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기고란 인도네시아 독립전쟁에 참전한 한국인들을 연구한 인도네시아 역사단체 Historika Indonesia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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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독립전쟁에 참전한 한국인들을 연구한
인도네시아 역사단체 히스토리카 인도네시아 (Historika Indonesia) 이야기
배동선
2013년 6월 경 역사 저널리스트인 헨디 조(Hendi Jo)가 ‘1945-1949년 서부자바에서 벌어진 인도네시아 독립전쟁에서 일본군의 역할(Peran eks Tentara Jepang dalam Revolusi Indonesia di Jawa Barat, 1945-1949)’이라는 제목의 자체 연구 프로젝트를 독립적으로 수행하던 중 빠빡 왕자군(Pasukan Pangeran Papak–이하 PPP부대)이라는 가룻(Garut) 와나라자(Wanaraja) 지역의 인도네시아공화군측 유격대에 합류한 일본군들 중 다수의 조선인이 섞여 있었다는 흥미로운 역사적 사실을 발견했다.
물론 이는 1970년대에 일본인 학자 우쓰미 아야코가 이미 발굴해 1980년 일본에서 출판한 <적도아래 조선인 반란>이란 저서에 자신이 조사한 내용을 기록한 바 있지만 헨디 조의 조사는 이러한 사전정보와 관계없이 완전히 독립적으로 시작되었다.
그는 가룻의 저널리스트 선배 요요 다스리오(Yoyo Dasrio-작고)의 도움을 받아 심도있는 조사를 진행했고 그 과정에서 양칠성(꼬마루딘)외에도 국재만(수바르조)을 비롯한 다수의 조선인들이 유격대 대원으로 인도네시아 독립전쟁에 참전해 활약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2015년 한국 KBS 라디오가 헨디 조를 취재원 중 한명으로 삼아 가룻 PPP부대의 조선인 청년들을 소개했고 이 사실이 인도네시아 역사 활동가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에 고무된 헨디 조가 평소 역사에 관심을 갖고 있던 지인, 동지들과 뜻을 모아 2016년 4월 21일에 히스토리카 인도네시아(Historika Indonesia)라는 이름의 역사연구단체를 설립하고 구성원들을 관련 연구에 참여시켰다.
당시 히스토리카 인도네시아는 독립전쟁((1945~1949)을 비롯해 20세기에 벌어진 인도네시아 독립운동 관련 역사 데이터를 보강하는 작업에 주력했다. 저평가된 로컬 독립영웅들을 조사, 발굴하고 빈곤한 생황을 하는 독립투사 후손들을 지원하는 것도 그들의 활동에 포함되었다.
특히 압둘 바시드(Abdul Basyith –이하 바시드)와 발레리우스 로날드 나요안 -이하 래리) 두 사람이 헨디 조의 연구를 지원하는 책임을 맡았다. 바시드와 래리는 데이터 검색, 해당 이슈의 사회화, 모금 캠페인 등을 주도적으로 조직하여 참여했고 그들을 중심으로 히스토리카 인도네시아의 다른 활동가들도 해당 연구 관련 다양한 활동에 힘을 보탰다.
그 활동 중 하나는 공개토론과 세미나를 개최하는 것이었다.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2018년 8월 18일 자카르타에서 한국문화원(KCC)과 함께 "독립의보편성: 인도네시아 혁명에서 한국 투사의 역할(Universalitas Sebuah Kemerdekaan: Peran Pejuang Korea dalam Revolusi Indonesia)"이라는 제목으로 토크쇼 형식의 세미나를 열었고 2019년 8월 16일에는 데뽁 소재 인도네시아대학교 문화과학부(FIB UI)와 함께 ‘인도네시아 독립전쟁에 참여한 한국인들의 역할(Peran Orang Korea dalam Perang Kemerdekaan di Indonesia, 1946-1949)’이란 제목으로 또 다른 세미나를 열었다.
2020년 11월 14일에도 ‘'1945-1949년 인도네시아 독립전쟁 당시 가룻에서 발견한 한국인들의 개입(Keterlibatan Orang-orang Korea di Garut dalam Perang Kemerdekaan Indonesia 1945-1949)이란 주제의 줌웨비나를 파자자란대학교 동문회와 주인도네시아대한민국 대사관의 공동주최로 개최했다.
지역사회 인사 접촉 및 지방정부 대관 업무도 히스토리카 인도네시아가 하는 일이었다. 그들은 인도네시아 독립전쟁에서 활약한 한국인들의 역할을 일반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2019년부터 가룻군청에 PPP 부대 기념비 건립과 양칠성로 설치를 설득하며 공격적인 캠페인을 벌였다.
2020년 3월 코로나가 인도네시아에 상륙하고 2년 가까이 해당 사업이 중단되면서 기념비 건립은 결국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양칠성로(Jl, Komarudin(Yang Chilsung)는 2023년 11월 10일 실제로 설치되어 가룻군청 온라인 관보에 등재되었다.
히스토리카 인도네시아가 이를 위해 가룻 군청과 이야기를 시작한 2018년 이후 7년 만에 거둔 결실이었다. 이를 위해 한국대사관, 한인니문화연구원(원장 사공경) 등 한인사회와 일정 부분 공조가 있었지만 전체 과정을 관통한 히스토리카 인도네시아의 끈질긴 노력이 주효했음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히스토리카 인도네시아는 해당 연구를 진행하면서 확보하게된 최신 정보를 공유하고 가룻의 한국인 전사들의 프로필을 인도네시아의 메트로TV(Metro TV), 전주 MBC 등이 관련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일을 도왔다.
히스토리카 인도네시아는 지금도 자체적인 연구 프로젝트들을 계속 수행하고 있다. 한편 2013년부터 진행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그들은 결코 항복하지 않았다: 1945~1949년 인도네시아 독립전쟁 속 일본인과 한국인들의 이야기』라는 제목의 책을 2025년 8월 출판할 목적으로 준비 중이다.
양칠성로(Jl. Komarudin (Yang Chilsung)) 설치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독립전쟁 참전 한국인 전사 발굴과 연구에 기여한 히스토리카 인도네시아의 그간 노력에 대해 인도네시아 한인교민사회가 이를 치하하는 차원에서 대사표창을 상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룻을 방문해 양칠성로를 찾아보려는 사람들은 해당 도로명 설치에 기여한 다음 몇몇 이름들을 기억해 두면 좋겠다.
(Tim Riset Historika IndonesiaTentang Pejuang Berkebangsaan Korea)
- 헨디 조하리(Hendi Johari)
- 압둘 바시드(Abdul Basyith)
- 발레리우스 로날드 나요안(Valerius Ronald Najoan)
- 가룻군청 온라인 관보
https://jabarprov.go.id/berita/bupati-garut-resmikan-nama-jalan-baru-11301
- 관련기사 블로그
https://blog.naver.com/dongsunkko/223563550932?
- 양칠성로 관련 VOA 블로그 기사
https://www.voaindonesia.com/a/tentara-asing-bantu-perjuangan-kemerdekaan-indonesia/7773909.html
-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통신원 리포트
https://kofice.or.kr/c30correspondent/c30_correspondent_02_view.asp?seq=24234
*배동선 작가
- 2018년 ’수카르노와 인도네시아 현대사’ 저자
- 2019년 소설 '막스 하벨라르' 공동 번역
- 2022년 '판데르베익호의 침몰'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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