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한인동포 채인숙, '여름 가고 여름' 시집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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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인숙 시인의 시집 '여름 가고 여름' 표지 (민음사 출판)
인도네시아 한인동포 채인숙 시인의 '여름 가고 여름' 시집이 민음사에서 출간됐다.
여름 가고 여름 오는 열대의 나라에서 다음 생을 향해 보낸 그리움의 편지들이 모여 시가 됐다.
1999년 인도네시아로 이주해 이국의 땅에서 사는 동안 채인숙 시인의 마음을 달래 준 것은 시에 대한 추억과 시를 향한 열망이었다.
책 소개에서 "살아가는 땅은 달라졌지만 ‘시’라는 땅에서는 한 번도 벗어난 적이 없으니, 그의 첫 시집은 그의 온 생애와 함께한 시에 대한 고백이자 “8000일을 한 계절 속에서” 살고 있는 열대의 시간 속에 남겨진 '병의 흔적'이라고 소개했다.
허연 시인은 추천의 말에서 "채인숙의 시를 읽으면서 왠지 모르게 가슴 한쪽이 흔들리는 순간들이 있었다. 이별의 술상에서 불렀던 노래처럼. 생을 관통해 그리워했던 사람에게 끝내 못 참고 쓴 편지처럼. 그러나 불태워 버린 편지처럼. 채인숙의 시에는 재가 되어 버린 서사가 있다. 현대시가 잊고 있었던 재의 서사가 열대의 나라에서 날을 세우고 있었던 것이다. 고통 속에서 부른 노래만이 고통을 담을 수 있는 법. 미분되어 날아가 버리는 시들이 득세한 세상에 쌓이고 쌓여서 도달한 슬픔을 읽는 아련한 시간이 있었다"고 말한다.
"시집에는 동일한 상황이 반복되는 왕복운동에 관한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밤이 오고 밤이 갔다”거나 “여름이 오고 여름이 갔다”는 식, 또는 “파도가 가고 파도가 온다”와 같은 왕복운동에는 떠나는 행위와 돌아오는 행위의 반복이 각인되어 있다. 그리움은 이토록 오고 가는 동사의 모습을 취한다. 시는 병의 흔적이기도 하지만 그리움을 달래는 치유의 기록이기도 하다. 속절없이 여름이 반복되는 계절과 무관하게 내면은 덜컹거리며 오고갈 때 “습기의 무기”가 무거워지면 마음엔 스콜처럼 시가 쏟아졌다"고 28일 문학뉴스가 보도했다.
채인숙 시인은 지난 2015년 오장환 신인문학상에 「1945, 그리운 바타비아」 외 5편의 시가 당선되며 활동을 시작했다.
먼 나라에 살며 다음 생에는 고향을 떠나지도, 사투리를 고치지도 않겠다고 다짐하는 시인은 “거짓말처럼 사라지지 않는" 여름을, 한 번도 표정을 바꾼 적 없는 여름을 “첩첩산중의 마음”으로 건넌다. [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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