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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따만 사파리 서커스에서 벌어진 학대, 착취 사건 사건∙사고 편집부 2025-04-25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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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엔탈 서커스 인도네시아 2020년 50주년 기념공연 홍보 사진(사진=인스타그램@orientalcircusindonesia 캡처) 

  

인도네시아 서부 자바 보고르 소재 사파리 타입의 동물원 따만 사파리 인도네시아(Taman Safari Indonesia)’의 설립자들이 예전에 서커스단을 운영하며 어린이들을 착취하고 학대했다는 증언이 나와 법적, 윤리적 곤경에 처했다.

 

23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최근 오리엔탈 서커스 인도네시아(OCI)의 전직원 8명이 인권부와 국회를 방문해 1970년대부터 이 서커스에서 아동 공연자로 일하면서 겪은 학대와 착취에 대한 단죄와 정의를 요구했다.

 

1971년 하디 마난상(Hadi Manansang)이 설립한 OCI는 인도네시아 역사상 최초의 현대 서커스 단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들은 1997년까지 활발히 활동하다가 2020년에 50주년 기념공연을 끝으로 완전히 막을 내렸다. 하디도 그 후 세상을 떠났다.

 

하디의 자녀인 얀센 마난상, 프란스 마난상, 또니 수맘빠우 역시 서커스에서 출연자로 나서 공연했는데 이들은 1981년에 따만 사파리 인도네시아를 설립했다. OCI가 따만 사파리 안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에 자연스럽게 포함됐다.

 

OCI의 전 공연자들은 서커스에서 발생한 학대 사건에 마난상 일가의 책임이 있다고 폭로하며 그들을 비난했다.

 

전 공연자들의 법률 대리인에 따르면, 서커스 경영진이 두 살배기 어린이를 포함해 60명 이상의 빈민층 아동을 그들의 가족으로부터 분리해 데려와 공연자로 훈련시켰다고 한다. 아동들은 무급으로 일하며 정규교육도 받지 못했고 신분이나 가족관계를 증명하는 어떠한 서류 수속도 진행되지 않았다. 사회적으로 완전히 투명인간이 되고 만 것이다.

 

전직 공연자 중 한 명인 메일리아나 다마얀띠는 1970년대 초반 불과 두세 살 나이 때 가족에게서 분리되어 서커스애 와서 곡예를 배웠다고 증언했다. 그녀는 최근 인권부를 방문해 자신은 출생증명서도 없어 정확한 나이나, 부모가 지어준 실제 이름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녀는 훈련 중 실수할 때마다 매질을 당했고 배가 고파 상사의 음식을 훔치다가 들켜 사슬에 묶인 채 동물의 배설물을 먹어야 했던 일을 기억했다.

 

그녀는 서커스에서 생활하는 동안 임신해 아기를 낳았으나 서커스 경영진이 갓 태어난 딸을 빼앗아 별도의 장소에서 서커스 공연자로 훈련시켰다. 메일리아나가 딸을 다시 만난 것은 딸이 이미 16세가 되었을 때였는데 엄마를 알아보지 못한 딸은 메일리아나를 아줌마라 불렀다고 한다.

 

메일리아나의 딸 피피 역시 OCI에서 공연하면서 온갖 학대와 착취를 당했고 심지어 호랑이 우리에 갇힌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탈출을 시도하다가 붙잡혀 전기충격 방식의 처벌을 받고 2주 동안 족쇄를 찬 채 지내야 했다.

 

또 다른 전 OCI 공연자 이다야니는 공중곡예 공연 중 15m 높이에서 떨어져 허리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고 결국 전신마비 판정을 받아 평생 휠체어에 의존하게 되었지만 서커스 경영진로부터 어떤 형태의 보상도 받지 못했다.

 

이들 전직 공연자들은 1997년에 국가인권위원회(Komnas HAM)와 경찰에 자신들의 사연을 보고했고 당시 국가인권위원회는 OCI가 아동 공연자들의 신분, 교육, 사회적 보호 등 여러 가지 기본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위원회는 강제력을 동원하지 않은 채 단지 서커스 측이 우선적으로 아동들의 환경을 개선하고 소송 대신 법정 밖에서 해당 분쟁을 우호적으로 해결할 것을 권고했다. 서커스가 사실상 활동을 중단한 것도 이 즈음의 일이다.

 

한편 경찰 측은 전 공연자들의 증언에도 불구하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해당 학대사건은 1999년 종결했고 서커스 측은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았다.

 

따만 사파리의 또니 수맘빠우는 OCI 전 공연자들이 이번에 제기한 주장을 전격 부인하며, 경영진이 아동 공연자들을 통제하기 위해 등나무 막대기를 사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당시로서는 지극히 일반적인 징계 조치였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가인권위원회 권고에 따라 아이들에게 용돈을 주고 학교도 다닐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국제사면위원회 우스만 하미드 인도네시아 지부장은 OCI 학대혐의에 대해 경찰이 형사사건으로 접수해 수사를 재개하라고 촉구했고 국회에서는 OCI에서 발생한 인권침해 가능성의 심각성을 엄중히 받아들여 이를 조사할 독립적인 진상조사팀 구성을 요구했다.

 

우스만은 정부가 전 공연자들이 피해를 확실히 보상받아 회복할 수 있도록 관련 메커니즘의 진행을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법률 및 인권 문제를 관할하는 국회 제3위원회는 OCI 측이 전직 공연자들과 원만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1주일의 중재기간을 더 주었다. 하지만 지난 20여년간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불과 1주일만에 타결되기엔 따만 사파리 경영진과 OCI 전 공연자들 사이의 감정의 골은 깊고도 넓기만 하다.

 

국회는 OCI가 원만한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전 공연자들이 경찰에 새로 고발장을 넣을 것을 권고했고 국회도 이 사건의 추이를 면밀히 감시하겠다고 약속했다. [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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