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창작 클럽 (71) 인작, KBS 월드라디오 방송과 인터뷰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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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작, KBS 월드라디오 방송과 인터뷰 하다
이강현 / 인작 회장
이번 칼럼은 인도네시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문창작 클럽 “인작”에 대해서 한국과 전화 인터뷰 한 내용을 싣도록 하겠습니다.
○ 프로그램 : KBS 월드라디오 <한민족네트워크>
○ 인터뷰 일시 : 한국 시간 1월 14일 (월) 오전 10시(한국 시각)
○ 방송은 이튿날인 1월 15일자로 나갑니다
< 인터뷰 내용 >
인도네시아 "인문창작클럽"을 소개하게 돼서 반갑습니다 ^^
▶ 해외에서 여러 단체가 있지만 그것도 문학 단체인 이런 인문학 클럽이 있다는 것도 놀라운데 최근 아주 두꺼운 웹진까지 발간하시어 깜짝 놀랐고 또한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1호가 나오고 얼마만인가요, 2호가 나온 게?
-2017년 12월에 웹진 1호-읽고 나누고 쓰다를 발간했고, 다시 일년만에 웹진 2호 '우리가 꽃이었구나'를 발간했습니다. 앞으로도 일년에 한권씩 발간한다는 계획입니다.
▶웹진을 저도 온라인으로 다운받아서 잠시 살펴봤는데... 분량이 무려 200쪽 넘어...웹진 수준이 높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제목도 인상적인데 “우리가 꽃이었구나” 어떤 의미인가요?
- 저희 회원들이 인도네시아 현지 한인 신문사 두 곳에 돌아가며 글을 연재합니다. 일년 동안 연재했던 글들과 개인적으로 작업한 글들을 모으다 보니 분량이 꽤 많이 묶이게 되었습니다. 또한 웹진은 전적으로 편집부에서 맡아 제작합니다. 누구도 편집부의 제작 방향과 편집 의도에 간섭하지 않고 완전히 자율권을 줍니다. "우리가 꽃이었구나"라는 2호 제목은 2기 편집장인 채인숙 시인이 지었습니다. 채인숙 시인이 웹진의 원고들을 교정하다가, 문득 인작이 인도네시아 한인사회에서 자기만의 색깔이 가장 뚜렷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이 모였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회원들 모두가 각기 다른 색깔을 가진 꽃으로 다양하게 피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번개처럼 제목이 떠올랐다고 하더군요.
▶평범한 글쓰기 모임과는 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인작’은 어떤 모임입니까?
- 인도네시아에는 한국에서 가까운 동남아 국가 중 베트남, 필리핀처럼 한국분들이 많이 계시지는 않지만 오랫동안 사업에 기반을 탄탄히 일구시고 인니를 너무나 사랑하는 3만여 명의 교민이 계시고 한인회를 포함 여러 문화 단체가 있습니다. 저희 인작은 대외적인 활동을 하는 단체로서가 아닌 구성원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기꺼이 즐겁게 배우면서 글을 쓴다는 것입니다. 거창한 목적이나 방향을 가지고 출발한 것이 아니라, 인도네시아에 살면서 자칫 한쪽으로 지우치기 쉬운 사고의 영역들을 넓히고, 진짜 자기 글을 쓰면서 스스로 사유할 수 있는 사람들이 되자는 마음으로 모였습니다. 해외에서는 이런 모임을 만들기도 쉽지 않고 모임이 꾸준히 유지되기도 쉽지 않은데, 다행히 저희 회원들은 뜻과 마음이 잘 맞았고 서로 배려하면서 행복하게 모임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인작은 인도네시아 인문창작클럽의 줄임말이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약자이면서 동시에 인니어로 발자취를 남긴다라는 단어인 hinjak이라는 단어에 h자 묵음을 뺀 injak 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함께 하는 회원들은 어떤 분들입니까?
- 인작은 해외에서 활동하는 기존의 문학단체들이 창작활동보다는 관변 단체처럼 변하는데 아쉬움을 품었던 몇몇 사람들이 모여서, 소란스럽지 않게 공부하고 자기 글을 쓰는 모임을 만들자는데 뜻을 모아 시작되었습니다.
지금은 19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는데, 저처럼 직장인도 있고, 사업가도 계시고, 인도네시아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건축 설계를 하시는 교수님, 한인니문화연구원의 원장님, 언론사 편집장이 두 분이나 계시고, 출판사 대표, 시인, 학생, 푸드 스타일리스트 등등 굉장히 다양한 직업군이 모여 있습니다. 이미 자기 책을 출간하신 분도 4명이나 됩니다. 공통점이 있다면, 다들 인문학에 관심이 많고 자기 글을 꾸준히 쓰고 있다는 점입니다.
▶해마다 웹진 발간하는 성과를 내려면 회원들도 부지런히 공부하고 사색을 해야겠네요? 예를 들면, 한달에 한번 모여서 토론회를 한다거나 그러나요?
- 말씀드렸다시피 인작 회원들은 너무나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각자가 전문 분야가 있고 관심 분야도 다릅니다. 매월 돌아가면서 주제 발표를 하는데, 정말 다양한 내용이 등장합니다. 자기가 읽은 책에 대해서 발표하는 경우도 있고, 인도네시아 주술에 대해서 발표하는 회원, 페미니즘에 대해서 발표하는 회원, 명품 가방의 역사에 대해서 발표하는 회원, 인도네시아 건축을 보는 방법을 가르쳐 주시는 회원, 의사였던 회원은 체질의학에 대해서 발표하기도 하고, 박제가에 대해서 연구해서 발표하신 분도 계시고, 시인인 분은 연애시 낭독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저는 4차 산업혁명과 인도네시아 3대 미인 출신 지역과 실체에 대해서 발표를 했습니다. 정말 각자 너무 다르지만, 우리는 그 다름을 인정하고 늘 즐겁게 배웁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그것이 우리 인작의 회칙 1번입니다. 우리는 서로가 다름을 즐겁게 인정한다는 것이지요.
▶직접 책으로 출간해 볼 생각은 없습니까? 웹진 형태를 고수하는 이유는?
- 원래 처음에 책으로 출간할 생각을 했었는데, 그러기엔 아직 우리의 실력이나 책의 내용이 원하는 만큼의 퀄리티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스스로 판단을 했습니다. 그래서 비용을 줄이면서 전파력이 좋은 웹진으로 만들었고, 1호때는 회원들 수만큼 딱 한권씩만 인쇄를 해서 기념으로 나눠 가졌습니다. 그런데 웹진의 반응이 너무 좋아서 놀랐고, 올해는 인터넷 사용이 여의치 않은 분들도 볼 수 있도록 100권만 인쇄해서 주변에 나눠 드렸습니다. 아마 해외 동포사회에서 만드는 웹진은 처음인 듯 합니다. 해외에서 만든 책들이 한인 사회 내부에서만 지엽적으로 읽히고 마는 경우가 많은데, 웹진은 세계 어느 곳에서나 읽힐 수 있다는 점에서 전파력이 확실히 뛰어납니다. 이런 덕분에 라디오 출연도 하게 됐구요. 그리고 인작 회원 중에는 한국에서 오랫 동안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는 분도 있어서, 앞으로 더 엄격하게 글의 내용과 수준을 올린 후에 책을 출간하자는 의견도 나누는 중입니다.
▶이강현 회장님은 인작활동 하면서 어떤 걸 많이 느끼세요?
- 전 대기업 생활만 28년째(인니만 20년) 하고 있어 한정된 울타리에서만 생활하고 있는 거죠. 다양한 직업과 생각을 하고 계신 분들을 만나 배우고 듣고 토론하는 시간들이 참으로 소중하고 또한 우리가 살고 있는 인도네시아에 대해 더 연구하고 사랑하며 한국과 제2에 조국인 인도네시아 두 나라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이 있는가를 고민해 보게 됩니다.
▶좀 다른 얘기입니다만, 인도네시아에 화산분화, 지진, 지진해일 등 대형 자연재난이 잇따라서 안타까운데요 어떠세요?
-네 작년에는 정말 인도네시아에 수많은 재해가 발생해서 우리 모두 너무나 가슴 먹먹하고 슬픈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정부 발표에 의하면 2018년 작년 한 해에 인니에 발생한 재해는 2천 5백건이며 공식 집계된 사망자만 4천231명 입니다. 빨루 지진 때 한 마을이 그대로 쓰나미에 잠겨 3천명에 마을 주민이 파묻혀져 실종 신고도 못한 사망자들은 빠진 집계이구요.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지만 우리 한인 동포도 많은 지원 활동을 하고 있고 올해 한해는 이런 재해가 다시 찾아 오지 않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인작’ 곧 3기 체제가 시작된다고요? 올해는 어떤 계획, 목표를 갖고 있습니까?
- 올해는 3명의 신입회원이 들어 왔습니다. 신입회원은 내부 추천을 통해서 선발합니다. 될 수 있는대로 조용히 모임을 이끌어 나가려 하고 딱히 홍보 활동을 하지는 않습니다. 회원의 수보다는 모임의 질을 높이는데 더 중점을 두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해오던 것처럼 우리 모두 서로 사랑하고 배우며 또한 우리가 살고 있는 인도네시아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시간 내 주시어 감사드립니다.
KBS월드라디오 <한민족 네트워크> 방송듣기 (2019.1.15일자)
*이 글은 '데일리인도네시아'에 함께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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