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여행의 기록]장례 축제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토라자(Toraja)를 가다글. 사진/조현영 ▲ Lemo 절벽묘지 인도네시아에서 사는 동안 언젠가 한번은 꼭 가보고 싶던 곳이 술라웨시 섬 또라자(Toraja)였다. 그 지역의 독특한 장례문화가 있다는 것을 알고 난 후 부터다. 그저 특이한 문화여서 보고 싶었던 걸까. 세상 무감해진
인문과 창작
2024-10-26
한국-인도네시아 도자예술 5,296km를 잇다글,사진 이혜자 / 리빙스타일리스트올해는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수교50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이다.인도네시아는 1973년 한국과 국교수립 이후 동반자관계로 긴밀한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를 기념하여 문화 행사의 일환으로, 인도네시아국립미술관에서 <한국-인도네시아 도자예술 5,296km를 잇다&g
2023-11-20
발리에 간 'K-사람' 조현영 올해도 발리를 찾았다. 이번에는 한국의 친구들과 발리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나는 그보다 며칠 먼저 발리로 가서 나홀로 벼르던 여행지를 둘러보기로 했다.작년에 서핑에 도전했던 것과 같은 맥락으로 올해는 혼자 돌고래를 보러 가기로 한 것. 누군가에게는 별것 아닌 일일 수 있겠으나 혼자 무엇을 실행하는 것이 아직도
2023-09-23
어느 봄날...조은아 어느 봄 날, 벚꽃이 새하얀 눈처럼 날려 길을 덮고 송진향이 바람을 타고 퍼져오르던 한국의 봄날... 나는 이 열대의 땅에서 아팠다.도대체 몇 년 만인지... 병치레가 잦지 않고 나름 강단성을 자부했던 나인데, 남들은 두 서너 번도 걸린다는 코로나도 한 번 걸려본 적 없었던 나다. 심지어 코로나가 걸려 열이 펄펄 끓던 작은 아
2023-06-05
한-인니 수교 50주년을 맞는 소회 이강현 (재인도네시아한인상공회의소 회장/ 인도네시아 인문창작클럽 회장) 2023년은 나의 조국 대한민국과 내가 반평생을 살고 있는 인도네시아가 수교를 맺은 지 50주년이 되는 해다. 역사적으로 돌이켜 보면, 1949년 12월 대한민국은 인도네시아 공화국을 승인했고 1966년 8월에 영
2023-05-04
그 밤의 바다김현숙그날 바다에 간 건 그저 운명이었을까?나무들은 축 늘어진 날갯죽지를 땅에 처박고나룻배 허리춤의 낡은 타이어가 고무타는 냄새를 풍기던 날이었지갓절인 생선의 소금기가 내 목덜미에서 온종일 서걱이던 날이었어하지만 그 밤의 바다는 참 이상했어코코넛 살 냄새를 품고 있었지칵테일 파티의 낮고도 매혹적인 선율이 물결위에 살랑이고 있었어술 한잔 없이도
2023-03-31
나무로 태어나 바다에서 일생을 마치다-술라웨시 전통 범선 삐니시(Pinisi)사공경 / 한인니문화연구원장인도네시아는 누산따라(Nusantara) 로 불리는 큰 군도 국가이며, 전체 면적 510만Km2 중 62%가 영해에 속한다. 그래서 선박은 해양 활동이나 어업, 교통수단으로 매우 중요하다.쇠(주물)로 만들어 증기기관으로 움직이는 배가 19세기부터 시작되었
2023-03-08
'어느 수집가의 초대' -위대한 문화 유산을 함께 누리다 글.사진 이혜자/ 리빙 스타일리스트 지난 일년간 미술계뿐만 아니라 우리 문화계의 가장 큰 이슈는 세기의 기증으로 불리는 '이건희 컬렉션' 일 것이다. 엄청난 기증 규모(약 23,000점)와&nb
2022-12-23
진짜 내 친구 이야기 그리고 내 이야기 조은아 이것은 진짜 내 친구 이야기입니다. 친구가 진짜 내 친구라는 건지, 진짜로 내 얘기가 아닌 내 친구 이야기라는 건지...는 독자의 판단에 맡깁니다. 사람 친구 남자 중에 유모 군이 고득점을 해야만 갈 수 있는 서울의 한 명문 대학교 입학
2022-11-16
미낭까바우, 여자 채인숙 여자는 여자에게 물소 뿔 손잡이가 달린 사다리를 물려주었다 바람을 가두어 벽을 쌓고 뾰족한 돛 모양의 지붕을 올렸다 물소 싸움을 구경하러 마을로 내려간 아이는 날이 저물어도 돌아오지 않았다
2022-10-20
삶 모퉁이 돌면 김현숙 모퉁이 돌면 저 아래 연꽃 연못 하늘로 이어지고 오른쪽 양지 봉긋한 네 개의 무덤에 손바닥만한 뗏장들 미처 부둥키지 못한 불그레한 무덤 하나 더 아버진 그새 사 남매 입속에 톡톡 터지던 그 검붉은
2022-09-29
코로나 시국의 발리를 보았다 조현영 한국에 있는 딸이 방학을 맞아 그녀의 고향 자카르타를 다녀갔다. 자카르타에서 태어나 늘 옆에 끼고 살던 녀석이 한국에서 생활하다가 방문자 자격으로 부모가 있는 자카르타로 오다니 기분이 묘했다.
2022-09-09
꽃은 새벽에 진다 김현숙 꽃은 언제나 새벽에 진다 가장 장엄한 시간을 기다려 꽃잎 끝으로 피를 흘린다 소란소란, 여기저기 툭툭 터지는 환희에 늦을세라 봉오리를 펼쳤던 기억 비틀대며 자리를 잡고 저를 알아가는 날들은
2022-08-10
모시 홑이불을 덮고 홍윤경 / Pleats koko 대표 외할머니 하면 떠오르는 한 단어는 정갈함이었다. 단정하고 깨끗하고 그래서인지 조금은 까탈스러워 보이는 모습. 할머니가 기성복을 입으신 것을 본 기억이 그다지 없다. 손수 당신의 옷을 많이 지어서 입으셨
2022-07-27
미국 동부 여행, 중국 이민자들과 베트남 피난민들의 이야기 조인정 인천에서 샌프란시스코로 향하는 비행기 안, 10시간이 넘는 지루한 시간 동안 어떤 영화를 보면 좋을까? 화면에 보이는 영화들을 손가락으로 넘기고 넘겨본다. 고심 끝에 고른 영화는 미국 뉴욕 맨해튼 워싱턴 하이츠라는 동네에 사는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2022-07-17
족자 바틱 Batik Jogja 사공경/한인니문화연구원장 오늘은 어떤 바틱을 입고 출근할까? 출근하기 전에 바틱을 고르는 시간은 즐겁다. 어느 기관과 MOU를 체결 한다거나 격식을 갖추어야 할 미팅이 있는 날에는 나는 무게감이 느껴지는 족자
2022-06-30
가장 빛나고 아름다웠던 우리들의 시간 벨에포크 테이블(Belle époque Table) 이혜자/ 리빙 스타일리스트 'Belle époque'는 프로이센-프랑스 전쟁이 끝난 1871년부터 1914년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까지
2022-05-11
꿈에 대한 이야기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 달러구트 꿈 백화점 조은아 나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나는 무슨 꿈을 꾸며 살고 있는가? 최근에 읽은 두 권 책을 통해 꿈의 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여고 시절 이후 소설을 읽을 기회는 극히 드물었다. 더 솔직히는 소설보다는 더 현실적인 사실과
2022-04-20
팬데믹, 에피소드 김현숙 갑자기 아들에게 문자가 왔다. “엄마, 저 다음 주에 자카르타로 출장가요” 그래도 난 긴가민가했다. 팬데믹 기간에 벌써 두번이나 미뤄진 출장이었다. 한번은 인도네시아 입국을 사나흘 앞둔 시점에 연기된 일도 있었다. 새 변이바이러스의 출현 때문이었다. 늑대
2022-04-06
[디카시] 춤 추는 소년 글과 사진. 조현영 춤 추는 소년이 있었다 바다가 주는 리듬에 맞춰 넘실넘실 소년은 파도 위에서 잘도 들썩였다 아직 다 자라지 못한 소년이 있었다 어제 참았던 눈물을 이제야 쏟아내며 그 남자의 어
2022-03-21
독작 시. 채인숙 판다누스 나무 아래 누워 북국에서 온 차가운 술을 마신다 말루꾸에서 건너 온 바다 냄새가 후르륵 술잔에 내려앉는다 어제는 판단 잎을 오래 삶았다 무른 잎을 잘라 찹쌀밥 몇 개 뭉쳐 매듭을 묶고 남
2022-03-10
노을이 오는 어느 날인가 김현숙 노을이 살며시 오는 저녁엔 그리움에 젖은 이들이 시를 씁니다 먼 옛날 하늘 끝 발간 빛과 그 자리로 내리던 잿빛 어스름을 꺼내 묵향 가득한 문장을 만듭니다 노을이 불처럼 일어나는 저녁엔 떠나 온 이들이 시를
2022-02-23
바틱이 삶이고 생활인 뻐깔롱안 사람들 사공경/한인니문화연구원장 들어가며… 바틱은 우리 조상의 유물.멀리 외국까지 알려졌지요. 우리 뻐깔롱안(Pekalongan)은 바틱 도시로 유명해요 .먼훗날까지 바틱을 보전하고 발전시켜 조상의 삶을 이어가고 싶어요. 우리는 여러가지 바틱
2022-02-07
서로 기대어 다시 홍윤경 / Pleats koko 대표 自然이 난동을 부린다. 더는 못 참겠다고 요동을 쳐댄다. 산허리를 두 동강이 내고서 불 울음을 뿜어댄다. 그 울음을 또 하늘에 가 닿아 온종일 눈물을 뿌려낸다. 그 눈물은 넘치고 넘쳐흘러서 또 그렇게 스스
2022-01-19
외할아버지의 선물-탈북학생 교육에 대한 열정 조인정 그날은 가족들이 다 모여 있었다. 국가 공휴일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인천에 사시던 외할아버지댁에 이모, 삼촌, 친척 언니, 오빠가 다 모였다. 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나는 누구보다 일찍 저녁 식사를 끝내고 다섯 살 어린 여동생과 외할아버지 방에서 선생님 놀이를
2022-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