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인니 프라보워의 차기 대선후보 추대 수락과 영구 정당연합 제안...엇갈린 반응 정치 편집부 2025-02-20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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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14일 대선에서 빠른 개표 결과 50% 이상의 득표율로 선두를 보이며 대선 1차전에서 승리를 주장한 쁘라보워 수비안또 (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인도네시아 쁘라보워 수비안또 대통령이 현재 연정에 참여하고 있는 선진인도네시아연대(KIM) 정당연합을 영구화하자는 제안을 내놓자 각 정당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2024 대선을 치르면서 구축된 현재의 정당연합을 영구화한다는 것은 2029년 대선에서도 KIM 소속 정당들이 의무적으로 쁘라보워의 재선을 지지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쁘라보워의 이러한 아이디어는 국민각성당(PKB)의 무하이민 이스깐다르 당대표가 처음 대중에게 공개했다. 쁘라보워가 지난 14일 서부자바 보고르 소재 대통령 사저에서 KIM 소속 정당 당대표들과 회동하면서 이런 제안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한편 쁘라보워는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 지 불과 몇 개월 지나지도 않은 2월 13일 그린드라당 대표(총재) 연임과 2029년 차기 대선후보 추대를 수락했다.
그가 차기 대선에 출마해 당선되려면 KIM 정당연합의 지속적인 충성이 불가결의 요소다. 하지만 지난 달 헌법재판소가 일정 비율 이상 국회의석을 차지한 정당만이 대선 후보를 낼 수 있다는 종전의 출마요건을 위헌으로 판정함에 따라 KIM 소속 정당들은 모두 의석 수와 관계없이 독자적으로 대선 후보를 낼 자격을 각각 확보한 상태다. 일정 의석 점유율을 달성하기 위해 정당들이 서로 이합집산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따라서 이제 자체 후보를 낼 수 있게 된 각 정당들이 쁘라보워의 정당연합 영구화 제안에 신중하게 반응하는 것은 당연하다. 일부 정당들이 즉시 쁘라보워의 제안을 지지한 반면 다른 정당들은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무하이민의 국민각성당(PKB)은 영구 정당연합이 국가발전을 강화하고 가속화할 것이라며 쁘라보워의 제안을 앞장서 환영했고 KIM 정당연합 최대 국회의석의 골까르당을 비롯해, 국민수권당(PAN), 복지정의당(PKS), 인도네시아연대당(PSI), 민주당 등이 찬성 의사를 밝혔다.
복지정의당 고위 정치인 아흐맛 헤리야완은 KIM 정당연합이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소속정당들의 맹세를 토대로 결속되어 있다고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복지정의당은 지난 대선에서 쁘라보워의 반대진영인 아니스 바스웨단을 지지했다가 선거 패배 후 KIM으로 투항한 정당이다.
복지정의당과 같은 이력을 가진 나스뎀 당의 수리야 빨로 총재는 쁘라보워 대통령의 제안을 당에서 먼저 검토해 봐야 한다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나스뎀당 원로 정치인 윌리 아디띠아는 2029년 대선에 대한 당의 입장을 말하기엔 아직 시기상조라 전제하며 우선은 쁘라보워가 첫 임기에 성공적으로 대통령 책무를 수행하도록 그의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데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당연합 영구화 제안은 누가 봐도 쁘라보워의 2029년 대선 승리를 일찌감치 예약하기 위한 거래 시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그러나 분석가 아궁 바스꼬로는 지금은 동의한다고 말한 정당들 중에서도 2029년 대선이 임박하면 입장을 바꾸는 정당들이 나올 것이며 특히 대선 출마의 걸림돌이었던 국회 점유율 기준 등 높은 문턱이 폐지된 지금 그럴 가능성은 여느 때보다도 높다고 평가했다. 그는 쁘라보워가 자신이 당연히 재선되어야 할 이유를 국민과 연정 구성원 모두에게 먼저 확신시키는 것이 우선이라 말했다.
한편 그린드라당 정치인 수기오노는 쁘라보워의 재선이라는 그린드라당의 일방적 이익을 위해 정당연합 영구화를 제안한 것이 아니라며 전문가들의 추측을 일축했다.
일단의 포퓰리즘 프로그램
쁘라보워는 자신이 현재 펼치고 있는 야심찬 포퓰리즘 프로그램들이 주효해 얼마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80%를 넘나드는 높은 국정지지율에 고무되어 재선 당선을 일찌감치 확신하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지난 2월 15일(토)에 있었던 그린드라당 창당 17주년 기념행사에서 자신의 정책과 프로그램들이 국민들의 요구를 충족하지 못한다면 차기 대선후보 지명을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연설하며 자신만만했다.
그는 자신의 프로그램들이 실패하면 국민들 앞에 부끄러워 (그린드라)당에게 (자신의) 지명을 계속 유지해 달라 요구할 면목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카르타 소재 싱크탱크인 전략국제연구센터(CSIS)의 니끼 파흐리잘은 유권자들이 지난 10년 동안 정권의 당근책 포퓰리즘 정책에 푹 빠져 왔으므로 쁘라보워가 말하는 ‘사람 중심 프로그램’ 역시 다양한 포퓰리즘 정책으로 가득 채워져 재선 캠페인의 중추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쁘라보워는 자신의 대표 공약인 학생과 임산부를 위한 무료급식 프로그램 시행에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집권 100일 여론조사에서 80% 전후의 압도적인 국정지지도를 기록했다. 국민들 눈에 비친 그의 확고한 리더십과 이미 계획된 정책의 실행과 구현에 대한 열정이 높은 지지율로 이어진 것이다.
무료급식 프로그램 외에도 쁘라보워는 대규모 식량단지(푸드에스테이트)구축, 매년 300만 채의 주택 건설, 전국민 무료 건강검진 제공 등 다른 야심찬 공약들도 시동을 걸고 있다.
니끼는 권위주의 대통령이었던 수하르또가 ‘국민이 원하는 한’이라는 문구를 사용해 수십 년간의 철권 독재통치를 연장하며 자신의 권력 영구화를 정당화했던 것을 상기시켰다. 수하르또의 사위였던 쁘라보워 역시 같은 맥락에서 현재의 높은 국정지지도를 재선 도전 정당성의 근거로 삼을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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