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소식 내년 10월 개관 부산 아세안문화원 활용 거점화 모색해야 한인뉴스 편집부 2016-12-20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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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 보그 치엔(오른쪽 두 번째) 싱가포르 외교부 아세안 담당 부국장이 싱가포르 외교부를 방문한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한-아세안 관계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외교부공동취재단
부산을 아세안과 교류 허브도시로
부산의 미래를 위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을 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내년 10월 부산에 문을 여는 아세안문화원을 계기로 부산이 아세안 교류의 거점 도시로 도약할 기회를 확실하게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외교부의 '한-아세안 기자단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아세안의 맹주 격인 인도네시아와 아시아 금융허브이자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싱가포르를 방문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부산과 아세안과의 향후 동반자적 관계에 대한 단초를 볼 수 있는 계기였다.
■ 아세안문화원을 교두보로
지난달 24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만난 주아세안대표부 서정인 대사는 "내년 부산 아세안문화원 개관식 때 아세안 10개국 대사가 총출동할 것이다. 각국 대사들과 얘기가 다 됐다"고 말했다. 아세안 역외 국가에서 아세안문화원이 세워지는 것은 처음이어서 아세안 국가들도 상당한 관심을 보인다.
외교부 남아태국장 시절 아세안문화원 유치의 주역으로 평가받는 서 대사는 "아세안 대사들 사이에서는 아세안문화원을 우리 '베이비(자식)'라고 표현할 만큼 애정을 쏟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부산이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아세안의 중심 도시인 자카르타 같은 도시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아세안사무국이 있는 자카르타가 아세안 10개국 및 9개 대화 상대국의 대표부가 상주해 아세안회의 개최와 교류의 중심지로 부상했듯이 부산도 아세안문화원 개관으로 자카르타만큼이나 아세안 문화 교류의 결집지로서 유리한 입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아세안국가 및 관련국들이 사무국을 통해 자카르타로 결집된 것처럼 부산시가 아세안문화원을 적극 활용한다면 아세안 문화 교류에서는 부산이 동북아와 동남아를 연계하는 교량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문화 교류의 확대는 전 산업 분야 협력의 계기가 될 수 있고, 신성장 동력을 찾는 부산에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
2014년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 성과 사업으로 추진된 아세안문화원은 173억 원이 투입돼 지하 2층, 지상 4층 연면적 6330㎡ 규모로 부산 해운대구 좌동 공공청사 부지에 건립 중이다.
이백순 전 미얀마 대사는 "아세안의 중요성이 국내에서 상당히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앞으로 30년을 내다보면 아세안을 품고 가야 한다. 부산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아세안에서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남북 관계가 풀리고 부산항으로 아세안을 잘 연결해 놓은 뒤 TSR(시베리아횡단철도)이 현실화되면 부산항은 수입 컨테이너를 받는 환적항으로서 크게 성장할 수 있다"며 "이를 내다보고 부산시나 지역 기업들이 아세안 도시들과 긴밀하게 관계를 맺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부산은 캄보디아 프놈펜, 인도네시아 수라바야, 미얀마 양곤, 필리핀 세부, 태국 방콕, 베트남 호찌민 등 아세안 6개 도시와 자매결연을 하고 있으며 국내 동남아 국가 출신 주민 중 20%가 부산·울산·경남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 인도네시아 해양 협력 돋보여
실제로 부산이 아세안 국가들과 협력할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아세안에서 가장 덩치가 크고 영향력도 큰 인도네시아는 최근 조코 위도도 대통령 취임 이후 2014년 해양강국 비전 '해양 축(Maritime Axis) 정책'을 발표하면서 한국과 해양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5월 인도네시아 대통령 방한 때 양국은 해양협력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현지에서 만난 조태영 주인도네시아 대사는 "해양강국 비전은 해양을 지렛대 삼아 나라를 키워 보겠다는 전략"이라면서 "항로 안전, 수산업 등 다방면에 걸쳐 우리나라가 참여해 윈윈을 모색할 만하다"고 말했다.
내년 초 해양 공동위원회가 열리면 수산물 교류 확대 및 불법조업(IUU) 근절을 위한 노하우 교류, 해상 교통수단, 해양플랜트 유지·보수·해체 등 양국 간 해양수산 분야 협력 확대가 기대된다. 특히 부산시는 인도네시아 제2의 도시이자 해양도시인 수라바야와 자매결연 관계를 맺은 것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 대사는 귀띔했다.
싱가포르의 경우 마리나베이샌즈(MBS)는 시와 샌즈 그룹이 북항 부지에 유치를 희망하는 복합리조트의 성공 모델이다. 또한 아시아 금융허브인 싱가포르는 동북아 금융중심도시를 지향하는 부산이 배울 부분이 많다. 최근 싱가포르는 핀테크, 자율주행차, 바이오산업 등 육성에 주력하고 있는데 이 분야에서 국내 기업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
이상덕 주싱가포르 대사는 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오픈 카지노'를 동반한 복합리조트 도입 문제는 여러 가지 사회·경제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만큼 사회적 합의를 통해 결정될 사안으로 개별 지자체들이 지역 개발 논리로 접근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만, 도덕 국가를 자부해온 싱가포르에서 상당한 논란에도 카지노가 합법화된 과정을 반추해 교훈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이 대사는 강조했다. 카지노 도입 과정에서 찬반 논란이 본격화되자 '피드백 유닛'을 통해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용했고, '카지노 제한법'을 통해 도박 중독 예방을 위한 사회적 안전장치를 마련했는데 이 같은 과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싱가포르는 내국인에게 카지노 입장료(24시간 100싱달러, 연간 2000달러)도 부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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