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창작 클럽 (180) 어떻게 그 세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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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그 세월을
조현영
그 세월을 어떻게 살아왔는지 하나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올해 여든살의 엄마가 말했다
잘 지나온 모든 시간의 순간이 엄마 당신이었으니까
기억이 나지 않아도 괜찮아요.
자주 뒤를 돌아보는 엄마에게
감히 오십줄의 어린 내가 대답했다
나는 어떻게 그 시간들을 살았던걸까
지나온 모든 순간에 나도 나였기 때문이지
그러니까 나도 괜찮아.
어느날의 자문자답 그리고 위로
이 난리통이 끝나고 나면 그때도 나는
나였기에 잘 지나왔다고 말할 수 있어야지.
그때도 지금도 그랬듯이
지금(Here) 그리고 여기(Now)에 살아야지
(사진=조현영)
*어렸을 때부터 엄마가 하시던 말씀 ‘하루를 충실히’ ... 어릴 땐 무슨 뜻인지 몰랐고 좀 더 커서는 무슨 뜻인지 모르면서 진부하다고 생각했다. 어른이 되어서야 ‘지금-여기’에서 삶을 알게 되면서 그게 그 말이었구나 알게 됐다. 삶에서 우러나온 엄마의 현명함도 알게 됐다. 하루를 충실히 살아온 엄마도 지금-여기를 살고 있는 나도 뒤돌아 기억나지 않아도 남은 후회는 없을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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