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소식 초대받지 못한 손님, 무슬림 관광객 대사관∙정부기관 편집부 2015-04-28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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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에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중동 지역에서 한국을 방문한 무슬림 관광객은 75만여명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작년에 한국을 방문한 1400만명을 웃도는 총 외래관광객들중 약 5.3% 정도에 불과하다.
불과하다는 의미는 성장잠재성이 크다는 의미와 상통한다. 실제로 한국을 찾는 무슬림 관광객들은 최근 5년간 평균 19%씩 늘어나 성장폭이 매우 크다. 그리고 한국을 찾은 75만명의 무슬림은 지난해 한국을 찾은 미국인 관광객(77만명)에 맞먹는 수준이다. 지금 한국관광업계의 관심은 온통 요우커(중국인 관광객)에 쏠려 있다. 필자가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 한국관광업계의 사랑은 일본관광객들이 독차지했었다. 격세지감을 느낄만한 변화다. 그리고 10년뒤 한국관광시장을 먹여살릴 시장은 무슬림이 될 것이다. 무슬림들은 관광시장에서 미래의 불루오션인 셈이다. 하지만 무슬림 관광시장을 공략하기는 매우 까다롭다. 무슬림들의 관광만족도는 무엇보다도 여행시 종교적인 편안함과 무슬림들이 먹을 수 있는 할랄식당 유무에 크게 좌우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슬림들의 단체 기도모습. 사진=LENSA Indonesia
이웃나라 일본은 우리보다 먼저 무슬림시장에 주목하여 왔다. 대표적인 사례로 일본 오사카 간사이 국제공항은 1터미널 내 할랄인증 우동레스토랑을 오픈하는 등 공항 내 16개에 돼지고기와 알코올을 제외한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터미널 내에 기도실 세 곳을 운영중으로 남녀 별실이고, 기도 전에 손과 발 등을 씻을 수 있어 무슬림친화공항이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일본에는 이미 공식적으로 인증받은 할랄호텔도 있다. 일본 내 할랄 인증을 받은 식당은 현재 200개를 넘었고, 관광객들을 위한 ‘할랄 마인즈’라는 어플까지 개발되어 할랄식당들을 안내해 주고 있다. 일본에서 무슬림 관광시장을 선점하여 한국으로 오려는 무슬림들까지 맹렬하게 빨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슬림 여행객 유치를 위해 이처럼 일본은 성큼 성큼 큰 걸음을 내딛고 있다.
일본으로부터 무슬림 방한시장을 잠식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대한민국도 많은 것들을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무슬림관광객들에 대한 한국의 수용태세는 아직 시작단계이다. 엄밀히 말하면 무슬림관광객들은 한국에서 아직 초대받지 못한 손님들로 보인다. 무슬림들은 하루 5번 기도한다. 하루 다섯번 거리에 ‘아잔’이 울려 퍼지면 무슬림들은 거리나 직장, 공항, 쇼핑장 등 어디에서나 메카를 향해 기도를 올린다. 다른 문화권의 잣대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진풍경이다. 하지만 이 독특한 기도방식과 기도횟수로 무슬림들은 자국을 떠나 해외여행시 불편을 겪을 수 밖에 없다. 특히 한국은 단체기도소인 무숄라가 턱없이 보족하다. 단체기도소뿐만 아니라 할랄음식 또한 부족하다. 무슬림들의 방한시 불편함을 물어보면 ‘한국 여행에서 음식에 불편함을 느꼈다’는 응답자가 50%를 넘고 있다. 심지어는 할랄음식점이 부족해 여행중 항상 배고픔을 느꼈다고 고백하는 독실한 무슬림 신자들도 있다.
이런 점에서 작년 연말에 관광공사에서 발간한 ‘무슬림 음식 가이드북(Muslim Friendly Restaurants in Korea)'은 매우 시의적절해 보이는 시도이다. 인도네시아 무슬림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인구의 1/4을 차지하고 있는 16억 무슬림들을 관광객으로 유치하기 위해 국내에 있는 식당들을 대상으로 무슬림식당 친화등급제를 반영한 책자이다. 전국 118개 식당과 36개 주요 한식메뉴를 무슬림 친화정도에 따라 분류하였고, 주한 오만대사 등 국내거주 이슬람 오피니언 리더와 유학생들의 생생한 한국음식 경험담, 한국 할랄인증 식품과 할랄식품 구매처 정보 등 유용한 정보가 많다. 수용태세의 정비는 새로 만들지 않고도 기존의 것들을 잘 분류 소개하는데서 시작할 수 있다는 시사점을 주고 있다.
무슬림 음식 가이드북 표지. 사진=한국관광공사 자카르타지사
무슬림들이 안심하고 식사할 수 있는 할랄식당을 늘려 무슬림관광객들을 초대해야 한다. 현재 한국에 한국이슬람교중앙회(KMF)의 공식 인증을 받은 할랄레스토랑은 5곳(쌀람, 케르만, 동문, 미스터 케밥, 이드)에 불과하며 다른 할랄식당들은 자체 인증을 한 곳들로 알려져 있다. 할랄버거까지는 안되더라도 독실한 무슬림 관광객이 한국여행중 배고품을 겪게 해서는 안된다. 할랄은 공식적으로 인증을 받아야 하므로, 인증에 관련된 일을 대행해 주는 전문기관도 필요하다. 중앙정부가 나서서 전문기관을 선정해야 하는 분야로 보인다. 이슬람 사원은 서울중앙성원을 비롯해 15개의 이슬람성원과 약 60여개소의 작은 기도소들이 주로 수도권에서 운영되고 있다. 무슬림관광객들이 하루에 5번은 아니더라도 하루에 한번은 단체로 편안하게 기도할 수 있는 무숄라가 관광버스로 이동거리 1시간 이내에 한 곳씩은 있어야 겠다. 이 분야는 지자체가 나서서 기도소 확충을 꾀해야 하는 분야로 보인다.
이러한 하드웨어적인 것들을 준비하기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그래서 시간을 절약할 수있는 소프트웨어적인 방한상품이 나와주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무슬림 관광시장을 밑바닥부터 흔들수 있는 방한상품이 나와주어야 하는데 그 상품은 무슬림 방한기도상품으로 보인다. 성지순례까지는 아니더라도 여행중 하루 한번은 단체로 기도할 수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무슬림들은 개인과 가족의 평안과 안녕을 위해서만 기도하지는 않는다. 만약 무슬림들이 DMZ에서 북한 땅을 망원경으로 보고 남북의 대치상황을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게 되면, DMZ 인근에 있는 기도소에서 무슬림들은 분명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기도할 것으로 생각된다. 기도가 생활의 일부인 무슬림들의 특성을 이용한 역발상이다. DMZ가 무슬림들에게 매력적인 방문지가 될 수도 있다. 실패를 두려워말고 시도해봄직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리들의 마음 속에 또아리를 틀고 있는, 서방언론에 의해 끊임없이 주입되어 온 무슬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버리는 일일 것이다.
고성에서 바라다보는 DMZ. 사진=네이버
인도네시아는 인구의 88%인 2억 2천만명이 무슬림들이지만 그 동안 한국은 인도네시아 무슬림들이 관광하기에는 불편한 나라로 굳어져 있었다. 이를 타개해 보고자 한국관광공사 자카르타지사에서는 무슬림기도소와 할랄레스토랑 설치에 있어 다른 지자체보다 적극적인 강원도와 공동으로 무슬림 방한기도상품을 개발중에 있다. 게다가 고성에는 DMZ박물관이 있고 무슬림 기도소가 설치되어 있어 무슬림 방한 기도상품으로 최적의 장소로 생각된다. 아울러 강원도는 인도네시아 관광객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남이섬이 있고, 남이섬에는 할랄식당과 단체기도소도 설치되어 있다. 정부가 기대하는 무술림 관광객들에 의한‘제 2의 중동 붐’이 ‘인도네시아 붐‘으로 시작되길 희망해 본다.
오현재 한국관광공사 자카르타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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