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창작 클럽 (111) 마음이란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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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란 게
시. 최장오
웃자란 부켄벨리아가 손을 내민다
잘 가란 인사로 보이더니
반갑다는 몸짓으로 보이더니
고속도로 중앙분리대에 갇힌 너는 그때도 웃고 있었다
한 몸에 자란 너의 인사가 제 각각이다
세월이란 게 가고 오는 거지, 오고 또 가는 거지
그렇게,
생각이란 점을 한 개 찍는 거지
하나의 줄로 세월을 나눈,
웃자란 손이 부끄러워 바쁘게 달리는 거지
붉은 선 한 줄 쫙 그려놓고
허수아비 양 팔 사이로 세월은 또 오고 가지
어제의 해넘이와 오늘의 해돋이를 또 기억하는 거지
부켄벨리아……
마음이 자라 손이 맞 닿을 것만 같다
***시작 노트
점을 찍는다는 것이, 점과 점을 연결하여 선을 긋는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점을 찍고 선을 그으며 적과 동지를 구분하던 인생의 짧지 않은 시간들이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너무나 쉽게 하곤 했던 양분의 선 긋기가 얼마나 우매 했던가!
결국 이쪽과 저쪽이 같은 곳에서 생겨나고, 한 우리 안에 존재하거늘……
*이 글은 '데일리 인도네시아'에 함께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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