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대학 캠퍼스에 등장한 군인, 시민 공간 줄어들까 우려 사회∙종교 편집부 2025-04-23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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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20일 대학생들이 자카르타에서 군사법 개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지난주 두 대학생 모임에 현역군인들이 출몰하면서 인도네시아의 학술 및 시민자유가 군에 의해 위협받는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터져 나왔다.
21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인도네시아국립대학교(UI) 학생회가 지난 16일 데뽁 소재 학생운동센터에서 모임을 열었는데 인근에 군복을 입은 군인들이 목격됐다.
군인들은 해당 모임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학생들과 악수하는 모습이 순식간에 온라인을 통해 퍼져 나갔다. 대학 대변인인 아리 아프리안샤는 총장실이 수요일 모임을 허가했지만 그 행사에 군인들을 초대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주 초, 중부자바 스마랑 소재 왈리송오 국립이슬람대학교(UIN) 학생들도 지난 14일(월) 열린 학생 토론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그곳에 군인들이 와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전했다.
사복차림의 군 정보요원으로 보이는 이가 학생회 측의 신분증 제시 요구를 받자 이를 거부하고 급히 행사장을 떠났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캠퍼스 경비원이 행사를 조직한 학생들을 찾아와 군인들이 그들을 만나도록 해주었고 그 자리에서 오히려 군인들이 학생들의 이름과 주소를 물었다고 한다.
학생회는 토론 행사에 군인들이 허락이나 사전통보도 없이 참석한 것을 불법 사찰에 다름아니며 학문의 자유에 대한 군부의 위협이 자행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군정보센터장 끄리스또메이 시안뚜리 준장은 군부가 학생들을 위협하려 한다는 우려를 일축하며, 이런 이야기가 군의 부정적인 이미지만 키우는 가짜뉴스라고 규정했다. 그는 UI에 간 군인은 데뽁 군사령부 사령관인 이만 위디아르또 대령으로 학생과 대학 보안과장의 초대를 받아 해당 행사에 찾아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왈리송오 이슬람대학교의 경우 역시 해당 대학에 간 사람은 바빈사(Babinsa)라 불리는 해당 지역 군감독관 로끼만 중사라고 밝혔다. 끄리스또메이 준장은 바빈사 요원이 관할지역 활동을 모니터링할 책임이 당연히 있다면서도 그가 캠퍼스에 들어간 것은 대학 경비원들과 이둘 피뜨리 인사를 나누기 위해서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학생들의 우려는 기우이며 군은 오히려 대학들의 전략적 파트너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지만 로끼만 중사가 왜 학생들을 불러 그들의 신상정보를 캐물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문민통제(Civilian supremacy)
그러나 인권단체 앰네스티 인도네시아(국제사면위원회 인도네시아 지부)의 우스만 하미드는 군대가 어떤 이유로든 캠퍼스 공간에 들어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캠퍼스는 학생들의 해방구이자 안전한 공간이어야 하므로 군인들이 관할 지역 감시라는 명목으로 주둔하거나 임의로 드나드는 군사 작전구역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발생한 캠퍼스의 군 출입증가는 논란의 군사법 개정안이 3월 20일 국회를 통과한 후 시민공간에서 군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대중의 우려를 확인시켜 준 사건이라고 말했다. 군이 대학에서 ‘지역감시’를 한다는 것은 학생활동을 모니터링하며 감찰한다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개정된 군사법은 장군들을 비롯한 장교들의 정년을 연장하고 현역 군인이 전역하지 않고 현역 신분을 유지한 채 임명될 수 있는 정부 부처 및 기관의 숫자를 늘렸다. 뿐만 아니라 군대가 비전투 작전에 참여해 수행하는 두 가지 역할을 새로 추가했다
인도네시아 법률지원연구재단(YLBHI)의 무하마드 이스누르는 군이 캠퍼스에 드나드는 것이 학문의 자유에 대한 명백한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문민통제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대통령이 통합군사령관을 이 문제로 질책해 군이 더 이상 민간 사안, 특히 대학생들의 활동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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