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 잔 마시면서 시와 사진 홍윤경 / Pleats kora Indonesia 대표 마음으로 바람이 불어온다 이 바람으로 마음속의 가지들이 흔들리고 가지 끝에 달려있는 추억의 잎들이 떨어지고 있다 바람이 오고 간다 차잔을 데운다 &
인문과 창작
2020-12-09
미술작가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의 사탕에서 시작되다: 역사 흐름에 따른 일본 동성애 인식의 변화 조인정 2012년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나는 우연한 기회에 쿠바 출신 미술 작가인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Felix Gonzalez Torres) 전시 회를 찾았다. 전시관 한 귀퉁이
2020-12-03
바오밥나무 편견 박정자 어린왕자의 말만 듣고 너를 쓸모없이 여겼던 거야 생태계를 파괴하는 황소개구리처럼 골치 아픈 무엇으로만 생각했던 거야 알아보고 판단하고 그럴 필요도 없다고 무조건 그랬던 거야 나는 어린왕자를 정말 많이 사랑하거든 우연히 만났지 이파리를 다 떨군 너의 맨몸을 팔 벌
2020-11-18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미술 글,사진 이혜자 / 푸드 코디네이터 올해 3월 세계 보건기구(WHO)에서 팬데믹이 선포되고, 우리는 지금까지 겪어 본적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 코로나19사태는 전 세계인류에게 깊은 상처와 고통을 남기고 있다.
2020-11-12
플라타너스 노경래 못생긴 이웃집 혜숙이 누님을 닮았다. 그래서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줄기에는 덕지 버짐, 밑동에는 혹뿔이 너를 보면 발길질부터 하고 싶었다. 어느 가을 날 네가 놓아 버린 낙엽들은 너울 춤을 추며 보도에 떨어지더니 바스락거리며 후미진
2020-11-04
열 일곱 소녀의 도전 조은아 “당신들은 자녀를 가장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모습으로 자녀들의 미래를 훔치고 있다.” 이 가슴 뜨끔한 말은 2018년 12월, 스웨덴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폴란
2020-10-27
코로나19, October 2020 김현숙 2020, 삶과 죽음의 경계에 요단강은 없다 운 나쁘면 칼날같은 선 위에서 휘적이다 나락으로 떨어진다 저마다 시한폭탄 하나씩 마스크에 숨기고 뇌관을 제거할 백신을 기다린다 번호가 매겨진 확진자와 개죽음이 된 사망자의 계
2020-10-20
COVID-19 팬데믹 상황에 대한 단견 이동균 인도네시아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의 확산이 끝나지 않고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 벌써 10개월이 되어간다. 처음에 중국으로부터 감염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때에 일상적인 수준의 독감보다 감염 전파력이 조금 더 강한 정도이고 길어봐야 몇 개월 정도면 끝날 것이라는 견해가
2020-10-12
잘 지내냐는 인사에 /조현영 잘 지내냐는 인사에 나는 세번쯤 눈을 깜박이다 대답을 하지. 잘 지내. 잘 지낸다는 대답은 내가 살아내는 일상의 평균을 내는 일. 그러니까 잘 지낸다는 말은 이만큼은 외로웠고 이만큼은 행복했다는
2020-10-07
반유왕이의 무인도 채인숙 (시인) 17세기 미국소설에서 보았던 가랑이가 찢어진 바지를 입은 소년이 눈을 찡그리며 멀리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야자잎으로 엉성하게 엮은 오두막 지붕에 햇볕이 총알처럼 들이쳤다 우리는 오두막에서 이십 미터쯤 떨어진 해변에 2인용 텐트를 치고
2020-09-30
안 보고 안 먹고 운동 안 할 자유 조연숙 텔레비전 화면에 연예인의 고개 숙인 모습과 자막과 함께 이혼 이야기가 반복해서 흐른다. 개인의 애정사가 전국민의 현안이 됐다. 바람을 폈네 말았네… 불똥이 당사자 주변인에게 튄다. 잠시 후 어느 당 국회의원의 막말하는 장면이 반복된다. 막말한 국회의원은
2020-09-25
파자르 부스토미와 부야 함카 배동선 / ‘수카르노와 인도네시아 현대사’ 저자 오늘은 영화 이야기입니다. 2017년 9월에 개봉된 CJ 엔터테인먼트 합작영화 <사탄의 숭배자> (Pengabdi Setan, 조코 안와르 감독)에 420만 명 관객이
2020-09-16
대나무 숲에서 최장오 댓 잎이 연 초록 치마처럼 흔들릴 때 댓 숲으로 가라 댓 숲이 침묵하면 참새조차 숨을 죽인다 가만히 귀 기울여 봐 마디를 키우는 소리가 들릴 꺼야 공명을 채워 부러지지 않도록 휘어지는 연습을 하는 거지 댓
2020-09-10
외로울 때 나는 해양 박물관에 간다 사공경/ 한인니문화연구원장 보고 싶은 것도 많았고 알고 싶던 것도 많았던 시절, 외로울 때 나는 바다를 마음껏 상상할 수 있는 순다 끌라빠 지역에 있는 해양 박물관(Museum Bahari)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나는 바다 향기에 흠뻑 취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2020-09-07
무제 홍윤경 / Pleats kora Indonesia 대표 이상하게 그런 날이 있다 하늘이 너무 쨍하게 푸른날 아무런 이유없이 가슴이 쿵하고 내려 앉는 날 이런 날은 왠종일 미열이 있는 것 처럼 심장도 종일 미열로 꿈틀거린다 이런 날에
2020-08-26
자카르타에서 다르마시스와 장학생으로 보낸 7개월 조인정 다르마시스와 장학생이 되고 싶습니다 나는 2019년 2월 논문 자료 수집 차 자카르타에 한 달 간 체류했다. 체류 기간 중 주말에는 로컬 NGO의 러닝센터를 찾아 학생 및 학부모, NGO 교사들을 인터뷰했고, 주중에는 아트마자야 대
2020-08-20
"오늘은 죽기 좋은 날" 김은미 / CEO SUITE 대표 오늘은 죽기 좋은 날 모든 생명체가 나와 조화를 이루고 모든 소리가 내 안에서 합창을 하고 모든 아름다움이 내 눈 속에 녹아들고 모든 사악함이 내게서 멀어졌으니 오늘은
2020-08-10
자가격리 14일의 기록과 단상들 이혜자 / 푸드 코디네이터 인천공항 아침 7시 도착, 텅 빈 활주로와 텅 빈 공항, 위생복을 입은 수 많은 군인들. 코로나가 바꾼 풍경은 우리가 지금 팬데믹의 시간 속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한다. &
2020-07-30
자카르타 그리고 전염병 노경래 남부 자카르타에 있는 리뽀몰 끄망에 자주 들렀다가 그럴듯한 레스토랑들이 있는 끄망 라야로 가곤 한다. 리뽀몰에서 끄망 라야로 가기 위해서는 차량 두 대가 교행이 어려운 골목길을 지나야 한다. 그 골목길을 지날 때 마다 느끼게 된다. 인도네시
2020-07-22
친정 조은아 별빛도 가시지 않은 새벽 살금살금 문지방 넘는 소리 삐이걱 숨죽여 문 여는 소리 어슴프레 아침 해가 떠 오르면 새벽 밭에 풀 베고 물 주는 소리 두런두런 부엌문이 열리고 물 가득 오른 호박 오이 옥수수 담은 바구니가 턱 &
2020-07-14
추억 이동균 추억은 구름에 날아가고 사랑은 영봉에 걸려있다 아련한 기억들이 살아있는 것을 깨우쳐준다 지난 세월 호흡 가다듬고 뒤를 돌아보니 뿌린 씨앗 어느새 추억이 남아있는 열매 되어 행복으로 익는다 구름, 산, 사랑, 추억이여~~ 부디
2020-07-05
시 절 시.김현숙 새들이 퍼덕일 때마다 꽃잎은 지고 바람이 펄럭일 때마다 꽃잎은 날린다 꽃은 한 번도 스스로 진 적이 없어 져야되는 때를 모르고 져야 다시 피어난다는 걸 모르고 가을이 질 때마다 소슬바람 잎새 하나 겨울이 올 때마다 찬서리 아픈
2020-07-01
사적(私的)인 편지 -인니에서 나고 자라서 떠나갈 나의 딸에게 조현영 인도네시아에서 태어나 인도네시아 땅을 밟고 자란 나의 딸아, 엄마 품에서 인도네시아의 푸름 속에서 건강하고 바르게 자라주어 고맙다. 나면서부터 두 개 언어를 말하고 들어온 딸아,
2020-06-25
나무 깜보자꽃잎을 매일 떨구는 박정자 / 시인 처음엔 앞마당 새빨간 람부딴나무가 나를 홀렸는데요 그 나무가 가지를 이리저리 함부로 뻗는 걸 보고 굵은 뿌리를 땅 위로 드러내 사납게 휘젓는 걸 보고 무릎 아래 풀잎들을 목마르게 하는 걸 보고, 한 해 두 해 참다가 달래보다가
2020-06-17
신세 고와 한인2세 그리고 코로나19 조연숙 / <인도네시아 한인 100년사>집필위원 자카르타 중심에 있는 호텔 인도네시아 앞 분수대 (사진 =조연숙) “나는 중국을 몰라. 나는 여기서 태어났고 여기서 살고 있어. 나는 인도네시아 사람이야
2020-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