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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소식 벤처신화는 계속된다…팬택의 기적 같은 부활 한인기업 편집부 2015-10-19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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쏠리드 컨소시엄, 팬택 인수 확정…법원 역할 커
인도네시아 기반 종합 ICT 기업으로 재탄생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매각 시도가 번번이 불발될 때마다 팬택 임직원들은 스스로 그렇게 외쳤다. '24년 제조업 벤처신화'가 이대로 무너져서는 안 된다는 다짐이었다.
 
팬택은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 법원은 16일 팬택의 회생계획안을 인가, 쏠리드[050890]-옵티스 컨소시엄의 팬택 인수를 확정했다. 14개월간 이어진 법정관리 꼬리표를 떼는 날이었다.
 
'뉴 팬택'은 이제 새 주인 품에서 글로벌 ICT(정보통신기술) 기업으로 거듭나는 길에 들어간다.
 
◇ '구사일생' 팬택…청산 위기서 극적 회생까지
 
팬택은 지난 1991년 박병엽 전 부회장이 무선호출기 사업을 위해 문을 연 회사다. 한때 국내 휴대전화 점유율 14%까지 기록, LG전자[066570]를 제치고 국내 2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애플과 삼성전자[005930]의 양대 체제로 굳혀졌고 이에 더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마저 포화상태에 달하면서 차츰 경쟁력을 잃어갔다.
경영난에 허덕이던 팬택은 작년 3월 2차 워크아웃에 이어 8월부터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10월부터 시행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은 팬택엔 직격탄이었다.
 
이준우 팬택 대표이사는 직접 발로 뛰며 '새 주인'을 찾아 나섰다. 그러나 3차례에 걸쳐 시도한 매각 노력은 번번이 무산됐다.
 
특히 미국 자본으로 구성된 원밸류에셋매니지먼트와의 계약 불발이 가장 아팠다. 팬택을 '제2의 샤오미'로 만들겠다던 원밸류 측은 계약금 납부를 앞두고 소리소문없이 자취를 감췄다.
 
계속된 희망고문으로 지칠 대로 지친 팬택은 끝내 '기업회생절차 폐지'라는 초강수를 두게 된다. 팬택으로선 마지막으로 던질 수 있는 카드였다.
 
팬택이 회생할 수 있었던 데는 법원의 역할도 컸다.
 
어떻게든 팬택을 살리려 했던 법원은 팬택의 기업회생절차 폐지 신청을 일단 보류하며 시간을 벌어줬고 결국 기적이 일어났다.

국내 IT업체 옵티스가 팬택 인수 계획을 밝히고 나서면서 실낱같은 회생의 가능성이 열렸다. 법원은 옵티스의 진정성을 높이 샀다. 인수 절차의 첫 단추였던 '인수합병 양해각서 체결'은 그렇게 이뤄졌다.
 
게다가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옵티스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반신반의하던 팬택 채권단들도 마음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후 국내 통신장비 시장에서 튼실한 업체로 소문난 '쏠리드'가 옵티스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 인수 주체로 나서면서 팬택의 회생은 급물살을 탔다.
 
쏠리드 컨소시엄은 지난 7월 팬택 인수합병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 8일 총 496억원에 달하는 인수대금 납부를 모두 마무리하면서 사실상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16일 열린 관계인집회에서 채권단은 회생담보권자(83.1%), 회생채권자(88%) 모두 80%가 넘는 찬성표를 던지며 회생계획안을 승인했다.
 
윤준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3부 수석부장판사는 이날 회생계획안 인가를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팬택이 사라질 뻔한 상황이었는데 채권단의 양보와 이해가 있어서 결국 회생하게 됐다"며 "변제율이 높지도 않은데 (관계인집회에) 많이 참석해주고 회생계획안이 가결될 수 있도록 많이 양보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 스마트폰 넘어 사물인터넷까지…종합 ICT 기업으로 '재기'
 
쏠리드 컨소시엄이 내건 '뉴 팬택'의 청사진은 스마트폰에서 사물인터넷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ICT 기업이다.
 
일단 내수 기업이었던 '구 팬택'을 이제 전형적인 수출 위주 기업으로 대수술 하겠다는 게 컨소시엄의 계획이다.
본거지는 글로벌 IT 시장에서 '기회의 땅'으로 떠오른 인도네시아다.
 
변양균 옵티스 회장은 앞서 팬택과의 인수합병 계약 체결식에서 "팬택과 우리를 모두 묶어서 인도네시아에 던질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전략 기지로 인도네시아를 삼은 데는 어느 지역보다 IT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인도네시아는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개최를 앞두고 정부 차원에서 IT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2G에서 4G로 이동통신 전환을 본격적으로 앞두고 있어 스마트폰은 물론 방송·통신장비 시장에서 엄청난 성장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이주형 옵티스 대표와 변 회장은 앞서 인도네시아 관련 사업을 물색하는 과정에서 현지 정·관계 인사와 두루 네트워크를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컨소시엄의 주인 격인 쏠리드 역시 통신장비를 세계 주요 국가에 수출하면서 특히 인도네시아 시장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주목했다. 뒤늦게 팬택 인수에 참여한 것도 팬택의 미래에 대한 철학이 옵티스와 같았기 때문이다.

팬택의 본업인 스마트폰 시장만 놓고 보더라도 인도네시아는 여타 지역보다 해볼 만한 곳으로 꼽힌다.
 
삼성전자, 애플과 같은 글로벌 브랜드나 업계 공룡으로 등장한 중국의 화웨이나 샤오미도 기를 펴지 못하는 현지 제조업체들의 '군웅할거' 양상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역점을 둔 사업분야는 바로 사물인터넷(IoT) 시장인데 인도네시아는 2014~2017년 사이 IoT 시장규모가 가장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지역이기도 하다.
인도네시아에서 IoT가 도입된 제조업 분야의 연평균 성장률은 2020년까지 53%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는 시장조사기관의 전망이 최근 나오기도 했다.
 
스마트폰 주변기기와 네트워크 사업은 물론 사물인터넷 시장까지 넘보는 옵티스, 방송·통신장비 수출 지역을 동남아로 확대해 글로벌 업체로 도약하려는 쏠리드에 인도네시아는 말 그대로 '기회의 땅'이다. 팬택은 바로 그 비전을 현실화할 전략 기지가 되는 셈이다.
 
앞서 정준 쏠리드 대표는 "모바일 시장과 더불어 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사물인터넷 시장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뉴 팬택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며 "뉴 팬택은 기존의 팬택 기술력과 가치를 뛰어넘는 더 높은 가치를 추구함으로써 ICT 업계에서 '파괴적 혁신가(Disruptive Innovator)'로 재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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