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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창작 클럽 (187) 어제 그리고 오늘 2021 (부제: COVID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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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과 창작
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15,984회 작성일 2021-10-20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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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그리고 오늘 2021 (부제: COVID19)
 
최장오
 
 
또꼬페디아쇼피블리블리라자다부까라빡알리바바
아마존까지 넘나들다 끝내 잠든 손가락 관절에
바늘 끝 통증이 시름을 더하는 하루
 
계수나무 아래 금방아를 찧어 대는 21세기,
역사책 한 귀퉁이 처박힌 14세기 흑사병이
구석구석 거리를 휩쓴다
꿈인지, 쉬지 않는 앰블런스에 잠을 깬다
아직도 대낮……
 
온몸을 들썩이며 뿜어대는 하얀 기침들
흰 방역복 속 누군가
지옥의 야차처럼 빠짐없이 검문하며 잡아들인다
창틈으로 빠져나와 콜록이는 괴담들
갈 곳은 없다
온기 없는 거리의 빗장마다 숨죽인 통곡소리
건물마다 흰색 깃발이 만장처럼 펄럭인다
 
쫓기듯 서두르는 단출한 행렬에
손을 흔들며 따라가는 부켄벨리아
그 뒤를 쫓는 물기 없는 뿌연 햇살
새벽 아잔소리에 밀려드는 만장사이,
기억은 계수나무에 걸리고
경황없이 허둥대는 슬픔이
캄보자 아래 숨기 듯 검은 역사를 묻는다
 
                                                             (사진=조현영/manzizak)
 
 
**시작노트/ 어제 그리고 오늘 2021
 
화성과 달에 우주정거장을 만들고 화석을 채취하는 오늘날, 수백만의 사람들이 바이러스로 죽어가는 이 상황을 우리는 이해할 수 있는가?
 
저마다 빗장을 걸어 잠그고 서로를 엿보고 의심하기도 했다. 게다가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백신, 마스크 등 이웃들을 모른 체하던 열강들의 이기심도 볼만한 구경거리였다.
 
자카르타 인구 절반이 감염됐다던 괴담이 떠돈 지난 6월, 삼 십여 년을 살아온 인도네시아가 바이러스에 걸린 나를 고향으로 밀어내는 듯했다. 행운이었는지 죽음 앞에서 되돌아온 내가 숨쉬고 있는 자카르타는 집단면역과 높은 백신 접종율로 예전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자만과 교만 그리고 인류의 욕심이 만든 이 재앙을 어떻게 평가하고 행동하며 미래를 만들어 나갈지는 코로나가 남긴 숙제이다. 지난 2년여동안 우리는 자기 자신도 돌아보았지만 유독 젊은이들의 앞날을 걱정한 건, 코로나가 우리에게 주는 유일한 약이 아니었나 싶다.
 
살아남은 자들이여, 미래 세대를 위해 한 번 더 생각하고 행동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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