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인니 쁘라보워 취임 3개월, 좌충우돌 홍백내각 정치 편집부 2025-01-24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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쁘라보워 수비안또 대통령(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인도네시아 쁘라보워 수비안또 대통령 행정부의 첫 3개월이 지났다. 그 사이 여러 장관들의 일탈과 부처 간 조율 부족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났는데, 일부 전문가들은 각 부처들이 취임 100일 프로젝트 등 정부의 핵심 이슈들과 목표 달성을 위해 채찍질하며 달리는 과정에서 과도한 부하가 걸리고 있기 때문이라 분석했다.
쁘라보워 대통령이 48명의 장관과 56명의 차관으로 이루어진 홍백(Merah Putih)내각과 일곱 명의 장관급 기관장들로 행정부를 비대하게 꾸린 것은 거대 연정에 참여한 각 정당들과 조력자들에게 자리를 골고루 자리를 나눠주며 결집시키려 했기 때문인 측면이 크다.
쁘라보워는 무상급식을 비롯한 여러 포퓰리즘 정책들을 시행하면서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지지도를 끌어냈지만 동시에 몇몇 내각 구성원들이 논란과 구설수를 일으켜 적잖은 오점도 함께 남겼다.
가장 대표적인 혼란상은 땅그랑 해역 총연장 30킬로미터에 달하는 바다 울타리 문제와 관련해 삭띠 와휴 뜨렝고노 해양수산부 장관과 해군이 충돌하면서 벌어졌다.
삭띠 장관은 문제의 바다 울타리가 불법이라며 철저한 조사를 천명했는데 며칠 후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려는 상황에서 갑자기 해군이 병력을 보내 바다 울타리를 철거하기 시작했다. 해수부와 사전 조율이 되지 않았던 해군은 울타리를 철거하라는 대통령의 명령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삭띠 장관은 해당 울타리가 범죄사건의 주요 증거물이니 철거를 중지하라 요구했고 해군은 이에 영향을 받은 듯 그간 철거를 위한 장비점검을 한 것뿐이라며 철거작업 중단을 선언했다. 그 시점에 이번엔 환경삼림부가 나서 필요한 증거는 모두 수집되었으니 울타리를 철거해도 좋다고 참견하며 해수부에 어깃장을 놓는 장면도 있었다.
그러자 이번엔 해군참모총장까지 직접 나서 바다 울타리 철거작업 재개를 현지 부대에 공식 명령하면서 이 사건은 또 한 번의 방향 전환을 맞는다. 그간 일단의 회동을 통해 쁘라보워 대통령의 의지가 울타리 철거에 있음을 알고 머쓱해진 삭띠 장관은 해수부와 해군 그리고 관계 기관, 어민조합 등과 함께 공동철거작업을 진행한다고 재차 발표했다. 하지만 정작 해당 바다 울타리를 누가 설치했는지는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한편 해당 해역에 건축권(HGB) 형태의 토지소유권이 두 개의 기업과 몇몇 개인들 명의로 설정되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는데 누스론 와히드 현 농지공간계획부/국토부 장관은 해당 건축권(HGB)이 자신이 취임하기 전인 2023년에 설정된 것이라며 한 발을 뺐고 당시 국토부 장관을 역임했던 아구스 하리무르띠 유도요노 현 인프라지역개발조정장관과 하디 짜햔토 전 정치사법치안조정장관도 해당 건축권(HGB)에 대해 보고받은 바 없다고 책임을 회피했다.
해당 해역의 건축권이 큰 문제로 비화될 듯하자 전현직 관련 장관들이 전부 손사래 치며 자긴 관련 없다고 한 것이다. 문제의 건축권(HGB) 허가들은 모두 취소 수순에 들어섰다.
부가가치세를 12%로 인상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관련 장관들이 각각 다른 목소리를 내며 메시지가 엇갈렸다. 2025년 1월 1일부터 부가세를 일괄 인상하기로 했던 해당 정책은 새해를 1시간 앞둔 2024년 12월 31일 밤 11시에 전면 철회되고 사치품에만 12% 부가세가 적용되는 것으로 수정됐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다. 이후에도 원래대로라면 학비와 생필품은 부가세 면제 대상이지만 국제학교 수업료와 프리미엄 쌀에는 12%의 부가세가 붙는다는 발표와 함께 논란이 벌어지며 관련 장관들이 한동안 엇갈린 주장을 내놓았다.
종교발전 부문 대통령 특임대사 미프타 마울라나 하비브라흐만이 비오는 날 종교행사에서 아이스티를 파는 노점상을 바보라고 놀리는 동영상이 일파만파 퍼져 구설수에 오르자 쁘라보워 대통령이 내각 사무처장 떼디 인드라 위자야 소령을 통해 그를 질타했고 미프타는 공개 사과한 후 특임대사직을 사임했다.
한편 얀드리 수산또는 마을지역개발부 장관으로 취임한 지 불과 이틀 후에 있었던 가족행사에 부처 공식 엠블렘을 찍은 초청장을 내보내며 위세를 과시해 세간의 빈축을 샀다. 이 사실이 널리 알려지며 취임 2일만에 장관 권한을 개인 행사에서 풀스윙한 장관의 행태가 사회적 물의를 빚자 이번에도 떼디 소령이 내각 구성원들에게 대통령의 경고를 전했다. 얀드리 장관은 공개사과했지만 장관직에서 물러나진 않았다.
가장 최근에는 사뜨리요 브로조네고로 고등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오만한 리더십 때문에 부처 직원들이 1월 20일(월) 청사에서 데모를 벌이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지만 이 문제는 같은 날 장관이 무단 해고했던 직원을 다시 불러들여 화해하면서 일단 봉합됐다. 고등교육과학기술부에서 벌어진 이 사건에 대해 답변을 요구받은 대통령실 커뮤니케이션팀장 하산 나스비는 모든 것이 원만히 처리되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의회는 관련 추이를 긴밀히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낸 상태다.
옵저버들은 쁘라보워의 내각이 지나치게 비대하게 부풀려지고 업무전문성 없는 인사들이 오직 정당 간 정치적 협상의 결과로 임명된 경우가 즐비한 것이 부처들 사이에서 좀처럼 조율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정치분석가 요스 끄나와스는 쁘라보워가 결단이 빠르고 실무적인 리더인 것이 사실이지만 무려 48명이나 되는 장관들의 정책을 모두 일일이 조율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데 그들의 행실까지 관리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공공정책 전문가 뜨루부스 라하르디안샤는 애당초 쁘라보워가 내각을 구성할 때 능력 있는 인사를 적합한 자리에 배치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고 분석했다. 쁘라보워는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들을 두 팔 벌려 환영하는 타입의 리더인데 내각 요직에 임명된 이가 사실은 뭘 해야 할 지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한 경우에도 환영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즉 어쩔 수 없이 아무나 받아들여 장관을 시켰다는 비난이다.
따라서 이제 쁘라보워는 자신의 우선순위 정책들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실적이 저조한 장관들을 퇴출시키고 능력있는 인사로 경질하는 개각 카드를 조만간 꺼낼 것이라고 뜨루부스는 예측했다. [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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