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도 수출…인도네시아서 6000억원어치 물건 판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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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도 수출입니다."
이화수 PT뱅크KEB하나 은행장의 지론이다. 이 행장은 자신처럼 해외에서 근무하는 금융인들을 '수출 역군'이라고 표현한다. 지난해 PT뱅크KEB하나의 순이익은 571억원. 이를 두고 이 행장은 KEB하나은행이 인도네시아에서 571억원을 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행장은 "인도네시아에 반도체나 자동차 등을 수출해 600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것과 PT뱅크KEB하나가 600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것에 차이가 없다"며 "매출액 대비 순이익 비율을 10%라고 하면 KEB하나은행은 인도네시아에 6000억원어치 물건을 판 셈"이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때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처럼 이 행장도 인도네시아 진출을 꾀하는 국내 금융회사가 방문할 때마다 노하우를 알려준다. NH농협은행, IBK기업은행, 미래에셋그룹 등이 인도네시아 진출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 실무진들이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이 행장을 만나고 갔다.
이 행장은 "인도네시아는 인구가 2억5000만명으로 세계 4위의 거대시장"이라며 "국내 금융회사가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경쟁한다고 우리 몫이 준다고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한국의 몫이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KEB하나은행이 삼성전자와 같은 금융회사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역경을 이겨내면서 해외 진출에 성공했듯이 이 행장도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이 행장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한국 금융회사만의 무기로 '고객 친화'와 'IT'(정보기술)를 꼽았다.
PT뱅크KEB하나가 입금, 출금, 계좌이체 등 5가지 은행 거래를 5분내에 처리하겠다고 내세우고 있는 '5분 거래'는 고객 친화와 IT가 결합해 만들어낸 대표적인 가치다. 여기에 한국 특유의 ‘빨리빨리’까지 결합해 인도네시아에서 PT뱅크KEB하나는 '5분 은행'으로 불린다는 게 이 행장의 설명이다.
이 행장은 "'5분 거래'를 정착시키기 위해 지점에 5분짜리 모래시계를 두고 5분 내에 거래를 완료하지 못하면 고객에게 보상을 해주고 있다"며 "직원들 대상으로 ‘5분 거래’ 경진대회를 열고 연수 담당자에게는 ‘5분 거래’를 수행하지 못하는 직원은 졸업시키지 말라고 했다"고 밝혔다.
모바일뱅킹과 무료 와이파이 지점 서비스도 PT뱅크KEB하나의 강점이다. 이 행장은 "지점수가 현지 은행보다 적지만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채널을 강화해 보완하고 있고 인도네시아 은행으로는 처음으로 영업점에서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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