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인터뷰] 존 쁘라스티오 인도네시아 대사 “印尼는 이슬람-민주주의 공존 IS와 같은 극단주의 가치 배격” 사회∙종교 편집부 2015-02-20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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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지만 폭력·테러 등 절대 용납 안해
인도네시아는 전체 인구 약 2억5000만명 중 87%가 이슬람교를 믿는 세계 최대의 무슬림 국가다. 하지만 이슬람 급진주의 무장단체에 가담한 국민 비율은 매우낮다. 미국 CNN 방송 조사에 따르면 '이슬람국가(IS)'등에 합류하기 위해 시리아에 입국한 인도네시아인 수는 지난해 기준 최대 60명이다. 북아프리카 이슬람 국가인 튀니지에서 3000명, 심지어 유럽의 러시아와 프랑스에서도 700명 이상이 시리아로 떠난 것과 비교하면 믿기 힘든 수치다.
민주주의와 이슬람의 공존 모델
“드물게도, 인도네시아는 이슬람교와 민주주의가 공존하는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관 내 대사관저에서 만난 존 쁘라스띠오(65) 대사는 자국에서이슬람 극단주의가 확산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렇게설명했다. 그는 “이슬람 급진주의가 자리 잡지 못하는데 민주주의가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대통령을 선거로 뽑는 등 서구적이고 민주적인 가치가 인도네시아에선 잘 지켜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대다수 인도네시아 무슬림들은 극단주의자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배격한다”고 말했다. 이슬람 국가이면서 동시에 법률과 민주적 질서가 준수되고 결과에 대한 승복이 이뤄지며폭력이나 테러 등을 용납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가 이뤄졌다는 의미다.
다만 무슬림 인구가 많아 잠재적인 위험이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 “그렇기에 정부가 과격화로 치닫지 않도록 테러 문제 등에 대해선 더욱 엄정하게 대처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에선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전 대통령이 “IS는 이슬람의 수치”라고강하게 비난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조꼬 위도도(조꼬위) 현 대통령 역시 IS에 가담하려고 출국한 경우 여권을 말소시켜 귀국할 수 없게끔 하는 대통령령을 만들었다.
항공기 안전 개선에 안간힘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일어난 항공기 사고에 대해 묻지않을 수 없었다. 지난해 말 인도네시아의 저비용 항공인 에어아시아기가 자바해에 추락, 한국인 일가족 3명을 비롯한 탑승자 162명 전원이 사망했다. 인도네시아하늘길 안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에 대해 쁘라스띠오 대사는 ”조코위 정부는 이번 사고를 항공안전법을철저히 정비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더불어 “저비용 항공사가 비용 절감 때문에 ‘승객의 안전’이라는 중요한 책임을 저버리지 않도록 시스템을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비용 항공사들이비용 문제 때문에 악조건에도 비행을 시도하는 경우들이 있다. 공항과 항공사가 운항에 대한 가이드라인이나 원칙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책임 있는 중견국 부상 노력
인구대국이자 자원이 풍부해 성장잠재력이 큰 인도네시아는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ASEAN)의 중심이자 아시아의 ‘다크호스’다. 국제사회에서의 역할과 위상도커지고 있다. 쁘라스띠오 대사는 ‘책임 있는 중견국’이되기 위한 최근의 노력들을 소개했다.
그는 우선 “인도네시아는 ‘믹타(MIKTA)’에 더욱 활발히참여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강화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믹타는 한국 인도네시아 멕시코 터키 호주 등 5개국으로 구성된 중견국 협의체로, 우리나라가 주도해2013년 9월 출범했다. 그는 “믹타는 주요 20개국(G20)과 다른 나라들을 잇는 가교”라며 “국제사회에서 자기목소리를 내는 동시에 위아래의 격차를 줄이는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조꼬위 대통령이 추진하는 ‘마리타임(Maritime·해양) 독트린’도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태평양과 인도양에둘러싸인 인도네시아의 바다는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는 선박의 주요 항로”라면서 “인도네시아는 해적, 불법조업으로 인한 환경 파괴와 분쟁 등의 위험으로부터이 지역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언급했다.
‘개혁 대통령’ 리더십에 급변 중
군인 출신이던 이전 대통령들과 달리 지방의 평범한가정에서 태어나 지역 시장, 자카르타 주지사를 거쳐대통령 자리에 오른 조꼬위는 권위주의를 탈피하는 캐릭터로 주목받고 있다.
쁘라스띠오 대사는 “조코위 대통령은 당선 전부터 이미 ‘트러블 슈터’(문제를 정면 돌파해 해결하는 스타일)라는 명성이 자자했다”면서 “일반 시민들과 이야기하기를 좋아해 최소한의 수행원만 데리고 시민들을 자주만난다”고 했다.
조꼬위 대통령이 추진 중인 과제 가운데 하나는 항만개발이다. 쁘라스띠오 대사는 “인도네시아는 1만7000여개 섬으로 이뤄진 세계 최대 군도(群島) 국가로, 항구와 항구를 잘 연결해야 발전할 수 있는데 수십년간 내륙교통에만 치중했다”면서 “조꼬위 대통령은 주요 24개 항만을 개발해 경제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으려 한다”고 소개했다.
새 대통령의 정책 우선순위 중 가장 위에는 ‘정신개혁’이 있다. 사람들의 성질이 급하고 빠른 일처리를 중시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인도네시아인들은 상대적으로 느긋하고 여유로운 편이다. 쁘라스띠오 대사는 “어릴 때 우리는 항상 ‘천천히, 천천히’라고 말했지만 이제‘발전을 위해 더 이상 천천히 갈 수만은 없다’는 인식이생겼다”면서 “단순히 속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를가지고 집중해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의미”라고설명했다. 조꼬위 정부는 들어서자마자 인적 경쟁력확보를 위해 저소득층에 교육비와 의료비를 지원하는시스템을 만들었다.
한국 국제감각 뛰어나, 방위산업 협력 기대
그는 한국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한국에 오기 전 한국사람은 일을 열심히 한다는 이미지만 갖고 있었는데영화 ‘국제시장’을 보면서 한국인들이 눈물을 자주 흘리는 모습에서 감성이 풍부하다는 것도 새로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전통과 현대, 국제감각이잘 어우러진 문화를 발전시켰다”면서 “한류가 성공한데는 그런 이유가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국과의 교류에 대해선 방위산업 분야를 강조했다.최근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한국형 전투기 KF-X 공동개발에 착수했다. 그는 “인도네시아는 한국의 신형 훈련기인 골든 이글 제트트레이너를 처음 구매한 국가”라며 “기업 투자나 관광도 중요하지만 두 나라의 방위산업 분야 동맹관계 역시 돈독하다고 생각한다”고말했다.
쁘라스띠오 대사는 외교관 출신이 아니다. 컨설팅 회사, 외국계 회계법인, 은행 등에서 실력을 키워온 경제계 인사였다. 그는 “유도요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대사를 제안받았을 때 일하던 분야와 너무나 달라 처음엔거절했다”면서 “그런데 한국에 온 지 벌써 2년4개월이됐는데 한국에 온 건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며 활짝 웃었다.
국민일보
*본 기사는 존 쁘라스띠오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의 송고에 의해 본지에 게재됐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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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솜님의 댓글
솜솜 작성일menarik sekal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