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인니 대학강사 급여 인상 연기...다시 불거진 정부 진정성에 대한 불신 사회∙종교 편집부 2024-12-31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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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뜨리요 수만뜨리 브로조네고로 고등교육과학기술부 장관(오른쪽에서 두 번째, 흰색 셔츠)이 2024년 12월 3일 교육 및 문화를 감독하는 국회 제3위원회와 회의에 참석한 모습 (사진=안따라/Asprilla Dwi Adha)
최근 고등교육과학기술부가 대학 강사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을 의무화하도록 한 장관령의 제정 연기를 결정하자 일각에서는 강사복지 개선에 대한 정부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한편 인센티브 지급이 현실화되면 그 금액을 지불할 책임을 지게 될 사립 교육재단들은 교육부의 연기 결정을 환영했다.
임기 종료를 한 달 앞두고 있던 2024년 9월 나딤 마까림 당시 교육부 장관은 강사의 급여와 경력관리과정에 대한 포괄적 프레임워크를 수립하는 장관령에 서명한 바 있다. 이 정책에는 정부가 2025년 1월부터 공무원 신분의 강사들에게 성과급 수당을 지급하도록 강제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었다.
또한 이전 규정에 있던 고과점수 기반 승진제도를 철폐하고 강사가 소정의 능력시험에 합격해야만 승진할 수 있도록 했다. 즉 더 이상 좋은 고과를 받기 위해 상사나 교육재단 측 눈치를 볼 필요 없이 시험을 통해 능력을 증명하면 얼마든지 승진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나딤이 해당 장관령을 내놓은 이유는 다른 부처나 국가기관 공무원들과 달리 대학 강사들은 딱히성과수당을 받을 길이 없었으므로 턱없이 적은 급여를 받고 있는 이들 강사들의 복지를 개선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를 요구하는 강사들의 아우성 역시 큰 역할을 했다.
나딤의 새 정책은 전국 사립대학들이 강사들을 위한 인센티브를 추가로 마련해 강사들이 최소한 자신이 일하는 지역의 최저임금 수준 정도는 받게 해 줄 것을 요구했다.
고급인력인 대학강사들에게 최소한 최저임금 정도를 받게 해준다는 것은 당연하고도 고귀한 일이지만 오랜 세월 강사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문화에 익숙한 대학이나 교육재단 입장에서는 늘어나는 비용 부담이 탐탁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지난 10월 21일 임명된 현직 고등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사뜨리요 수만뜨리 브로조네고로는 교육부가 해당 규정을 평가해 강사수당 인상 지급을 연기할 수도 있다는 발표를 지난 주 내놓으며 그들의 불만을 단번에 해소해 주었다. 물론 그 결정으로 인해 강사들은 계속 착취당하며 열악한 환경에 처할 수밖에 없고 그들의 강의 퀄리티는 계속 추락할 수밖에 없다.
사뜨리요 장관은 12월 17일자 공문을 통해 그간 고등교육계의 여러 단체들로부터 받은 다양한 제안들을 깊이 숙고하여 해당 규정에 대한 재검토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그가 언급한 고등교육계의 여러 단체들이란 강사 수당을 올려줘야 할 당사자인 사립대학들일 개연성이 매우 높다.
그는 교육부 초기 조사를 통해 강사들의 성과수당을 지급할 예산이 충분치 않다는 사실이 확인되어 재무부에 예산부족을 메우기 위해 고등교육과학기술부 예산의 증액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돈이 없으니 강사료를 올려줄 수 없다는 사립대학들 입장에 부처 차원에서 동조한 것이다.
쁘라보워 대통령은 지난 10월 취임 이후 이전 정부의 교육문화연구기술부를 초중등교육부, 고등교육과학기술부, 문화부의 세 부처로 분할하여 교육 예산을 나누어 부처별로 할당한 바 있다.
강사들의 복지개혁
캠퍼스노동자연대(SPK)의 일원이기도 한 자카르타 주립대학(UNJ) 강사 라흐맛 히다얏은 정부가 이전 장관령의 재고를 결정한 것을 보면 골든 인도네시아 2045 비전(2045년에 인도네시아가 세계 선진국에 합류할 것이란 청사진)을 현실화하기 위해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의지가 정말 진심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그 목표를 달성하려면 대학 강사들의 복지 개선은 가장 기초가 되는 일인데 그조차 재고하고 보류한다면 당국이 말하는 골든 인도네시아를 향한 의지는 허구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라흐맛은 대학 강사들, 특히 사립대학 강사들이 매월 최대 고작 60만 루피아(약 5만4천원)의 급여를 받고 있으며 개중엔 쌀이나 식용유 같은 생필품을 보수 대신 지급받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강사들이 어떻게 책과 노트북을 사고 인터넷을 연결이나 할 수 있겠습니까?" 그는 이렇게 강변했다.
최근 노동조합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강사 1,200명의 60%가 월 평균 최저임금인 300만 루피아(약 27만 원) 미만을 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취업 자체도 적고 그나마 대부분 사립대학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이 영향을 끼친 것이다.
라흐맛은 대학들의 열악한 상황을 보여주는 사례로서 반뜬주 땅그랑에 소재한 무함마디야 대학교를 들었다. 이 사립대학교는 강사와 직원들 미지급 급여와 수당이 무려 72억 루피아(약 6억4,400만 원)나 밀려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경기 침체로 중퇴한 학생들이 많아 학생들의 수업료만으로는 학교의 재정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통계청(BPS)의 2022년 데이터에 따르면, 전국 3,100개의 대학교 중 96%가 사립이고, 269,000명의 강사들 중 약 70%가 이들 사립대학에서 일하고 있었다.
인도네시아 사립대학협회(APTISI)의 부디 잣미꼬(Budi Djatmiko) 회장은 대중 참여가 미미한 상태에서 나딤 장관이 독단적으로 문제의 장관령을 내놓았다는 정당성 문제를 부각하며 해당 법규정의 재평가 결정을 열렬히 환영했다.
그 역시 강사들의 복지 개선을 지지하는 입장이라면서도 정책입안자들은 현장 상황이 어떤 지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며 나딤 장관의 장관령이 현장을 모르는 사람들끼리 만들어낸 탁상공론의 결과물이라고 폄하했다.
그는 정부가 사립대학교에 별다른 재정 지원도 하지 않는 만큼 사립대학 경영에 과도하게 개입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디는 전국 사립대학의 70%가 학생수 500명 미만의 작은 규모이므로 나딤 장관의 장관령을 준수하기에는 재정적으로 미약하므로 사립대학들이 강사에게 충분한 급여를 지급하길 원한다면 그럴 수 있도록 당국이 먼저 사립대학들을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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