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 족자 바틱 Batik Jog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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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과 창작 작성자 편집부 작성일 2022-06-30 11:50 조회 13,158 댓글 0본문
족자 바틱 Batik Jogja
사공경/한인니문화연구원장
오늘은 어떤 바틱을 입고 출근할까? 출근하기 전에 바틱을 고르는 시간은 즐겁다. 어느 기관과 MOU를 체결 한다거나 격식을 갖추어야 할 미팅이 있는 날에는 나는 무게감이 느껴지는 족자카르타 바틱을 즐겨 입는다. 또한 인도네시아 속으로 한걸음 더 다가가고 싶은 날에도 족자카르타 바틱을 입는다.
문화유산을 좋아하는 나는 족자카르타에서 만난 바틱이 첫눈에도 문화유산임을 알 수가 있다. 족자 바틱은 다른 지역과 다르게 큰 기하학적인 문양으로 상징성을 추구하면서 전통을 고수하고 있다. 청색, 갈색, 흰색의 강한 색조는 품위가 있고 때로는 장엄하기까지 하다. '역시 왕궁의 도시, 바틱은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문화유산을 좋아하는 나는 족자카르타에서 만난 바틱이 첫눈에도 문화유산임을 알 수가 있다. 족자 바틱은 다른 지역과 다르게 큰 기하학적인 문양으로 상징성을 추구하면서 전통을 고수하고 있다. 청색, 갈색, 흰색의 강한 색조는 품위가 있고 때로는 장엄하기까지 하다. '역시 왕궁의 도시, 바틱은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족자카르타와 솔로, 쁘깔롱안, 찌르본, 인드라마유(Indramayu), 가룻(Garut), 마두라(Madura), 라슴(Lasem), 수꼬하르조 (Sukoharjo: 솔로에서 10KM)같은 바틱 중심 도시에서 개발된 문양의 특징을 보면 바틱은 지역의 가치와 특징을 반영하는 상징물로 그 지역의 전통과 문화적 풍요로움을 표현하면서 성장하는 예술 작품임을 알 수 있다.
족자카르타 바틱은 1755년 2월 3일에 마따람 왕국(1586-1755)을 족자카르타와 솔로로 분할한 기얀띠 조약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래서 마따람 왕국에서 유래된 모든 바틱 문양은 문화유산으로 보존되어 족자카르타 바틱 문양의 표준이 되었다. 지금까지 족자카르타 바틱 특유의 색은 변화가 없으며, 문양은 변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중요한 기본 문양을 고수하면서 발전하였다.
족자카르타 바틱의 특징은 무엇일까
족자카르타(이하 족자) 바틱은 흰색이나 아주 짙은 청색, 갈색, 검정색으로 땅 색깔이 연상되는 것이 지배적이다. 이는 생활이 토지와 농업과 관련되어 있던 족자 지역의 지리적 영향 때문이리라.
짙은 청색은 야자당과 사탕수수, 따뻬(Tape, 발효시킨 타피오카), 야자 수액을 썩은 땅비싸리 (인디고)의 실가지와 잎에서 얻는다. 갈색은 뜨그란 나무(Kayu Tegeran), 잠발 나무(Kayu Jambal, 黃化木) 껍질, 띵이 나무(Kayu Tingi) 같은 나무와 나무 껍질의 혼합 추출물에서 얻는다.
갈색은 비옥한 점토의 상징으로 행복과 겸손, 단순함, 현실주의 느낌을 주며, 파란색은 침착함과 신뢰감, 친절함, 성실함, 충성심을 보여준다. 흰색은 생명의 빛, 순결, 마음의 평화와 용기, 관대함을 상징한다. 검은색 또는 어두운 색은 힘과 영원, 화려함, 신비, 우아함을 나타낸다. 그 밖에도 우정, 따뜻한 마음, 검소함, 예의를 나타낸다.
주로 기하학적 문양으로 원, 네모, 별, 사선의 형태로 이루어진다. 그 외에 45도인 사선으로 된 빠랑 (Parang) 문양과 레렝(Lereng) 문양도 있다. 비기하학의 문양에는 성장과 발전을 의미하는 ‘스미(semi)’ 란 단어에서 온 세멘 (Semen) 문양이 대표적이다. 세멘 문양은 주로 땅과 지구, 산, 식물과 동물을 그린다. 또 기어가는 나무의 덩굴과 같은 룽룽안 (Lung-lungan) 문양도 있다.
족자 바틱 문양에는 힌두 문화에서 나타나는 깊은 철학적인 상징이 많이 담겨 있는데, 특히 세멘 문양에 많이 나타난다. 즉 태양을 상징하는 가루다 새, 강력한 불의 신을 상징하는 화염, 그리고 만다라를 비롯한 신의 세계, 중간 세계, 지하 세계를 형상화한 이미지를 담고 있다.
또 천의 가장자리에 있는 ‘세렛 (seret)’이란 선은 하얀색이다. 따라서 제조과정에서 말람이 깨지지 않고 다른 염료가 들어가지 않도록 세심하게 정성을 들여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흰 바탕의 바틱이 가격이 비싸다.
금지된 바틱 문양이란?
족자 바틱 중에는 왕과 왕의 가족만 사용할 수 있도록 금지된 바틱 문양을 정해놓았는데, 이 규칙은 하믕꾸부워노 1세 왕이 다스릴 때부터 시작되었다.
빠랑 루삭 문양은 1785년에 하믕꾸부워노 1세 왕(1755-1792)이 법령으로 정한 첫 번째 금지된 문양이었다. 하믕꾸부워노 7세 왕이 다스릴 때는 훅(Huk) 문양과 까웅(Kawung) 문양을 금지된 문양으로 강조했다. 1927년 5월 31일에 하믕꾸부워노 8세 왕은 “Pranatan Dalem Bab Namanipun Panganggo Keprabon Ing Nagari Dalem Ngayogyakarta Hadiningrat (왕실 신하들 사이의 특대 의상)”규칙을 세우기도 했다.
금지된 바틱 문양은 다음과 같다.
금지된 바틱 문양은 다음과 같다.
▲Parang Rusak Barong ▲Parang Rusak Gendreh ▲Parang Rusak Klitik ▲Semen Gede Swat Gurda
▲Semen Gede Swat Lar ▲*Udan Liris ▲Rujak Sente ▲Parang-parangan ▲Sembagen Huk ▲Cemukiran ▲Kawung
▲Semen Gede Swat Lar ▲*Udan Liris ▲Rujak Sente ▲Parang-parangan ▲Sembagen Huk ▲Cemukiran ▲Kawung
인도네시아가 독립하고, 하믕꾸부워노 9세 왕(1940-1988)이 다스릴 때는 금지된 바틱 문양에 대한 규칙이 느슨해져서 왕궁에서만 시행되었다. 참고로 9세 왕은 1973-1978 부통령을 역임했다.
훅 문양 (Motif Huk)
훅(올빼미) 문양은 조개, 동물, 식물, 차크라(cakra) 원(힌두교), 새, 날개, 가루다 문양으로 구성되어 있다. 조개는 넓은 마음을, 동물은 평화로운 성격을, 식물은 풍요를, 날개는 강인한 마음을 상징한다. 또 차크라는 인간은 신의 피조물로서 불완전한 존재임을 자각하게 한다. 새는 자유, 활발함, 우아함을 상징하고 가루다는 속도를 상징한다. 훅 문양은 왕과 왕세자만 입는다.
자바어로는 훅이란 올빼미를 뜻하며 이 바틱 문양을 입는 왕이나 왕세자는 유덕하고 지적이며 번영을 주고 위상을 갖추는 지도자가 되기를 바란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시력이 날카로운 올빼미처럼 어두움 속에서도 백성들을 보호하기 위해 조심성을 유지해야 함을 강조한다.
까웅 문양 (Motif Kawung)
까웅 문양은 하나의 중심을 둘러싼 4개의 타원형 모양이 있는 기하학적 문양이다. 이것은 4개의 천연 자원(물, 불, 땅, 바람) 또는 4개의 방향으로 해석된다. 이 문양은 연꽃이 피는 것을 묘사하기도 하는데, 연꽃은 순결의 상징이다.
또 까웅은 인간에게 유용한 야자설탕 열매 (kolang kaling)로도 해석된다. 이 문양 바틱을 입는 자는 사회에 유용한 인물이 될 것을 기대한다. 까웅 문양 바띡은 왕궁에서 족자 왕궁지킴이 중 최상급인 ‘슨따나 달름 (Sentana Dalem)’이 입는다.
빠랑 문양 (Motif Parang)
하믕꾸부워노 8세 왕이 통치하는 동안(1921–1939) 빠랑 문양과 그 변형은 족자 왕궁에서 매우 강하게 금지된 문양이었다.
따라서 이러한 문양을 착용한 기사들은 자신의 힘이 더 강해진다고 믿었다. 또 이 문양은 세노빠띠 (Senopati)가 해변의 바위에 부딪치는 남해 파도의 움직임을 관찰하면서 만들었다고 한다. 즉 곡선이 천연 자원의 중심이 된 파도로 해석되며 왕의 지위를 상징하기도 한다. 또 빠랑 문양에 나오는 비스듬한 구성은 힘과 위대함, 권위, 이동 속도의 의미가 있다.
10센티가 넘는 빠랑 루삭 바롱(Parang Rusak Barong) 문양은 왕과 왕세자만 착용할 수 있다. 10-12센티 빠랑 바롱 문양은 왕세자와 왕비, 술탄의 맏아들 제 1왕비, 왕비의 자녀, 수상(首相)이 입는 것이다.
8센티 빠랑 근데레(Parang Gendreh) 문양은 술탄의 부인, 왕세자의 부인, 왕세자의 자녀, 족자 왕궁지킴이 최상급인 빵에란 슨따나(Pangeran Sentana), 왕자가 입는다. 4센티 미만의 빠랑 끌리띡(Parang Klithik) 문양은 술탄의 아들, 왕세자의 후궁, 손자, 증손자가 입는다.
스멘 문양 (Motif Semen)
비기하학적인 문양 중 대표적인 금지된 바틱 문양은 스멘 문양이다. 이는 비옥함과 번영, 우주의 의미를 담고 있다. 스멘 문양에는 산과 가루다, 날개, 사원, 용의 형태 등의 이미지가 있다. 스멘 문양 바틱을 입는 자는 부하를 보호할 수 있는 지도자가 될 것으로 믿는다.
Semen Gedhe Sawat Gurdha :가루다 스멘 문양은 술탄의 손자와 왕자의 부인, 리야 부빠띠부터 부빠띠 나요꼬 란 족자 왕궁지킴 계급까지 입는다.
Semen Gedhe Sawat Lar :날개 스멘 문양은 술탄의 증손자와 4번째의 자손인 짱가(Canggah)가 입는다.
산과 가루다, 날개 그림이 없는 스멘 문양은 혈통을 고려하지 않고 누구나 착용할 수 있다.
쯔무끼란 문양 (Motif Cemukiran)
▲(출처:https://fitinline.com/article/read/7-motif-batik-larangan-keraton-yogyakarta-dan-makna-yang-terkandung-didalamnya/)
쯔무끼란 문양은 불꽃이나 화염의 형태이다. 불은 용기, 마법, 야망을 상징하는 생명의 요소이다. 광선과 같은 패턴은 위대함과 위엄, 영광을 상징하는 태양 광선에 비유된다. 자바 개념에는 불과 빛은 모두 계시처럼 빛나는 왕이 갖추어야 할 덕목 중 하나이다. 따라서 이 문양은 왕과 왕세자만 입는 것이다.
우단 리리스 문양 (Motif Udan Liris)
▲(출처:https://fitinline.com/article/read/7-motif-batik-larangan-keraton-yogyakarta-dan-makna-yang-terkandung-didalamnya/)
우단 리리스는 다산, 풍요를 의미하며, 사선은 이슬비가 내리는 것을 의미한다. 이 문양은 평행선 형태에 다양한 문양이 조합되어 있고, 착용자가 번영하며, 결연하게 조국과 국가의 이익을 위해 의무를 수행하는 데 앞장서기를 바라는 것을 의미한다.
우단 리리스 문양은 후궁의 아들과 자손, 증손자와 4번째의 자손인 짱가(Canggah), 족자 왕궁지킴이 최상급인 빵에란 슨따나 (Pangeran Sentana)가 입는다.
족자에는 브링하르조 시장 (Pasar Beringharjo), 응아슴 바틱 마을 (Kampung Batik Ngasem), 바틱 빠장안 (Batik Pajangan), 기릴로요 바틱 마을(Kampung Batik Giriloyo), 슴붕안 바틱 마을 (Batik Desa Sembungan) 같은 유명한 바틱 센터가 있다.
외국인으로서 바틱을 입는다는 것은 그들의 삶의 흔적이나 예술을 공유하는 의미가 있다. 성숙한 세계시민이 되려면 우리 것과 남의 것, 모두를 존중하고 즐길 줄 아는 자신감과 여유가 있어야 하리라. 다문화주의를 지향하는 것이 세계시민의 첫걸음이라면 우리는 그 지역이 고수하는 가치와 문화적 지혜를 담고 있는 바틱을 즐겨 입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전통을 지킨다는 것은 예술을 지킨다는 것이다. 전통은 예술의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 왕궁의 도시 족자는 바틱이 있어서 더 웅장한 도시가 되었다. 바틱이 있어서 미래로 나아가는 도시이다. 많은 이야기들은 바틱 문양이 되고 시간이 덧칠해지면서 역사가 된다. 바틱은 전통이나 끊임없이 앞서가는 역사가 된다. 오래된 바틱 문양 속에 흐르는 이야기와 함께 우리는 떠난다. 미래를 향해.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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