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대통령의 '개돼지' 막말, 불통의 정부 > 정치∙사회

본문 바로가기

팝업레이어 알림

팝업레이어 알림이 없습니다.
사이트 내 전체검색

정치∙사회 인니 대통령의 '개돼지' 막말, 불통의 정부 정치 편집부 2025-03-28 목록

본문

쁘라보워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대학생들의 시위"암흑의 인도네시아" (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인도네시아 쁘라보워 수비안또 정부는 대중을 무시하는 소통 스타일로 비판을 받고 있는데, 분석가들은 이것이 폐쇄적이고 상명하복 방식의 정책 결정 성향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 문제는 대통령 자신부터 그렇다. 그 역시 자신의 행정부가 비판받으면 막말에 가까운 언어를 구사하며 반박하곤 했다.

 

그는 지난 20일 중부자바 바땅 인더스트로폴리스 경제특구(SEZ) 출범식 연설에서, 다운스트림 정책을 포함한 자신의 정책들을 비난하는 목소리에 대해 개들이 짖게 내버려두고, 우리는 계속 전진할 것이라 말하길 서슴지 않았다. 인도네시아어에서 상대방을 개에 비유하는 것은 매우 경멸적인 의미다.

 

이것이 쁘라보워의 첫 막말은 아니다. 지난 2 15일 그린드라당 창당 17주년 기념식에서 당시 이례적인 대규모로 벌어지고 있던 반정부 비판과 시위에 대해 시위자들을 향해 매우 천박한 자바어 표현인 ‘ndasmu(은다스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네 대가리라는 뜻이다. 이에 내각 장관들과 조코 위도도 전 대통령을 포함한 청중들은 매우 재미있는 유머라도 들은 듯 웃었다.

 

나쁜 선례

대통령 보좌진도 무례한 의사소통을 즐긴다는 면에서 그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을 보였다.

 

대통령 소통실장 하산 나스비는 지난 21일 뗌뽀지 기자가 귀가 잘리고 썩어가는 돼지머리가 든 익명의 소포를 받은 사건에 대해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냥 요리해 드세요. 마침 돼지고기를 원하던 차였다고 농담하는 걸 봤는데 겁내지 않는다는 뜻이잖아요?"

 

인도네시아 언론이 익명의 테러범에게 위협받는 상황에서 이런 식의 어이없는 반응을 보인 그에게 공감력 부족한 무신경 인간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비난 여론에 놀란 하산은 다음 날 기자들을 만나 만약 뗌뽀지 여기자가 용감하게 돼지머리를 요리해 먹었다면 협박을 시도한 범인을 철저히 실망시키는 완벽한 복수였을 것이라 생각해 한 말이라며 변명을 늘어놓았다.

 

빠자자란 대학의 정치 커뮤니케이션 분석가 꾼또 아디 위보워는 쁘라보워와 그의 행정부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을 보면 기본적으로 여론을 무시하는 태도가 저변에 깔려 있어 비판자들을 개에 비유하는 식으로 쉽게 폄하할 준비가 언제든 되어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판에 대한 혐오는 권위주의의 신호일 뿐만 아니라 파시즘의 조짐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친정부 스피커들

쁘라보워 대통령의 임기 첫 5개월 동안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 여러 명이 행정부의 공식 직책을 받아 들어갔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은 소셜미디어 유명인 데디 코르부지에르가 국방부 특별참모로 임명된 것이다.

 

그는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dc.kemhan)에 실종자폭력피해자위원회(Kontras) 활동가들이 자카르타의 고급 호텔에서 의원과 행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비공개 회의장에 들어가 시위를 벌인 것을 비판해 자신의 친정부적 정치성향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당시 페어몬트 호텔 밀실에서는 비공개로 군사법(TNI) 개정안이 논의되는 중이었고 여기 난입해 해당 회의를 중단하고 개정안을 취소하라고 외쳤던 시위자들은 강제로 떠밀려 나왔다.


해당 동영상은 3월 17일 게시되었다가 현재는 삭제됐는데 거기서 데디는 실종자폭력피해자위원회 활동가들의 시위가 헌법이 보장한 집회를 방해한 불법적, 위법적, 무정부적이라고 비난했다.

 

그 밀실회의에서 협의된 군사법 개정안이 결국 3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했고, 그 직후 자카르타를 비롯한 전국 주요도시에서 격렬한 시위가 일어났다. 대학생들이 주축을 이룬 시위대는군사법 개정의 철회를 요구했다.

 

꾼또는 쁘라보워 대통령이 이러한 대중의 비판을 대응하고 중화하기 위해 영향력 있는 유명인들을 전면에 배치했으나 이는 결과적으로 실제 문제 해결 능력을 가진 국가공무원들과 대중 사이의 생산적인 대화를 방해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기본적으로 국민들을 무지하고 하찮은 존재로 인식하며 정부 비판자들에게는 무지막지한 가짜뉴스 유포, 가스라이팅, 폭행 등으로 대응하는 것을 서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쁘라보워 시대에 소셜 미디어에서 항의 운동을 추적한 소셜 미디어 분석가 이스마일 파흐미는 인플루언서 출신 공무원들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댓글부대의 작업방식과 비슷하다고 보았다.

 

댓글부대를 칭하는 버저(Buzzer)라는 말은 특정 메시지를 확산시키기 위해 용병처럼 일하는 소셜미디어 계정을 말한다. 당연한 일이지만 그런 댓글부대 계정이 진짜 자신의 명의이든 차명의 유령계정이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이스마일은 정부를 등에 업고 소통하는 이들은 비판자들의 정책비판에 대해서도 외교적, 공식적, 건설적인 언어를 통해 대응하고 설명해야 하나 작금의 쁘라보워 정권의 소통 담당자들은 전적으로 대중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말초적인 표현으로 치고 빠지는 댓글부대식의 접근법을 즐겨 사용한다고 분석했다.

 

지난 24일 쁘라보워는 일부 장관들을 국가궁으로 불러들여 행정부의 프로그램과 관련 성과들을 국민들에게 더 잘 알릴 수 있도록 소통 방식을 개선하라고 요구했다고 전해졌다.

 

이날 회의에 참석했던 수다리요노 농업부 차관은 정부가 대중의 비판에 귀기울이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라고 전제하며 대중이 이상한 쪽으로 상상하지 않도록 제대로 된 서사를 정부가 선제적으로 적극 알려야 한다는 이야기가 오갔음을 밝혔다. 정부의 설명이 부족해 사람들이 정보의 일부만 듣고 부정적인 추측을 하도록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Copyright © PT. Inko Sinar Media.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