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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창작 클럽 (36) ‘공간’이 주는 영향력 -자카르타에서 당신의 힐링 장소는 어디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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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과 창작
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7,467회 작성일 2018-05-11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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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주는 영향력 
자카르타에서 당신의 힐링 장소는 어디인가요?
 
글 쓰며 삶을 재출력 하는 곳 – 안쫄(Taman Impian Jaya Ancol) 
 
김순정(순정아이북스 출판사 대표 / 한국출판인회의 회원사 / 북칼럼니스트)
 
 
공동으로 여럿이 모여 회의하며 주제를 정하고 단어를 고르며 모든 문장을 써 내려가는 저술가는 없을 것이다. 글쓰기는 기본적으로 고독한 작업으로, 자신만의 ‘몰입 공간’에서 스스로를 거세게 몰아붙이는 일이다. 글 쓰는 사람에게 ‘글을 쓰는 환경’은 매우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이다. 여기에는 ‘물리적 공간’이 가장 중요하고 부수적으로 시간, 자세, 도구, 소리, 분위기 등이 영향을 끼친다. 이 모든 요소는 글 쓰는 이에게 영감을 주며 작품과 콘텐츠 탄생에 기여한다. 

나에게 ‘일반 장소’로 그치지 않고 창작과 기획 그리고 구상의 희열을 느끼며 영감을 주는 그 은밀한 공간인 자카르타 북부의 안쫄(Taman Impian Jaya Ancol/Ancol Dreamland Park). 지금부터 안쫄에 얽힌 행복한 추억에 곁들여 ‘르 브릿지 (Le Bridge)’ 레스토랑 한쪽 벤치에 앉아 바닷냄새 속에 떠오르는 영감을 기록하던 ‘글쓰기 장소’로서의 매력을 융합하여 이끌어내려 한다.
 
삶의 외로움과 어려움 극복을 위한 처방전! 
자신을 위한 행복한 글쓰기를 권한다 

  
인도네시아에 거주하는 많은 분이 공감하시겠지만, 인도네시아에서의 삶이 만족스럽다가도 문득 이방인으로서 외롭다는 느낌이 들고 특히 현지인 가정부, 유모, 운전기사, 공무원, 비즈니스 파트너로 인해 힘들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이 땅이 지긋지긋하게 느껴지고 차갑게 느껴질 때가 이따금 찾아온다. 이럴 때 사람들은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이해할 수 없는 선택으로 엉뚱한 방향을 걷기도 한다. 그럴 때 나는 여기 타국 인도네시아에 삶의 온기를 불어넣은 도구로 ‘글쓰기’를 추천한다. 실제로 많은 대가가 자신에게 찾아오는 수많은 감정과 불안 등을 이겨내는 처방 법으로 글쓰기를 활용했다. 하지만 바쁜 현실은 전업 작가가 아닌 이상 사람들은 글을 쓸 때 열악한 시간적 공간적 현실이 부딪힌다. 여기서는 ‘공간적’ 중심으로 알아보려고 한다.  

최근에는 소셜 미디어의 글쓰기와 연동된 시스템이나 CPND, 즉 C(콘텐츠), P(플랫폼), N(네트워크), D(디바이스)로 연결된 디지털 유통의 매체에 자신의 글을 올리며 꿈을 실현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나를 위한 글쓰기를 더욱 자극하기까지 한다. 예를 들면 네이버의 웹툰 작품을 통해서 아마추어 작가가 스타 작가가 되고 무명작가가 문학 플랫폼을 통해 상당한 순이익을 내고 있어 출판사를 하는 입장에서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글쓰기 등 삶을 재출력하는 공간 어디가 좋을까?
자기만의 공간이 있다는 행복
 
 그렇다면 나 홀로 작업이 많은 글쓰기 작업에 적당한 공간은 어디일까? 미국의 소설가 캐서린 앤 포터의 답을 빌리면, 그것은 ‘다분히 개인적인 문제’이다. 사람에 따라서 유독 글쓰기 좋은 공간이 존재한다. 어떤 사람에게는 글 쓰는 공간이 담배 연기와 커피 향기가 있어야 하는 곳이나 자기 방의 책상이나 침대, 차 안, 호텔 방 등 처한 환경이나 성격 등에 따라 다양한 공간들을 선택한다. 

필자가 대략 글은 쓰는 목적에 따라 구분해 보면 팩트(fact) 위주의 글, 기사성 글, 칼럼, 광고 카피 같은 실용적인 글을 쓸 때는 학구적인 느낌이 가득한 서재나 도서관이나 세미나실 또는 사무실 같은 이성적인 사고에 도움이 되는 공간을 추천한다. 또한, 낭만적인 시나 에세이, 문학작품처럼 영감과 감성의 글쓰기를 하고 싶을 때는 북 카페나 노천카페나 레스토랑. 자연적인 공간을 추천한다. 하지만 현실은 버지니아 울프가 역설한 ‘자기만의 방’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글 쓰는 환경이 허락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글을 쓰거나 사색하거나 구상하거나 하는 등 삶을 재출력하는데 필요한 ‘나만의 공간’을 찾아내야 한다.  
 
나만의 아지트, 나만의 장소로 들어가라 
내가 찾은 자카르타의 힐링처 – 영감을 주는 안쫄 해변! 
 
인도네시아에서 당신만의 삶을 재출력하는 공간은 어디인가? 만약 아직 나만의 특별한 공간을 만나지 못했다면 지금이라도 찾아보는 것이 어떨까? 타국에 사는 이방인들에겐 ‘내 집’만큼 편안한 아지트가 없겠지만 가끔 나만의 시간을 보내며 힐링할 곳이 있다는 것은 외국 생활 중 큰 기쁨이 아닐 수 없다. 내가 자카르타에서 찾아낸 곳은 자카르타 북부의 ‘따만 임삐안 자야 안쫄(Taman Impian Jaya Ancol. Ancol Dreamland Park)’이다(참고로 1967년 들어선 대규모 위락단지인 안쫄은 총면적은 552ha의 대규모 멀티플렉스단지이다. 골프장과 요트장 등 스포츠 시설과 나이트클럽, 디스코텍, 마사지실까지 겸비해 밤낮의 모든 즐거움을 선사한다. 한곳에서 대부분의 ‘락(樂)’을 해결할 수 있다는 시간적 공간적 비용적 장점이 있는 곳이다). 
 
안쫄 해변 (사진=manzizak /조현영 )
 
나만의 공간을 찾을 때 공간의 크기와 환경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또한, 근사한 곳이나 유명한 곳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그저 나의 영혼이 숨을 쉬고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곳이면 된다.  
필자에게 영감을 주며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것은 ‘물’이다. 물은 생명의 원천이자 영원한 생명이며 영혼치유의 상징이다. 침수는 정결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다. 기독교 침례교는 세례의식 때 ‘침례’를 통해서 ‘인간은 상징적으로 죽고, 정화되어 다시 태어난다’고 믿는다. 이 물이 있는 곳을 나는 사랑한다. 예를 들어 ‘바다’ 같은 곳이다. 

내가 사람이 아닌 자연의 치유영역이 필요할 때 찾았던 곳도 산과 바다였다. 한국에서 한국출판인회의 산악회에서 활동했던 것도 그런 이유였다. 전국의 명산을 찾아 정상에 오르며 자아 성찰의 기회로 삼았다. 또한, 책을 만드는 스트레스를 숲속 길 맑은 공기로 치유하였다. 특히 ‘물’이 있는 도심 속 한강변을 자주 찾았다. 때로는 더 큰물을 만나기 위해 드라이브를 할 겸 인천국제공항 가기 전 서해안의 ‘을왕리 앞바다’로 향했다(을왕리에 있는 왕산해수욕장과 선녀바위 해수욕장은 나만의 바다로 통했던 아지트였다). 자카르타의 안쫄(Ancol)은 나에게 그런 비슷한 느낌과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건너온 후 한국과 인도네시아를 오가면서 출판 일을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인도네시아 출판시장에 대해 공부하는 일은 내게 새로 넘어야 할 장벽으로 다가왔다. 그럴 때마다 나는 한국의 을왕리의 작은 앞바다를 생각하며 안쫄을 찾았다. 그래서 나는 안쫄(Ancol)을 ‘삶의 콘텐츠를 재생산하고 재출력 하는 곳’이라고 명명하였다. 사색하며 글을 쓰며 읽으며 진정한 내면을 마주하고 비즈니스를 구상하고 내 삶의 정체성을 찾는 곳으로 말이다. 
 
쉽게 갈 수 있어 소박한 편안함을 주는 안쫄 바닷가 
여행자로서의 느낌을 주는 공간
 
 “왜 자카르타에 멋진 곳들을 놔두고 안쫄이냐!”라고 의아해하거나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자카르타 시민들의 휴식처인 안쫄은 한국 사람들에겐 자카르타의 심각한 공업용수로 인해 해변의 바닷물이 지저분하다며 손사래를 치는 곳으로 우리나라 80년~90년대 놀이공원을 연상시키는 곳이라는 인식 때문에 인기 있는 방문지는 아니다. 

오늘날 사람과 공간의 관계를 매개하는 결정적인 요인의 하나는 교통인데(현대생활에서 교통은 생활의 편의를 위한 필수적인 수단이다) 자카르타에서 관광명소의 멋진 푸르른 비췻빛 바다를 보려면 번거로운 장거리 여정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안쫄은 집에서 막히지 않고 30분이면 바닷냄새를 맡을 수 있는 곳이다. 안쫄은 가깝기 때문에 별다른 여행 계획은 필요하지 않다. 그래서 사람들의 ‘안쫄’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고 선호하지 않더라도 자카르타 근교에서 아무 때나 부담 없이 찾아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의 안쫄이 특별한 공간이 되었다(물론 안쫄을 찾을 때 한 가지 철칙이 있다면 사람이 붐비는 주말이나 공휴일은 피한다는 점이다). 안쫄은 내가 원하는 시간에 늘 여행자로서의 삶을 선물하는 곳이다. 
 
안쫄이 덤으로 주는 선물: 안쫄에 가면 그것이 있다! 
바다 한가운데의 낭만, 르 브릿지(Le Bridge) 레스토랑
 
저편 천 개의 섬(뿔라우 쓰리브. Pulau Seribu)가 펼쳐져 있는 곳으로 가는 초입에 있는 안쫄은 지상인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았을 때 해변에서 출발해서 다시 해변으로 이어지는 ‘3(삼자)’자 모양의 다리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한다. 다리 이름은 ‘즘바딴 찐따(jembatan cinta. 사랑 다리)’라는 달콤한 이름이다. 평일 낮때나 석양이 드리워지는 저녁 무렵 안쫄에 가면 자카르타 시민들의 활기와 일상의 여유로움, 한적함을 느낄 수 있다. 
 
안쫄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역시나 작은 해변이다. 사랑하는 남편과 가끔 데이트를 즐기는 곳. 이 작은 해변에서 자카르타 시민들이 한가로이 수영이나 일광욕을 즐긴다. 앞바다와 연결된 다리 입구에서는 유람선 여행객을 모집하는 아저씨들을 만날 수 있다. 곳곳에서 한참 뜨거운 사랑에 빠진 연인들을 비롯해 가족 단위로 와서 조용히 놀고 있는 모습, 단체 손님이나 인도네시아 학교 교복을 착용한 학생들이 종종 눈에 띈다. 바닷가 물이 깨끗하지는 않지만, 물에서 물놀이와 수영을 즐기는 사람을 볼 수 있다. 대도심에 있는 해변이지만 대부분 수영복 차림이 우리나라 동네 개울가에서처럼 티셔츠나 반바지 같은 평상복 차림으로 노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이슬람교라는 종교적인 이유로 여성들이 비키니 수영복을 입을 수는 없을 테지만 말이다). 해변의 정서가 작은 동네 마을의 물가 분위기이다. 또한, 해변 부근에 돗자리를 깔고 컵라면(pop mie) 을 먹거나 근처 노점에서 간단하게 사서 먹는 모습이 정겹다. 
 
안쫄 ' 르 브릿지' (사진=김순정)
 
바다 가운데로 연결된 다리를 입구에 들어서면 내가 안쫄에서 가장 좋아하는 흰색 천막으로 지어진 ‘르 브릿지(Le Bridge) 레스토랑’이 보인다. 이곳에서 바닷바람과 바닷냄새, 바다 사람과 동화되어 차 한 잔의 여유를 부리다 보면 나의 일상은 축제가 되고 여행자가 되며 출력하는 삶의 모드로 전환된다. 바닷냄새를 머금고 사방팔방에서 세게 불어 닥치는 바닷바람을 병풍 삼아 나만의 ‘힐링 공간’, ‘사색의 공간’, ‘글 쓰는 공간’으로 재 탈바꿈 된다. 
또 안쫄 내부에 우뚝 서서 시선 끄는 고층의 안쫄 맨션(Ancol Mansion)이 시선을 사로잡는데 바다 전망이 정말 멋질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저기 사는 사람들은 늘 여행자처럼 살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안쫄 해변에서 보이는 안쫄 맨션 (사진=김순정) 
 
안쫄에는 특색이 있는 레스토랑과 음식점이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안쫄 호텔은 물론이고 씨푸드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반다르 자카르타(Bandar Djakarta)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다. 이밖에도 독특한 분위기가 있는 발리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짐바란(Jimbaran)’, 고급 레스토랑을 찾는 손님을 위한 스가라(Segarra), 낭만적인 식사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르 브릿지(Le Bridge)’ 레스토랑이 있다. 바다 한가운데 위치한 르 브릿지(Le Bridge) 레스토랑의 다리를 조금 더 지나면 해상 위의 콜럼버스 카페(Columbus Cafe)가 나온다.
 
그밖에도 안쫄은 큰 규모를 갖추고 있는 만큼 전용 차량이나 오토바이, 버스를 위한 충분한 주차 공간을 가지고 있으며 글랑강 사무드라(Glanggang Samudra)라는 신나고 멋진 돌고래 쇼도 덤으로 즐길 수 있다. 기타 안쫄이 덤으로 주는 선물들은 다음과 같다. 
 
씨월드(Sea World): 씨월드는 인도네시아 바다의 수중 세계에 대해 알 수 있는 곳이다. 1995년 대기업 ‘리뽀(LIPPO) 그룹’에서 많은 자본을 투자해서 만들었다. 방문객은 거대한 수족관과 다양한 상어의 종류에 놀라게 된다. 바닷속 심해의 신비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물고기가 놀고 있는 수족관은 터널로 연결되어 있고, 전문 사육사가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는 ‘수중 먹이 쇼’도 볼만 하다.   
 
빠사르 스니(Pasar Seni): 인도네시아 예술가들의 자유로운 열정으로 가득 찬 곳. 소호 분위기와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 ‘작은 예술촌’을 형성하였다. 현대적으로 세련되지는 않지만 소박하고 투박스럽게 예쁜 곳이다. 사진을 찍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공간이기도 하다. 예술가들이 자신의 가게 ‘끼오스(kios)’에서 그림, 조각, 수공예품, 직물, 가죽제품, 바틱, 민예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안쫄이 자랑할 만한 ‘예술 마켓(Art Market)’이다. 
 
두니아 판타지(Dunia Fantasi): 한국의 롯데월드나 에버랜드와 같은 두니아 판타지는 안쫄 내에 있는 놀이동산으로 일명 두판(Dufan)으로 부른다. 두판은 자카르타에서 가장 인기 있는 놀이 공원이다. 회전목마, 제트 열차, 통나무배 등 각종 놀이기구를 즐길 수 있다.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알리안츠 에코 파크(Allianz Ecopark): 이전에는 빠당 골프 안쫄(Padang Golf Ancol)에 사용된 알리안츠 에코 공원은 가족을 위한 에듀테인먼트와 모험을 경험할 수 있다. 자카르타에서 드물게 산책이나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곳으로 도시락을 싸와서 가족단위의 피크닉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방문객이 과일과 채소를 살 수 있는 에코 마켓(Eco-Market)도 있다. 
 
아틀란티스 워터 어드벤처(Atlantis Water Adventure): 워터 테마파크인 이곳은 1974년부터 안쫄에 있었던 7개의 다양한 수영장인 글랑강 르낭 안쫄(Gelanggang Renang Ancol)을 활성화한 결과로 만들어진 곳이다. 8개의 테마파크로 구성되어 있다.
 
안쫄 수족관 (사진=manzizak /조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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