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 서로 기대어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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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과 창작 작성자 편집부 작성일 2022-01-19 18:14 조회 15,056 댓글 0본문
서로 기대어 다시
홍윤경 / Pleats koko 대표
自然이 난동을 부린다.
더는 못 참겠다고
요동을 쳐댄다.
산허리를 두 동강이 내고서
불 울음을 뿜어댄다.
그 울음을 또 하늘에 가 닿아
온종일 눈물을 뿌려낸다.
그 눈물은 넘치고 넘쳐흘러서
또 그렇게 스스로를 쓸어간다.
땅이 갈라지고,
불이 솟는다.
어쩌자고…….
도대체 어떻게 견뎌내라고…….
自然은 늘 그대로일 줄 알았는데
그 自然이 등 돌리고 앉아서
우리를 모르는 척 하는 것 같다.
自然의 외면이 이렇게 무서운 줄 몰랐다.
그의 차가움에
우리가 꼭 부여잡고
놓지 않으려 하는 소중한 모든 것들이
솟아오르는 그 불에 삼켜지고,
갈라져 벌어진 그 땅으로 빠져들고,
흘러넘친 울음으로 쓸려간다.
어쩌자고…….
아, 어쩌자고…….
너무 늦지 않았으면 좋겠다.
돌린 등 돌려세우는 이 시간이
너무 멀리 가 있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에게 돌아오는 그 시간이 길어지지 않게
自然과 우리
서로 기대어 다시 친해지면 좋겠다.
< 시작노트 >
2020년.
이게 뭐야? 채 알아차리기도 전에 코로나 19가 지구촌을 집어삼켰다. 태만하고 교만했던 우리는 속수무책으로 넘어졌다. 너무도 당연하다고 믿고 살아왔던 삶의 많은 것들이 제약을 받으면서 그렇게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는 것을 또 깨닫는 시간이기도 했다. 2020년은 그렇게 우왕좌왕 반성과 후회와 두려움의 시간이었다.
2021년.
지구촌의 삶은 피폐해졌고, 무덤의 비석들은 늘어갔지만 사람들은 또 그렇게 코로나 시대의 삶에 그럭저럭 적응해갔다. 마스크는 당연히 쓰는 것으로 여겼고, 본의 아니게 관계의 다이어트를 하면서도 받아들였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인도네시아는 너무도 처절했다. 새해 첫날부터 시작된 홍수는 이어 회오리바람과 산사태, 산불, 지진, 가뭄, 화산 폭발 끊이지 않는 고통의 연속이었다.
누군가 저 위에서 이래도 항복하지 않을래? 하는 것 같았다. 엎친 코로나에 덮친 자연재해들 앞에서 우리가 얼마나 이기적이며 편리한 것들에 길들여 살아왔는지 그리고 얼마나 무지하고 또 무지한지를 깨달았다.
2022년.
다행이도 새해 첫날에 홍수로 자카르타가 잠기지는 않았다. 새해 첫 새벽 하늘위로 새해를 기념하는 폭죽의 불꽃이 빛났다. 문득 그 하늘을 보며 기대하고, 기도한다. 올해는 自然에 기대어 살아갈 수 있는 해 이기를…….
사람을 뜻하는 한자 人은 두 사람이 서로 기대 있다고들 한다. 사람끼리만 기대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게 아니란 것을 지구촌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自然의 심판이라고는 아직 믿고 싶지 않다. 우리에게 기회를 주는 많은 징조들도 있으니까. 그래서 감히 외면이라는 단어를 써보며 올해부터는 자연과 더 기대는 나날들이길 소망해본다.
서로가 서로를 기대어 넘어지지 않고 함께 갈 수 있는 날들이기를 소망해본다. 함께 가기위한 그 징표로 나부터라도 말로만이 아닌 일회용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분리수거를 더 철저히 하며, 이면지 사용의 생활화와 펑펑 틀어서 사용하는 수돗물도 받아서 사용할 것을 다짐하며 벽에 써 붙였다.
나라도, 나부터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그리고 나와 함께 동참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것을 기대하며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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