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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자카르타 옷장까지 파고든 K-패션 물결 문화∙스포츠 편집부 2025-02-18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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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자카르타의 팝마트에 라부부 인형을 사려고 몰려든 사람들 (사진=자카르타포스트/Shutterstock) 

 

스나얀시티 몰의 새 미니멀리스트 의류매장 위에 있는 굵은 빨간색 마르디 메크르디(Mardi Mercredi) 간판이나 2024년 센트럴파크몰에 오픈한 파란색 테마의 의상실 에이랜드(Aland), 2023년 자카르타에 상륙한 MLB 코리아와 현재 전국에 매장을 둔 마르헨제이(Marhen J)는 모두 한국 의류 브랜드들이다. K-드라마와 K-, K-푸드, K-뷰티에 이어 인도네시아는 이제 바야흐로 K-패션의 시대다.


트렌드세터(Trendsetters)

90년대에 전 세계 소녀들은 '레이첼' 헤어컷(“The Rachel” haircut)을 원했지만 요즘 최고의 트렌드세터는 할리우드가 아니라 한국이다.

 

블랙핑크 리사가 라부부(Labubu)인형과 액세서리를 하고서 인스타그램에 등장하자 자카르타에서블랙핑크 공연을 보려고 긴 줄을 서기도 했던 인도네시아 팬들은 라부부 인형에도 푹 빠졌고 곧 라부부의 괴물 인형들이 세계 소녀들의 일상을 점령해 버렸다. 라부부 인형은 중국산이다.


블랙핑크 멤버들이 입는 것, 사용하는 물건, 장식품, 가방, 차량, 모자 등은 당장 전세계에서 유행했다. 그게 라부부 인형의 경우에도 벌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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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부부 인형과 블랙핑크 리사 

 

 

충성스러운 팬들

로컬 브랜드나 글로벌 브랜드 가릴 것 없이 한국 연예인들, 특히 케이팝 아이돌들을 홍보대사로 영입하는 것은 그들의 스타파워가 동반한 열렬한 충성 팬들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서다


아무리 블랙핑크라 해도 동시에 세계 모든 곳에 존재할 수 없지만 그들의 팬은 거의 무소부재하며 때로는 사뭇 전지전능하기도 하다. 그러니 케이팝 아이돌들을 비싼 개런티를 주고 불러들여 온갖 광고를 찍어도 절대 손해나는 장사가 아니다.

 

요즘 인도네시아에서 케이팝 그룹들 중 BTS와 세븐틴(Seventeen)이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32세의 에이미는 지난 3년간 다섯 개 도시에서 열린 세븐틴의 7개 콘서트에 참석했다. 심지어 그녀는 시상식과 팬미팅에도 티켓을 사고 찾아갔다. 이들 아이돌에 대한 그녀의 사랑은 그들의 음악에 한정되지 않고 쇼핑 습관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녀는 세븐틴 멤버 김민규 때문에 옷, 신발, 모자, 화장품 등을 샀고 심지어 서울까지 날아가 민규네 미용실에도 갔다. 이 정도면 열혈팬 인정이다.

 

에이미가 최애 아이돌을 따라 그런 구매를 하는 것은 정서적 유대감을 공유한다는 환상 때문이다. 그녀는 마치 민규와 옷장을 공유하는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되고 가끔은 민규가 실제로 입었던 오버사이즈 티셔츠를 사 입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고 말한다.

 

32세 메이따는 BTS 팬클럽 아미(ARMY)의 헌신적인 멤버로 그의 인생목표(?) BTS에게 자신의 열렬한 지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BTS 관련 아이템을 사는 데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그래서 BTS가 홍보한 필라(Fila) 셔츠, 화장품, 심지어 히트곡 버터(Butter)’ 발표 기념 특별 한정판인 노란색 쌤소나이트 가방까지 구매했다.

 

그것이 그가 BTS를 응원하는 방식이고 그런 소비를 통해 최애 아이돌들과 더욱 가까워진 느낌을 만끽한다. 메이따는 최근 네오 소호 몰에서 열린 BTS 전시회에서, 그가 가장 좋아하는 멤버 RM이 디자인한 캔버스 백을 130만 루피아( 113,500)를 주고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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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 캘빈 클라인 매장의 BTS 정국의 광고판 (사진=자카르타포스트/Shutterstock)  

 

물론 이런 소비는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케이팝 멤버들이 사용하는 제품 브랜드의 홍보대사라는 느낌까지 공유하는 것도 아니다. 오로지 팬심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이따는 일주일에 두 번씩 플라자 스나얀의 캘빈 클라인(Calvin Klein) 매장 디스플레이에 BTS 정국을 보다가 불현듯 필요한 것이 생각나 충동구매를 하곤 하는데 가장 최근에 산 것은 프리미엄 속옷이다.

 

이제 메이따의 옷장에는 여러 장의 캘빈 클라인 속옷과 두 개의 셔츠가 들어 있는데 정작 정국이 광고에서 입고 있는 재킷은 품절되어 어디서 구매할 수 있는지 백방으로 찾고 있다.

 

셀럽 스타일

브랜드를 넘어, 한국적인 스타일과 한국의 독특한 미적 감각 자체 케이팝 팬들뿐 아니라 일반 패션 애호가들에게도 영감의 원천이 되고 있다.

 

2019년작 <사랑의 불시착>에서 여주인공 손예진의 상징적인 선글라스는 한국의 안경 브랜드 젠틀몬스터(Gentle Monster)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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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손예진의 젠틀몬스터 선글라스 


MC겸 모델이자 배우인 무띠아 쁘리따는 10대 시절엔 케이팝에서 영감을 받은 스타일을 선호했지만, 30대가 된 지금은 케이팝보다 K-드라마 속 등장인물들의 우아한 스타일을 선호한다. <눈물의 여왕> 여주 김지원 배우의 고급스러운 스타일, 한국 배우들의 세련미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또한 예전에는 동경하던 아이돌들의 다양한 머리 컬러를 실험해 봤지만 지금은 한국 여배우들의 짙은 갈색과 검은색만 고집하고 있다

 

2023년 후반부터 2024년 초까지 인도네시아인들이 가장 많이 시청한 넷플릭스 시리즈 <눈물의 여왕> 외에도, <지금 거신 전화는(2024)>, <나의 완벽한 비서(2025)>와 같은 최근 K-드라마는 세련된 오피스 패션부터 낭만적인 데이트 복장, 편안한 운동복에 이르기까지 시청자에게 다양한 패션 영감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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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나의 완벽한 비서(Love Scout)> 

 

이런 스타일을 따라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인스타그램@kdrama_fashion과 틱톡@kdr.fsh 계정은 정확한 의상 세부 정보를 제공하며 종종 루피아나 다른 여러 통화로 된 가격표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라디오 DJ이자 MC인 찌아 와르다나의 경우 유명인을 무작정 따라하는 것보다 개인 취향에 맞는 영감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녀는 오히려 한국 모델과 인플루언서들로부터 패션영감을 얻는다. 블랙핑크 제니와 f(x)의 크리스탈을 좋아하지만 패션 면에서는 아이린과 애슐리 최 같은 사람들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는 것이다.

 

찌아에게 패션이란 맹목적으로 허겁지겁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트랜드를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소화하는 것이란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한류 스타들의 패션이 아무리 좋아도 자기 취향에 맞을 때에만 비로소 영감으로 작동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특히 여성 아이돌이 MC 활동을 위해 입는 의상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드라마 속 다양한 이벤트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하는 헤어스타일에도 주목한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한국 스타일(Korean style)’을 간단히 검색하면 현지 리셀러가 판매하는 한국 분위기의 의류 및 액세서리에 대한 다양한 옵션을 담은 리스트가 끝도 없이 이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거의 무한하다고 말할 정도다. K-패션의 물결이 당분간 가라앉지 않을 것이란 증거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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