쁘라보워, 당시 현직 대통령 조코위, 그리고 심지어 야권의 아니스, 전 자카르타 주지사 아혹까지 모두 아우르며 그들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해온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투쟁민주당이 쁘라보워 행정부를 지지할 지 또는 각을 세우며 철저한 야당을 자임할 지 아직도 결정하지 않은 가운데 쁘라모노와 라노는 자카르타 주-부지사로 당선된다 해도 중앙정부를 상대로 투쟁하는 극렬 야당 역할을 할 것 같지는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래서 리드완-수스워노를 지원하는 쁘라보워 진영에서도 큰 정치적 부담 없이 이탈표가 생기는 것이다.
아궁은 쁘라모노가 당선되면 중앙 정부와 이해를 공유하고 쁘라보워와 메가와띠 사이를 조율하는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지만 수도 이전에 따라 자카르타가 국가수도지위를 잃으면 자카르타 주지사의 위상과 영향력 역시 예전에 비해 크게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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