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소식 문정희 시선집 '지금 장미를 따라' 개정증보판 출간 한인뉴스 편집부 2016-06-02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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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희 시인의 대표 시들을 모은 시선집 '지금 장미를 따라'(민음사)가 개정 증보판으로 출간됐다.
이 시선집은 2009년 등단 40년을 맞아 펴낸 동명의 시선집에 이후 7년간 발표한 시집 '다산의 처녀', '카르마의 바다', '응' 속의 작품을 추가해 총 15종의 시집에서 뽑은 177편의 시를 담았다.
시인은 1969년 '월간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해 현대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목월문학상,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등을 받으며 국내 시 문단을 대표해왔다.
그의 시집 중 11권은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웨덴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일본어, 인도네시아어 등 9개 국어로 번역돼 해외에서 출간되기도 했다.
문정희 시인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한 권의 책으로 그의 대표작을 모두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를 많이 읽어보지 않은 독자라면 시인이 직접 뽑은 작품들을 통해 그의 시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가질 만하다.
"그 많던 여학생들은 어디로 갔을까/저 높은 빌딩의 숲, 국회의원도 장관도 의사도/교수도 사업가도 회사원도 되지 못하고/개밥의 도토리처럼 이리저리 밀쳐져서 아직도 생것으로 굴러다닐까/크고 넓은 세상에 끼지 못하고/부엌과 안방에 갇혀 있을까"('그 많던 여학생들은 어디로 갔는가' 중)
"냉장고에 콜라와 쇠고기를 넣어 놓고/대문 앞에 한 대의 자동차를 세워 놓았다 해서/20세기가 눈부셨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오, 20세기/우리는 그 반을 남의 밑에서 식민지로 살았고 /또 나머지 반을 허리 잘리운 채/형제끼리 총 겨누고 살고 있다"('마감 뉴스' 중)
시인이 지나온 반세기 역사와 시대의 변화상을 느낄 수 있는 구절이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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