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창작 클럽 (207) 삶 모퉁이 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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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모퉁이 돌면
김현숙
모퉁이 돌면
저 아래 연꽃 연못
하늘로 이어지고
오른쪽 양지
봉긋한 네 개의 무덤에
손바닥만한 뗏장들
미처 부둥키지 못한
불그레한 무덤 하나 더
아버진 그새
사 남매 입속에 톡톡 터지던
그 검붉은 산딸기
툭 툭 던져놓고, 가시 담
넌지시 쌓아 놓았네
덩굴 성긴 곳 골라 딛는
발목 옭아매며
놓아주라 하네
이제 보내라 하네
[시작노트]
여러 해 전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종종 꺼내보는 시입니다. 내가 나의 시를 되뇌는 건 매우 드문 일이지만, 이 시는 유일하고도 온전하게 아버지를 생각나게 하기 때문입니다. 마음은 아리지만 흔들리는 나를 곧추세워보기도 하니 참 다행한 일이지요. 마치 아버지가 옆에 계신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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