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창작 클럽 (153) 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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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경 / Pleats kora Indonesia 대표
이상하게 그런 날이 있다
하늘이 너무 쨍하게 푸른날
아무런 이유없이
가슴이 쿵하고 내려 앉는 날
이런 날은 왠종일 미열이 있는 것 처럼
심장도 종일 미열로 꿈틀거린다
이런 날에는 뭘해도 초조하다
음악을 듣고 있어도 금방 음률을 놓치게 되고
책을 읽고 있어도 같은 줄에서
맴돌고 만다.
왜 이러는 걸까?
내가 알지 못하는 사이
내게 뭔가 왔다 간 것일까?
햇볕은 찬란하고
나뭇잎들은 건강하게 푸른데
무정하리만치 쨍하게 푸른 하늘을
올려다 보며
조용히 기도하게 되는 날
내가 모르는 어떤 곳에서
불어온 바람에게 물어본다.
너는 아니?
내 심장이 왜 종일 잔기침을 하는지.......
시작노트 :
팬더믹 코비드 19로 준봉쇄 조치가 내려지고 사업장의 문을 닫았다. 직원 중 한 명이 의심증상을 보여 접촉자가 된 상황에서 나는 자가격리란 이름으로 14일 집안에만 갇혀 지냈다.
그 때 테라스에 자주 나가 앉아 있었다. 할 게 아무것도 없는 듯 여겨질 때마다 커피 한 잔을 들고 햇볕을 쪼였다. 그리고 그 커피 잔에 비치는 하늘을 마셨다.
처음 코로나 상황이 발생했을 땐 나와 내 주변만 안전하기를 기도했고 6개월 이상 코로나 상황이 길어지며 이제서야 기도의 지경도 넓어졌다. 지금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그들의 상황과 환경과 형편이 괜찮아지길 견뎌지길 기도한다.
빨리 이 상황이 끝나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왁작지껄 웃으며 일상을 나누고 싶다.
*사진=홍윤경
*이글은 '데일리 인도네시아'에 함께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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